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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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변화 대응력 '글쎄'…선제 도입 부족 [크레딧 애널의 수다]⑥단기 대체지표, 베일인 제도 등 시일 걸릴 듯…금융 자신감 필요

피혜림 기자공개 2020-02-24 13:18:16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6: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단기금리 지표였던 리보(Libor)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리보 조작 스캔들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은 리보를 대체할 새 단기지표를 채택했다. 국내 금융당국 역시 대응 의지를 밝혔지만 크레딧 애널들의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글로벌 금융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보단 다른 국가들의 적용 현황 등을 살핀 후 후발주자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대화는 자연스레 채권자손실부담(Bail-in) 제도로 이어졌다. 베일인은 은행의 손실을 채권자가 분담하는 제도다. 글로벌 시장 흐름에 발맞춰 2015년 국내 역시 제도 도입 급물살을 탔지만 5년이 흐른 현재까지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선진국이라는 지위에 맞춰 국제 표준 도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자신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당국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Q: 금융당국이 6월까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대체할 새 지표금리를 선정한다고 나섰다. 이에 따른 채권 시장 변화를 전망해보자면?

A: 처음엔 변화가 조금씩 있을 수 밖에 없다. 원래 단기금리는 CD에 연계해 있었는데 CD는 가공이 가능하다. 큰 기관의 브로커나 딜러들이 가격을 제시하면 그걸로 결정이 되는 구조. 불명확한 지표다보니 일부 운용사에서는 콜금리를 사용하기도 했다. 콜은 은행간 거래금리다. 콜금리 시장을 은행간 인터뱅크 시장으로 두고 이건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로 바꾸는 식으로 이분화 시킨거다.

근데 이제 레버리지를 많이 활용하면서 연말 등등의 시기에 갑자기 RP를 안 뿌려주겠다고 하는 경우가 발생해 문제가 됐다. RP차입으로 A급 이하 고캐리 크레딧을 상당부분 사놨는데 연말이나 분기말에 자금은 만료되고 RP 매도가 안되면 디폴트가 나는거다.

실제로 2018년말 어디서 구멍이 났다는 말도 있었다. 그래서 작년 상반기에 금감원 등이 기일물 RP 활성화 정책을 한다고 나섰고 올해부터 실행되고 있다. 현재는 계도기간상태고, RP 담보비율을 올리게 하는 것은 물론 현금도 들고 있게 한다.

단기시장을 기일물 위주로 재편한 거다. 매니저들은 텀 스프레드와 크레딧 스프레드를 먹는데 욕심을 내는 거니까 1분 단위로 롤오버하더라도 이걸 활용해 빌릴 확률이 높다. 위험한 플레이긴 하다.

C: CD금리를 한창 사용하던 시기엔 문제가 많았다. 은행들은 담보대출금리가 CD금리에 연동돼 있어서 CD가 떨어지는 걸 원치 않았다. CD금리가 대출금리이다 보니 이게 떨어지면 은행의 수익이 떨어지는 셈이었던 것.

그때 은행들이 했던 게 CD금리 기준이 3개월물이다보니 2개월물 CD를 찍은 거다. 증권사는 지표를 입력해야 하는데 발행이 안되다보니 계속 같은 수치를 쓰게 된 거다. 물론 이젠 은행들이 코픽스를 써서 환경이 개선됐다.

B: 단기시장 대체지표가 탄생한 건 글로벌에서 리보(Libor)를 쓰다 사고가 나서다. 사고 때문에 지표를 바꾸겠다고 하다가 최근에 논의가 된 것. 미국은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하루짜리 레포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금리)로 바뀌고 있다.

A: 우리는 아마 미국이 하는걸 보고 할 거다. 우리가 미리 하진 않을 것.

지금 보면 베일인(Bail-in)과 베일아웃(Bail-out) 이슈도 마지막까지 눈치보고 있지 않나. 국제 표준은 선진국이라 무조건 하긴 하는데 다른 곳들이 어찌하는지 보고 하는 추세. 마찬가지로 베일인 제도(채권자 손실부담 제도) 도입도 올해는 안될 듯하다. 전혀 얘기가 안 나온다.

B: 베일인 제도는 작년 1월에 금융위에서 언급했다가 다시 들어갔다. 쉽지 않다. 금융에 대한 자신감 자체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한때 한국기업평가에서 적극적으로 한다고 나서기도 했지만 분위기가 안 좋았다. 당시 금융지주채 크레딧을 낮춰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A: 베일인 제도는 은행 때문에 나라가 힘들어져야 도입이 가능하다. 은행으로 국가 경제가 힘들어졌던 미국과 유럽은 됐지 않은가. 경험이 없다보니 우리는 별로 안 와닿는 거다. 아직 국가재정이 건전하고 은행들은 BIS 비율이 높고, 심지어 은행은 투자은행(IB) 업무 등 위험한 것도 적극적으로 안 한다. 그래선 안 되겠지만 위기가 오지 않는 한 베일인 도입은 최대한 버티지 않을까.

은행 입장에서도 신용등급이 높아야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래야 은행 자본금도 쌓아 자본적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 위기에 대비한다고 은행 등급을 까면 어찌할 거냐, 나랏돈 더 들어간다 생각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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