2020.04.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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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제도 개선]판매사·PBS·당국 등 '4중 현미경' 백오피스 부담 '증폭'운용업계 '한숨' "판매사 감시의무, 백오피스 전가 우려"

허인혜 기자공개 2020-02-18 07:59:1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8: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단 하나의 사모펀드에 판매사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전문사모운용사와 당국 등 최소한 네 개 기관의 '현미경 감시'를 주문하면서 펀드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는 자산운용사 백오피스의 업무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에는 손해배상 책임 자본금 충당, 투자자에 대한 정기적인 자산운용 보고서 발송과 제3의 독립기관 편입자산 가치평가 등 내부통제 기능을 크게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컴플라이언스 부문 등 자산운용사 백오피스의 역할이 대폭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판매사와 수탁사, PBS 증권사에게 관리와 감시 책임을 지우는 한편 당국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고 밝혀 백오피스의 부담도 전에 없이 무거워졌다.

◇판매사·PBS·운용사·당국, 사모펀드 '일거수일투족' 감시

14일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운용사와 판매사, 수탁사와 PBS증권사가 서로를 상호 감시하도록 하는 사모펀드 개선안을 내놨다. 감독당국의 모니터링도 강화됐다. 사모펀드 하나의 상품을 운용하고 판매하더라도 최소한 네 개 기관의 현미경 감시를 거치라는 요구다.

전문사모운용사의 리스크관리 허들은 전에 없이 높아졌다. 전문사모운용사는 유동성과 레버리지 위험 등을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같은 내용을 집합투자규약에 반영해야 한다.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도 내려졌다. 자사펀드간 자전거래시 거래되는 자산의 가치, 특히 비상장 자산 등 장부가액 적용이 현저히 불합리한 자산을 평가할 때는 회계법인이나 신용평가사 등 제3의 독립기관에 평가를 맡겨야 한다.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최소유지자본금인 7억원 외에 수탁고 대비 0.02~0.03%의 자산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감독당국에는 펀드 영업보고서를 현 연1회에서 분기당 1회로 제출주기를 단축해 보고하고 펀드가 거래하는 파생상품 위험평가액 기재도 더해야 한다. 개인투자자에게 분기별 등 정기적으로 자산운용 보고서를 제공하는 내용도 이번 개선안에 포함됐다.

은행 등 판매사의 의무도 늘었다. 판매사가 개인투자자에게 사모펀드를 판매하기 앞서 해당 펀드가 규약과 상품 설명자료에 맞춰 운용되고 있는지를 먼저 살피라는 주문이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면 운용사와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 사모펀드 상품설명 자료 기재사항을 통일하는 일도 판매사의 몫이다. 수탁받은 신탁회사와 PBS는 사모펀드 재산 위법성 여부를 공모펀드와 동일하게 감시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리스크·준법감시, 판매사·금융당국 가교…백오피스, 무거워진 어깨

자산운용사의 컴플라이언스 업무와 대외 협력, 펀드 리스크관리 등을 총괄하는 백오피스의 어깨에는 그야말로 '한 짐'이 올라가게 됐다.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백오피스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찰나에 라임자산운용의 일탈로 백오피스의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전문사모운용사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은 정기적인 보고서 확대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정기적인 보고서를 보낸다고 한다면 양식을 만드는 것부터 표준화를 하는 작업까지 자산운용사가 도맡아야 한다"며 "백오피스 인력 수급이 나아지지 않으며 '베테랑' 백오피스 인력의 연봉은 소규모 자산운용사가 지급할 수 없을 만큼 올랐다. 백오피스 업무확대는 소규모 운용사에게는 치명적"이라고 짚었다.

또 표면적으로는 투자자와 금융당국에 보고서를 제출하면 된다지만 사실상 '갑을' 관계인 판매사에도 표준화된 보고서를 제공해야 하리라는 우려도 깊다. 판매사의 모니터링 자체가 자산운용사 백오피스의 희생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자산운용사에서 백오피스 업무를 경험했던 B 독립 백오피스 대표는 "판매사의 판매 인력 중에서는 펀드의 구조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판매사에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면 결국 자산운용사가 스스로를 평가하고 판매사에게 넘겨주는 '뒷거래'가 횡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판매사와 수탁사, PBS증권사, 금융당국과의 '줄타기' 역할도 백오피스가 감당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주문자상표부착(OEM)펀드 결탁 오해를 사거나 판매사, 당국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는 걱정이다.

사모펀드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C 자산운용사 대표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인력이 20명이 채 되지 않지만 리스크관리와 컴플라이언스 부문 업무에 할당 인원을 충분히 배치해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며 "사모펀드 부실과 리스크관리 소홀은 따져보면 운영진의 양심의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시장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한 번의 사이클을 거쳐야 사모펀드 시장이 그리 위험하지만은 않다는 믿음도 돌아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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