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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현아 색깔 지우기' 나선 3자 연합KCGI 간담회에 조 전 부사장 '불참'…강성부 "'조현아 연합' 아닌 주주연합"

유수진 기자공개 2020-02-20 14:38:4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13: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이 ‘조현아 색깔 지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음 달 말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가 다가올수록 3대 축 중 하나인 조 전 부사장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KCGI가 조 전 부사장이 추후 한진그룹의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못하도록 지금부터 확실히 못 박으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또한 주주연합 형성 이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만큼 표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을 취하되 역할을 주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다.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왼쪽)과 강성부 KCGI 대표.

KCGI는 20일 오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 진단과 미래방향 그리고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진칼 주주총회를 한 달 여 앞둔 상태에서 연합전선 형성 후 처음으로 마련한 자리인 만큼 수 많은 취재진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행사에 누가 참석할지도 관심사였다. 전날 기자회견을 공지한 주체는 KCGI였지만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 관계자들의 참석도 예상됐다. KCGI가 주주연합의 한 구성원인데다 이들이 공동으로 추천한 이사 후보도 자리하기 때문이다. 세 주주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서는 만큼 각각의 역할 및 역학관계 등을 유추해볼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조 전 부사장은 눈에 띄지 않았다. 공식적인 참석자는 강성부 KCGI 대표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전부였다.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처음 반기를 들었을 당시부터 법률적 조언을 받고 있는 법무법인 원 관계자들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조 전 부사장 측 관계자는 “행사를 주최하는 명의가 KCGI지 않느냐. KCGI가 주최하는 행사”라며 “주주연합과 관련된 얘기를 하겠지만 조 전 부사장이 같이 참석하기로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행사를 하기로 3자 연대가 협의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참석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며 "법률대리인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KCGI가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를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기치로 내건 KCGI 입장에선 오너일가의 일원인 조 전 부사장이 앞으로 나설 경우 정당성이나 진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에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자신들은 절대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고히 해왔다. 강 대표는 이날 "주주는 경영에 직접 나서면 안된다. 주주로서의 일만 하자는 게 우리 합의의 골자"라며 "대주주의 사익 편취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는 게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진칼 정관에 배임이나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던 사람은 3년 이내 이사에 선임될 수 없도록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를 막기 위한 조치로 이사 자격 기준 강화에 나선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이 주주연합 합류를 망설였던 가장 큰 이유다. 오너일가의 일원으로서 경영 복귀를 강력히 원했던 조 전 부사장으로서는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약속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이 주주연대에 합류하긴 했으나 여전히 경영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는 얘기가 많다.

특히 표대결에 나서야 하는 KCGI 입장에서는 최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도 부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 노동조합이 단체로 '땅콩 회항'으로 그룹 이미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조 전 부사장의 주주연합 합류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물론, 국민 여론도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다.

실제로 이 자리에서 강 대표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 대표는 “주주연합이 공식 명칭인데 ‘조현아 연합’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 집안 내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지분 구성을 봐도 우리가 제일 최대주주 아닌가. KCGI가 뒤로 빠지고 조현아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대해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매간 갈등으로 자꾸 보지 말아달라"며 "오너중심 경영과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주연합은 조원태 회장과의 표대결이 한진그룹 오너일가간 경영권 다툼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을 주주연합의 간판으로 내세울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거란 판단에서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을 지지하고 나선 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KCGI는 이날 행사가 반드시 조 전 부사장이 참석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조 전 부사장의 불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늘은 사실 제가 김신배 부회장님을 소개해주는 자리"라며 "김 부회장님이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KCGI 관계자는 "조 전 대표는 모든 걸 내려놨다고 말했고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약속했다"며 "본인이 다 내려놨는데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조 전 부사장뿐 아니라 반도그룹 관계자들도 불참했다. KCGI는 행사장 맨 앞줄 20여석을 ‘관계자석’으로 지정해 비워뒀으나 김 전 부회장만 홀로 자리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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