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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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업계, 라임 사태 예견했다…인력 육성 필요 [크레딧 애널의 수다]④'수익률 집중' 주식애널 단점 보완…장기적 관점 접근 절실

피혜림 기자공개 2020-02-24 08:16:48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16: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뜨는' 직업으로 꼽혔던 크레딧 애널리스트의 비중이 꾸준히 줄고 있다. 사상 최대 호황을 거듭하는 등 크레딧물이 전성시대를 달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법인영업이 힘을 잃자 증권사들은 앞다퉈 애널리스트 인력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익률에 방점을 두는 주식 시장과 달리 채권은 안정성에 집중한다. 지난해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던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손실과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이 크레딧 업계 시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평가한 배경이다.

A: 크레딧 애널이 많지는 않다.

C: RA(Research Assistant) 쪽에서 잘 클 수 있는 친구들은 보이는 데 그걸 끌어줄 사람이 증권사에 없다. 법인영업으로 리서치에 돈을 내줘야되는데 그쪽이 힘을 잃다보니 못 해주는 거다.

A: 크레딧 애널이 좀 크면 심사역으로 뽑아간다. 쓸모가 많지 않나. 데려와서 깐깐한 쟤 때문에 돈 못벌겠다고 난리 치다가 저놈의 목을 쳐라로 바뀌는 거다.

B: 증권사 애널은 이제 3D가 됐다. 옛날엔 높은 연봉 등을 기대하면서 커왔는데 이젠 5~6년 있다보면 기대 연봉을 맞춰주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다들 떠난다.

A: 주식시장이라도 좋으면 낙수효과에 기반해서 리서치센터를 끌고 가는데 지금은 국내 주식 법인영업이 많이 죽었다. 그래서 셀 사이드도 살아남으려고 미국 ETF 분석하지 않나.

자산 배분 쪽까지 하는 게 WM(Wealth management)에도 리서치 제공하기 위해서 만드는 거다. 그런 쪽으로 흘러가는 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그 인력을 쓰고 고객한테 기여 해야하니까.

B: 기존에는 리서치가 공공재 역할을 했는데 요즘은 메리츠종금증권과 KB증권 등에서 리서치 유료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의 수익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취지로 바뀌고 있는 거다. 우스갯소리로 십수년 전 애널리스트 피크가 45세 정도였는데 지금은 밑에 애들이 안 올라오다보니 '이러다 정년까지 하겠네'라는 말도 나온다.

A: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사이클을 경험하는 게 필요하다. 크레딧은 일이 없으면 항상 국채보다 좋다. 유동성은 좀 떨어져도 크레딧이 좋지 않나.

문제는 일이 터질 때다. 대우 사태와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카드사태, 대우조선해양 사건, 동양증권 기업어음(CP) 사건, KT ENS 대출 사기사건 등 각종 사건사고를 겪어봐야 한다. 지금도 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얘기할 때 사스랑 메르스 사태를 겪은 애널리스트들이 당시 주가 흐름과 매크로 환경 등을 분석하는 거다.

B: 맞다. 크레딧은 연륜이 중요하다.

C: 반면 주식은 수익률에 집중하는 성향이 좀더 강하다. 운용사를 예로 들어 살펴보면 채권의 경우 펀드에서 돈이 비면 안된다는 게 먼저다. 수익률은 그 다음이다.

하지만 주식 매니저들은 그런 감이 별로 없다. 내 종목만 보고 있지 펀드에 대해서는 생각 안하는 경우가 많다.

라임사태 관련해서도 요즘 헤지펀드들이 많이 생기는데 그 구조를 알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라임 펀드와 관련해 크레딧 업계에선 걱정을 많이 했다. 환매통로가 막힐땐 어떻게 엑시트할 지에 대해 다른 펀드에서 받아주겠다는 입장이더라.

A: 그게 냉정하게 보면 자전이다.

C: 이 펀드에서 해주고 저 펀드에서 돌려서 받아주고 이런 게 말이 되냐. 그때 참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A: 다른 펀드에서 받아준다는 말 자체가 어떻게 보면 자전이다. 이 펀드의 수익자를 위해서 다른 펀드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거다. 모든 고객은 동일하게 대접해 줘야한다. 누군가를 위해 선행매매를 하는 건 징계감이다.

그래서 항상 환매를 생각해야 한다. 사실 MMF만 봐도 분기말이나 연말이되면 되면 자금이 쭉 빠진다. 그걸 대비해서 가져가야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수익률을 내려고 목까지 채워 레포(Repo) 매도했다가 크레딧 시장이 망가지고 안팔리면 끝이다.

주식은 망하기 직전까지 폭탄돌리기를 하지만 채권은 안 된다. 주식은 내일 관리종목이 된다고 해도 오늘 거래가 된다. 어제자로 시가가 박혀있다. 어제와 오늘 가격차가 별로 안 난다는 거다.

반면 채권은 BBB등급 채권일지언정 민평사에서 주는 금리와 부도 시 가격차이가 엄청나다. 아마 대우조선해양도 A+등급 지나고부터는 거래 안 됐을 거다. 망하기 직전 스왑 될때까지 거래를 한 건 아마 개인들에 불과했을 거다. 기관은 A+등급이 마지막이다. 중간에 펀드에서 썰어서 금액을 쪼개 개인소매시장에서 투기꾼들한테 거래한 것 외엔 없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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