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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삼성전자, 100조 보유했어도 '순현금' 강조이명진→서병훈으로 바톤터치…차입금 뺀 순현금 2010년 11조→2019년 93조

김슬기 기자공개 2020-02-24 08:16:4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4: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거대한 기업 여러 개를 한 데 묶어놓은 곳이다. 반도체 기업이기도 하고 가전이나 휴대폰을 파는 세트업체이기도 하다. 어떤 부문을 주력으로 두는지에 따라 비교 기업이 달라지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기업이다."

삼성전자는 한해 매출만 200조원 넘는 곳으로 시가총액 350조원을 웃도는 거대한 사업체다. 크게 가전사업을 영위하는 CE부문과 스마트폰, 네트워크시스템 등을 담당하는 IM부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DS부문으로 나뉜다. 각 부문이 하나의 기업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매출이나 이익규모가 크다.

삼성전자에서 가장 강조하는 재무 항목은 무엇일까. 어떤 항목을 내세워도 단순 비교는 힘들다. 결국 현금 보유량이 가장 중요하다.

삼성전자의 IR에서 다른 회사에서 볼 수 없는 항목은 '순현금'이다. 지난해엔 보유 순현금이 90조원 넘는다고 밝혔다. 보통 기업들이 현금흐름을 제시할 때 현금까지 제시하지만 보유 현금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을 기재하기는 쉽지 않다. 순현금 보유가 가능한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IR자료는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정보를 압축적으로 가져간다. 크게 △전사의 손익 분석 △주요 수익성 지표 △사업부별 매출 및 영업이익 △사업군별 분기 실적 및 향후 전망 △요약재무상태 △요약현금흐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자료 확인이 가능한 2009년부터 살펴본 결과 큰 틀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순현금 현황을 별도로 기재한다는 것이다. 회사 측에서 제시하는 현금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2010년과 2011년까지는 순현금을 막대그래프로 제시했고 2013년 국제회계기준(K-IFRS) 적용에 따라 별도의 요약현금흐름표를 첨부했다. 하단에는 순현금을 별도 표로 제시하고 있다. 2010년 11조원대였던 순현금은 2019년말 93조원까지 불어났다. 현금은 같은 기간 22조원에서 112조원이었다.

지난해말 순현금은 역대 최대치로 그 어떤 기업보다 두둑한 현금곳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외부 자금조달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R자료에서 순현금을 제시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도 "투자자들이 순현금을 궁금해하기 때문에 편의 제공 차원에서 기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 비중을 보면 외국인 비중이 높다. 보통주의 경우 57% 가량, 우선주의 경우 91% 가량이 외국인투자자다.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관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관성있고 명료한 IR자료는 10여년간 IR팀장으로 있었던 이명진 고문의 영향이 컸다. 10년간 CFO는 윤주화 사장, 이상훈 사장, 노회찬 사장 등이었고 같은 기간 재경팀장은 이선종 부사장, 남궁범 부사장 등이었다. CFO와 재경팀장 등이 변화할 때 IR팀장 자리는 그대로였다.


이명진 고문은 1958년생으로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 회계학 학사를 받은 뒤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MBA 석사를 받았다. 그는 1981년에 딜로이트 하스킨스 & 셀즈(Deloitte Haskins & Sells), Ogden Project Controller, Choi & Yi 회계사무소, SK미주법인 등을 거쳐 1996년 삼성전자 SEA 디렉터로 입사했다. 2004년부터 본사 IR그룹에 몸을 담았다. 본격적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9년 IR팀장이 되면서부터였다. 2011년 정기인사 때 전무로 승진했고 2017년에는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올 초 인사에서 IR팀장 자리를 서병훈 부사장에게 넘겨줬다. 1963년생인 서 부사장은 카네기멜론대 전자공학과를 나오고 동 대학에서 석박사를 모두 받았다. 엔지니어이면서 해외홍보에 능한 인물로 꼽힌다. 주력으로 하는 반도체에 대해서도 잘 알면서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도 능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1993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메모리사업부 NVM설계팀, 상품기획팀을 거쳐 시스템 SLI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2003년 해외영업1그룹장, 2006년 시스템 SLI사업부 ASIC/파운드리사업개발팀장, 2014년 파운드리마케팅팀장, 2016년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장을 거쳤다. 2018년 잠시 삼성물산 IR 해외홍보팀장으로 있었으나 그해 말 다시 전자 IR로 돌아왔다. 2020년 정기인사 때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IR팀장 자리를 맡았다. 1월말 있었던 '2019년 4분기 IR'에서 공식적인 데뷔무대를 가졌다.

시스템이 잘 짜여진 기업이기 때문에 IR팀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스타일이 큰 폭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인수 및 합병(M&A)와 투자 재원이 되는 현금에 대한 강조도 여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연초 경영지원실장(CFO)이 최윤호 사장으로 바뀌었고, IR팀장 역시 세대교체가 이뤄진만큼 투자자와의 소통행보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를 투자하는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이 고문이 오너와 이사회에도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은 삼가라고 말하는 등 할말 다 하는 캐릭터"로 소문이 자자하다. 주가관리에 그만큼 신경을 썼다는 의미이다. 그를 믿고 삼성전자에 투자했다는 말도 돌았다. 새로 데뷔한 서 부사장이 시장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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