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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자산 털었나? 롯데리츠의 곤욕…투심 기반 '흔들' [리츠 경쟁력 점검]②롯데쇼핑 점포 축소 움직임, 사업 성장성 의구심

전경진 기자공개 2020-02-24 08:20:35

[편집자주]

리츠(REITs) 시장이 양적 팽창기에 들어섰다. 백화점, 아울렛, 호텔, 아파트까지 다양한 부동산 물건이 기초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 재무구조 개선, 사업구조 개편 등 경영상 필요에 따라 리츠 설립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문제는 우후죽순 리츠들이 생겨나면서 비우량 자산까지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실 리츠 설립과 투자자 손실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리츠=안전 투자처'라는 등식은 위험한 접근이라고 지적한다. 주식, 채권 등 다른 투자 상품처럼 '옥석' 가리기가 뒤따라야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리츠 시장의 현황과 후발주자들의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08: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리츠 주주들이 최근 앞다퉈 주식을 매도했다.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이 실적 악화 속에서 오프라인 점포 200개를 폐점시키겠다고 발표하자 '팔자' 행렬이 뒤따랐다. 업황이 악화일로인데, 리츠가 보유한 매장들만 마냥 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힘든 탓이다.

시장에서는 애초에 매장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유휴자산을 미리 털어내려는 목적에서 리츠가 설립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IPO 과정에서 투심을 끌기 위해 강조한 '안정적인 고배당 수익'이란 말 자체가 허구가 된다. 리츠에 대한 투자 매력 자체가 흔들리는 격이다.

시장전문가들은 기업이 유휴자산 털어내기 식으로 리츠를 설립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칫 리츠 시장 전체 투심을 냉각시킬 수 있어서다. 향후 임차인 보다는 '자산 가치' 자체를 두고 리츠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정적 고배당? 투심 기반 '흔들'

롯데리츠의 주식 거래량은 14일 무려 142만7961주에 달했다. 전일(32만1925주) 대비 5배나 많은 수치다.

이는 최근 4영업일의 거래량(148만2990주)을 모두 합친 것에 육박한다. 당연히 주가는 이후 3일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롯데쇼핑(지분율 50%)이 전날 실적 악화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 200곳(전체 약 30%)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주식 '팔자' 행렬이 시작됐다. 롯데리츠의 수입이 전적으로 롯데쇼핑의 임대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모든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리츠 보유 매장들만 수익성이 나홀로 괜찮을 것이라고 쉽게 낙관하기는 힘들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임차해 쓰고 있는 매장 10곳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불하는 임대료 수익으로 경상비와 주주 배당 재원 확보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처분할 것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비우량 자산 일부를 처분하려는 차원에서 롯데리츠를 세웠다는 주장이 나온다. 장래 유휴 자산을 리츠에 미리 떠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실제 롯데리츠의 자산 면면을 보면 이런 의구심에 힘이 실린다. 롯데리츠가 보유한 자산 10개 중 수도권 자산은 단 3개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2곳은 경기도 지역에 위치해 있다.

사실상 알짜 매물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뿐이라는 평가다. 비우량 자산을 알짜 매물에 끼워넣어서 도매급으로 털어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문제는 이런 의혹이 덧붙여지면서 롯데리츠에 대한 투심 기반 자체가 흔들리게 됐다는 점이다. 리츠의 투자 매력은 안정적인 고배당 수익으로 꼽힌다. 그런데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사실상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비우량 자산을 중심을 매장을 보유하면서 롯데쇼핑을 대체할 임차인 모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칫 임대료 수익에 공백이 생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악의 경우 자산 '매각'을 해야하는 데 이 역시 부동산 입지 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매입희망자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 리츠' 실패 주목, '자산 가치' 자체가 중요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들이 유휴 자산을 털어내는 식으로 리츠가 설립됐다는 의혹을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한다. 롯데쇼핑의 '실제' 의도와 별개로 롯데리츠 투심이 흔들리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정말 자산 처분용으로 리츠가 설립되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시장 전체 투자 열기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알짜' 리츠마저 외면 받는 일이 초래되는 셈이다.

향후 업계에서는 리츠 자산의 입지는 어떤지, 개발이나 매각 차익은 기대할 수 있는지 등 부동산 매물 자체의 가치가 조명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히 우량 임차인을 통해 고배당 수익을 약속하는 식으로는 투심을 견인하기에 역부족일 것이라는 평가다.

2019년초 홈플러스리츠의 IPO 실패가 단적인 예다. 보유 매장 51개를 기초자산으로 공모 규모만 '조단위'에 이르는 대규모 IPO에 착수 했다. 하지만 당시 자산 대다수가 지방 소재 마트인 점이 알려지면서 싸늘한 투심을 맞닥뜨렸다. 고배당 수익과, 장기 임대차 계약 등으로만 투심을 끌기는 역부족이었다. 홈플러스리츠는 공모 철회라는 수모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리츠 투자 수요 자체는 높기 때문에 '알짜' 매물을 확보해 IPO에 나서면 청약 완판은 물론 흥행까기 기대할 수 있다"며 "우량 임차인 보다 영속형 리츠로서 자산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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