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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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여행업]'반복되는 위기'에 장사 있을까…생존기로에 서다①출구 없는 코로나19 사태…재무부담 가중에 자구책 난무

정미형 기자공개 2020-02-19 10:30:48

[편집자주]

경기 침체와 여행 트렌드 변화에 맞서 활로를 모색해온 여행업계가 일본 보이콧 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녹다운 일보 직전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외에는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여행사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여행업체별로 위기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짚어보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여행업계가 코로나19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올해 관광시장이 해빙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있던 찰나에 갑작스러운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각 여행사는 부진한 실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고강도 다이어트에 들어간 상태다. 실탄을 장전하며 전투태세를 갖추던 이전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행업체들은 무급휴직, 희망퇴직, 주4일 근무 등 고강도 자구책을 각각 내놨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행업계가 어려움에 빠지고 도산 위기에 놓이자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7일부터 단체 여행 상품 환불과 판매 중지를 통해 해외 단체 출국을 금지했다. 현재 중국인 개별 여행객 입국은 이뤄지고 있지만 단체 여행객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여행산업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은 34.5%에 달한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아웃바운드)도 급감했다. 국내 아웃바운드 여행사의 경우 지난해부터 지속된 일본 경제보복으로 인한 불매운동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는 중이었다. 여기에 중국 단체여행 상품 등 각종 여행 상품 취소가 잇따르면서 손실액은 300억원을 넘어섰다.

◇바람 잘 날 없는 경영 환경생존 기로 '아슬아슬'

여행업계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크고 작은 파고를 넘어왔다.

현재 코로나19 사태와 비슷한 2015년 메르스 사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컸다. 2015년 한 해에만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0만명 가까이 줄며 여행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2017년에는 ‘사드 보복’이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길이 막혔다. 이에 인바운드 여행업계는 붕괴되다시피 했다.


지난해 역시 녹록치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지난 5월 20여명의 사상자를 낸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6월 보라카이 전세기 운항 중단에 이어 하반기에는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여행업계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자 업계는 현재 벼랑 끝까지 떠밀린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때보다 체감되는 상황은 더욱 더 좋지 않다”며 “언제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설사 벗어난다 하더라도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춘 업체들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꽉 막혀버린 현금창출 통로긴 '암흑' 터널 돌입

현재 여행업계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데드 레이싱'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가 몇이나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달 말 이후 중소 여행사 8곳 정도가 문을 닫았다. 회복기가 늦어질수록 업체들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며 문을 닫는 곳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규모가 1300억원에 달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은 73억원, 적자가 지속된다면 차입금 상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레드캡투어도 단기성 차입금이 929억원에 이른다. 이 외에도 참좋은여행(275억원), 노랑풍선(148억원), 모두투어(24억원) 등이 단기차입금 상환을 앞두고 있다.

크고 작은 악재들에 체력은 약해질 때로 약해진 상태다. 부채 비율만 보더라도 재무 건전성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하나투어 부채비율은 300%를 넘어섰다. 지난 몇 년간 100%대 안팎을 유지하던 모두투어의 부채비율도 점차 높아지며 136%를 기록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영업활동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당장 업계가 할수 있는 일은 고강도 다이어트 외에는 답이 없는 상태라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까지 일본 불매 운동 직격탄에 여행업계는 적자 수렁에 빠졌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지난해 10년 만에 1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액 7623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8%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0.6% 급감했다. 업계 2위인 모두투어 역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972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9.6%, 66.9% 감소한 규모다. 하나투어와 달리 연간 적자전환하지 않았지만,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심화된 4분기에는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위기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당장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합작여행사인 호텔앤에어닷컴이 전세기 여행(좌석을 대규모로 선점해 여행객을 보내는 방식) 방식의 쇠퇴로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유연근무제는 물론 희망퇴직까지 받고 있다. 노랑풍선과 자유투어, 레드캡투어 등도 모두 비슷한 처지다.

업체들은 당장 장기전에 대비하며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태다. 모두투어는 호텔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재빠르게 옮긴 상태다. 오는 5월 호텔운영법인 모두스테이가 ‘스타즈호텔 프리미어 동탄’을 개관하며 모두투어 그룹의 호텔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투어 역시 올해 개통 예정인 차세대 플랫폼 ‘하나 허브’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당장 코로나19로 오픈 계획은 연기되고 있으나 적당한 시기를 틈타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단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모든 방법을 강구해 자구책을 마련한 상태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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