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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빅히트 몸값을 높였나 [thebell note]

오찬미 기자공개 2020-02-24 08:24:0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07: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기업공개)는 0원이던 기업의 가치가 수천억원 혹은 수조원으로 바뀌는 '마법'이다. 그 과정에는 IB(투자은행)와 기업이 주요 플레이어로 참여한다. 어떻게 전략을 짜서 투자자들을 설득시키느냐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극대화 된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은 IB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BTS는 설립 7년만에 '글로벌 문화콘텐츠'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정상에 우뚝 섰다. 미래 가치는 더 기대되는 그룹이다. 시장의 관심은 단연 빅히트의 몸값에 쏠려있다. 초반 3조원대로 거론되던 몸값은 IB업계의 주관 PT가 진행되는 사이 순식간에 6조원까지 언급됐다. JYP, SM, YG로 꼽히는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못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과열됐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주관을 따내기 위한 IB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IB실력이 곧 밸류에이션 책정의 탄탄한 '논리'와 직결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통상 신규 상장사는 희망공모가를 산출하기 위해 이미 상장된 기업 3~5곳의 가격을 비교한다.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비교기업 선정에서 시작된다. 업종이 다른 기업이나 해외기업을 비교기업에 넣는 전략이다. 빅히트 PT에 참여한 IB들도 모두 글로벌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제시했다. 심지어 글로벌 콘텐츠 기업도 비교 기업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들은 사업영역이 다를 뿐 아니라 리스크영역도 다르다.

비교그룹의 PER을 높이기 위해 IB는 비교그룹의 이익기준을 '개별기준'이 아닌 '연결기준'으로 도출한다. 회계기준이 연결기준으로 바뀌면서 보유 지분에 대한 이익을 반영한다는 논리이지만 역시 밸류를 높이는 전략이다. 계열사 영업이 본영업과 무관한데도 연결이익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장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이는 없다. 빅히트처럼 성장성이 높다고 점쳐지면 아예 PER 멀티플 자체를 높이기도 한다. IPO기업이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쪽으로 마음을 먹고 IB경쟁을 지켜본다면 그리고 시장 분위기가 따라온다면 수조원이 뛰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하지만 억지로 짜낸 빅히트의 몸값은 역설적이게도 BTS에게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면 BTS의 인기가 하락했다는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 소속 가수의 활동을 무리하게 요구할 개연성도 있다. BTS멤버가 순차적으로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개별활동의 제약도 감안돼야 한다.

팬덤의 편차가 있기에 완전체일 때보다 매출과 수익성은 주춤할 수 밖에 없다. 아직 빅히트 소속 연예인은 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이현이 전부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방시혁 대표는 주관사를 선정할 때 높은 밸류보다 정확한 밸류를 좇아야 한다.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보다 장기적인 성장을 그리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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