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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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자재업 리포트]'조타' 잃었던 해덕파워웨이, 다시 '항로' 복귀조선업 불황 여파 지배구조 한때 혼란, 본업 부품업 집중

구태우 기자공개 2020-02-24 09:02:1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6: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박이 망망대해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건 방향타 때문이다. 물고기가 지느러미를 움직여 나아가 듯 육중한 선박도 프로펠러의 회전력으로 움직인다. 선박이 클수록 프로펠러의 크기가 커진다.

프로펠러의 회전 방향을 바꿔주는 부품을 '러더(Rudder, 방향타)'라고 한다. 러더는 선미에 부착된 프로펠러에 설치된다. 선박이 직선으로 항해하거나 이동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방향타가 필수적이다. 선박이 심해의 암초를 피해 운항할 수 있는 것도 방향타 때문이다.

항해사가 조타실에서 조타를 돌리면, 방향타가 회전 방향으로 함께 움직인다. 방향타는 선박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크기는 작지만 역할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해덕파워웨이는 방향타 부품을 일괄 생산하는 세계 유일 업체다. 1978년 선박 의장품로 출발해 명성을 떨쳤다. 방향타 조립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일괄 생산하는 업체는 해덕파워웨이가 유일하다.

방향타는 총 7가지 부품으로 구성된다. △러더 혼 △러더 스톡 △핀틀(연결품) △러더 캐리어 △스턴 튜브 앤 보스 △러더 블레이드 등으로 이 부품을 제작하기 위해 총 100여가지 부품이 추가로 필요하다. 해덕파워웨이는 이 모든 부품을 일괄 생산하고 있어 경쟁사와 비교해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이 우수하다.

이들 제품은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데다 수주 방식으로 제품이 판매되는 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해덕파워웨이가 점유하고 있다. 자회사인 세보테크는 해양플랜트용 기자재를 생산하고 있어 조선해양 부문의 전문 기자재 업체로 업계에서 정평이 나있다.

해덕파워웨이는 국내 조선업이 막 태동하던 시기부터 기자재 사업을 시작했고, 방향타 부품업을 사실상 독점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조선산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호황기가 시작돼 2000년대 급격하게 커졌다. 조선업 성장의 과실은 공급사슬의 한축을 맡았던 해덕파워웨이에도 떨어졌다. 2000년 50억원이던 매출은 2010년 600억원으로 커졌다. 매출 규모는 10년 간 12배 이상 성장했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20%에 달했다. 부품사의 영업이익이 조선사보다 2배 가량 높았다.


그러다 2015년 조선업 수주 절벽이 시작되면서 해덕파워웨이의 성장도 꺾이기 시작했다. 2016년 매출이 10% 하락했고, 이듬해 50% 이상 급락했다. 이후 수주 상황이 LNG선을 중심으로 개선됐지만, '파이'가 줄어든 만큼 해덕파워웨이의 수주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방향타 부품의 수주 잔고는 379억원(56.7%)으로 집계됐다. 수주 절벽 이전인 2014년(수주 잔고 769억원)과 비교해 수주 물량은 49.2% 수준이다.

조선업계가 LNG선 위주로 일감을 쌓고 있지만, 해덕파워웨이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다. 상선과 컨테이너선용 방향타 부품은 단가가 높은 반면 LNG선과 LPG선은 선박 크기가 작아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때문에 해덕파워웨이의 수주 상황이 개선되어도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낮다는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납품처가 줄어드는 것도 고민이다. 해덕파워웨이의 주 납품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다. STX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에 납품했는데, STX조선해양은 일감이 줄었다. 한진중공업은 특수선을 건조해 수주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조선용 블록 업체로 바뀌면서 수주가 끊겼다. 나머지 '빅2'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방향타 부품을 자체 생산한다. 이때문에 해덕파워웨이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조선사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황이 악화되서일까 창업주였던 구재고 전 대표이사는 지분 전량(52.39%)을 매각했다. 이후 경영권 분쟁과 최대주주 변경 등 홍역을 앓은 후 현재 최대주주는 화성산업으로 바뀌었다. △부동산 개발 △금융상품 및 유망 중소기업 투자 등이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됐다.

조선업계의 불황이 알짜였던 조선기자재업체까지 전해졌고, 지배구조 또한 요동쳤다. 해덕파워웨이는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걷힌 만큼 본업인 방향타 부품 사업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해덕파워웨이 관계자는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은 일단락됐다"며 "수주 잔고를 늘려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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