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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롯데쇼핑 구조조정 키, '장호주' 시각에 달렸다'재무적 관점'서 추진 공표…그룹 대표 재무통으로 성장, 입지 탄탄

최은진 기자공개 2020-02-19 13:31:1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이를 실제 진두지휘 할 최고재무책임자(CFO)에 관심이 집중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의 컨트롤 타워 부서인 헤드쿼터(HQ)조직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면서 구조조정에 드라이브 걸 인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 부회장이 최근 IR 컨퍼런스콜에서 재무적인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 또한 CFO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올 초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직속으로 '헤드쿼터(HQ)'부서를 신설했다. 그간 마트·백화점·슈퍼·e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문에 각각 있던 지원부서를 HQ조직으로 일원화 했다. 기획·전략·재무회계·법무·인사 등의 부서가 포함된다. 이들 각각의 부서를 총괄하는 장은 강 부회장이다. 대표이사의 막강한 권한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하지만 롯데쇼핑 안팎에서는 실질적인 구조조정 칼날을 쥔 인물로 HQ재무총괄본부장인 장호주 부사장(사진)을 손꼽고 있다. 장 부사장은 롯데쇼핑의 CFO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재무부문만을 총괄하고 있지만, 강 부회장 다음으로 직급이 높은데다 그룹은 물론 강 부회장과 오랫동안 합을 맞추며 2인자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어 HQ 전 영역을 아우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3일 진행된 롯데쇼핑의 2019년 IR 컨퍼런스콜에 강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참여해 재무회계 관점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성적인 부분보다는 에비타(EBITDA)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해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얘기다. 이미 1차 블랙리스트도 선정해 둔 상태다.

이날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자리에는 장 부사장도 참석했다. 장 부사장은 애널리스트들에게 단순 재무회계 뿐 아니라 각 사업부문의 전략도 언급할 정도로 구조조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따라서 강 부회장의 총괄 하에 장 부사장이 실무 책임자로서 HQ조직을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 부회장이 줄곧 강조한 '법인 일원화', '파워풀한 조직기강'이라는 발언도 수직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통한 구조조정, 즉 '강희태 총괄-장호주 추진'의 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막강한 권한을 쥔 장 부사장의 이력을 보면 신뢰를 한몸에 받을만 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그는 롯데쇼핑 뿐 아니라 그룹 더 나아가 오너가의 곳간지기 역할을 하면서 성장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1987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롯데그룹에 입사해 호텔롯데, 정책본부 지원실 재무팀 등을 두루 거쳤다. 2008년 호텔롯데에서 이사대우로 첫 임원승진을 하게 된 그는 거의 2년마다 직급을 올리며 탄탄대로 입지를 이어갔다. 2010년 이사로 올랐고, 2013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롯데쇼핑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2016년 전무,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사장은 호텔롯데, 롯데쇼핑 두 계열사에서 모두 재무팀에서 근무하며 '재무통'으로 성장했다. 핵심 계열사의 금고를 지키는 역할을 한 덕에 오너일가의 측근 인사로도 통했다. 실제로 그는 그룹 재무관리는 물론 오너가의 곳간지기 역할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숙원사업이자 그룹 외형확대의 핵심 계열사로 여겨졌던 부동산 개발과 투자사업을 하는 롯데자산개발에도 깊숙이 발을 담구기도 했다.

실제 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자산개발 감사로 활약한 것은 물론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국내외 특수목적법인(SPC) 다수의 대표까지 겸직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오너가의 비자금 사건 때 핵심 관계자로 조명받기도 했다.

현재 롯데그룹의 핵심 인사들과도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다는 점에도 장 부사장의 역할에 힘이 실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평가다. 그는 호텔롯데에서 근무할 당시 핵심 임원이었던 송용덕 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연을 맺은 것은 물론 그룹 정책본부에서 근무하며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과 호흡을 맞췄다고 전해진다. 롯데쇼핑으로 이동해서는 강 부회장이 백화점부문 대표이사가 되면서 수년간 합을 이뤘다.

장 부사장은 롯데쇼핑의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로도 꼽힌다. 2014년 신동빈 회장의 지시 하에 자산 유동화가 이뤄졌는데, 이 때 중책을 맡고 장 부사장이 롯데쇼핑으로 이동해 총대를 맸다고 전해진다. 롯데쇼핑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입김이 강했던 계열사로 꼽힌다. 부동산 및 점포 확장 정책으로 성장한 롯데쇼핑의 체질을 신 회장 방식으로 개선하는 첫번째 임무가 자산 유동화였던 셈이다.

신 회장으로부터 중책을 부여받은 그는 KB자산운용에 점포 7곳을 매각하며 자산 유동화에 속도를 냈다. 이어 지난해 추진한 백화점과 마트의 비효율 매장을 매각 후 재임차하는 세일즈앤드리스백(S&LB) 방식의 자산 유동화에도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전해진다.

업계는 강 부회장의 유통 전문성에 장 부사장의 재무 전문성, 그리고 그룹 및 오너가와의 원활한 소통 역량 등이 합을 이뤄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장 부사장의 시각에 그룹과 오너가의 영향력이 반영될 가능성도 점쳐친다.

업계 관계자는 "장호주 부사장은 재무통으로 성장한 인물로 그룹 핵심 부서를 경험하며 탄탄한 입지를 차지한 인물"이라며 "강희태 부회장이 무엇보다 재무적 관점이 구조조정에 있어 중요하다고 밝힌 만큼 장호주 부사장의 관점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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