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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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EI, 신고서 없는 반쪽자리 공모 나설까 관련법 상 제출 면제, 금융당국과 이견…사채관리회사 모집도 난항

피혜림 기자공개 2020-02-20 08:47:5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06: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Central American Bank for Economy Integration)이 첫 공모 아리랑본드 발행에 도전한다. 하지만 증권신고서 없는 반쪽자리 공모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통해 국내 채권시장 내 입지를 구축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모호한 태도 등으로 녹록지 않아 보인다.

공모채 발행의 필수조건이 되는 사채관리회사 모집 역시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 등이 쉽게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기업에 대한 관련 기관들의 리스크 회피 현상 등으로 CABEI의 첫 공모 아리랑본드 데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지 관심이 쏠린다.

◇CABEI, 정기 아리랑본드 이슈어 준비 착착

18일 업계에 따르면 CABEI는 5월 발행을 목표로 첫 공모 아리랑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에 등급 평정을 의뢰하는 등 관련 작업을 본격화했다. NH투자증권과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이 채권 발행 업무를 맡았다.

이번 첫 발행을 시작으로 CABEI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꾸준한 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CABEI는 회원국 현지 시장 내 조달 등을 통해 관계 증진 등에 나서고 있다. 2018년 CABEI 가입의정서에 서명한 한국은 지난해 8월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15번째 회원국이 됐다.

CABEI는 아리랑본드로는 이례적으로 공모 조달에 나섰다. 국내 채권시장 내 입지를 다져 정규 발행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제출 의무가 없는 증권신고서 공시를 고려하는 것 역시 이같은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 제출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판단을 유보해 증권신고서 제출 없이 공모채를 발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CABEI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시행령에서는 '국제금융기구에의 가입조지에 관한 법률'에 해당하는 국제금융기구에 대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하고 있다. CABEI는 지난해 12월 해당 법률에 포함돼 증권신고서 관련 규정 적용 예외 기업이 됐다.

◇금융당국, 반쪽짜리 공모 권장하나…발행은 '이상무'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증권신고서 제출을 피하기 위해 사모채 조달로 선회한다. 반면 CABEI는 증권신고서 공시 등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 기관들과의 접점을 넓히겠다고 나서고도 제출이 어려워진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공모채 발행은 가능하는 점에서 CABEI의 아리랑본드 발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모채 발행의 전제 조건이 투명한 정보공개라는 점에서 이같은 금융당국의 방향은 논란을 빚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수요예측 등 공모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증권신고서를 공시하지 않을 경우 정보 비대칭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며 "회사 측에서 투자설명서를 배포할 순 있지만 이에 대한 신뢰성 등의 우려가 높아질 수도 있는만큼 반쪽짜리 공모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법 상 금융당국이 국제금융기구인 CABEI에 대한 공시 관리 의무를 비껴가려고 해도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올바른 시장 질서 확립 측면에선 아쉬운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사채관리회사 선정 '쉽지 않네'…책임회피 급급

외국기업에 대한 리스크 회피 노력은 사채관리회사 선정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공모채 발행을 위해서는 사채관리회사 선정이 필수적이다. 주로 국내 채권의 사채관리회사로는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 등이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쉽사리 CABEI의 사채관리회사로 나서지 않고 있다. 외국기업에 대해 불필요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증권시장 지원이라는 한국예탁결제원화 한국증권금융의 설립 목표가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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