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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틴연금(Tontine Annuity) 왜 화두인가 [WM라운지]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공개 2020-02-26 08:34:1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3: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수사회에서 연금제도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는 것이 바로 톤틴연금 (Tontine Annuity )이다. 프랑스의 절대군주였던 루이 14세는 오랜 전쟁과 내란으로 어려워진 국가 재정을 복원시키기 위해서 이태리 나폴리 출신의 은행가 로렌조 톤틴(1602~1684)에게 국가재원 확충방안을 요청해 제안된 것이 바로 톤틴연금이었다. 일종의 국채를 발행해 기금을 만들고 1년마다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당시에는 연령별로 14개의 그룹으로 구분해, 동일 연령대는 동일한 금액을 투자하는 대신 저(低)연령대는 고(高)연령대보다 투자금액이 많았던 것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각 그룹별로 납입총액의 10%를 톤틴연금의 재원으로 매년 각 그룹에 지급했다. 다만 각 그룹에 지급되는 재원은 동일 그룹 내 생존자들에게만 균등하게 지급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룹별로 수익의 차등은 발생할 수 있지만 오래 생존할 수록 투자 수익이 높은 일종의 ‘생존게임’ 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톤틴연금 수익구조 예를 들어보자.

가령 연초에 60세인 여성 1000명이 1만원씩을 내고 이자율이 연 2%인 1년짜리 연금에 가입했다고 가정해보자.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0%라면 한 해의 마지막 날, 투자기금은 1020만원(1만원*1000명+수익 20만원)이 쌓여 있고, 800명이 살아 있을 것이다. 남아있는 생존자 800명이 연말에 남은 돈(1020만원)을 나눠 갖는다면 한 사람당 1만2750원이 돌아간다. 이처럼 톤틴연금은 조기사망자가 잔존하는 생존 자들에게 자신의 몫을 전부 분배하는 상호공제효과 (mutuality effect)에 근거하여 연금설계가 이루어져 오래살수록 유리한 장수연금이라고도 불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톤틴연금이 화두일까? 먼저 (초)고령사회, 저금리(마이너스금리 등장),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 17) 등과 같이 변화하는 사회, 금융, 규제로 인해 소비자와 공급자가 새로운 개인연금 상품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조기 사망한 계약자 보험료의 일부를 생존 계약자의 연금 재원으로 사용하는 ‘톤틴연금(Tontine Annuity)’형 장수연금 상품을 출시했다. 톤틴연금 수익구조에서 이미 설명한 것처럼 이것은 도덕적 문제로 기존 보험시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상품구조였다. 누군가의 죽음과 눈물이 나의 노후 연금수익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흔쾌히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특히 연금수령 전 조기사망 하는 경우에 해약환급금이 없다는 것도 큰 단점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가입자가 조기사망하는 경우 해약환급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재원을 생존자에게 지급하는 변형된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즉 사망보험금을 최소화한 저해지형상품, 연금액을 최대한 수령할 수 있는 톤틴연금 성격을 혼합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소비자(개인)와 공급자(보험사) 입장에서 생각보다 오래 사는 장수리스크 (longevity risk)가 동시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연도별 생명표를 보면 의료기술의 발달과 개인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기대수명’은 점차 증가하고 사망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기대여명’은 미래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률이 잘 반영되지 않아 실제보다 짧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표1]에서 여성은 2008년 ‘0’세 기대여명은 83년이다. 하지만 2018년 10세의 기대여명은 73년(83년-10년)이어야 함에도, 2018년에는 76년으로 3년 정도 생존바이어스(Survival bias)가 존재하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도 비슷하다.


결국 현재 경험생명표 기준으로 연금 설계를 진행할 경우 개인은 연금액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가입시점에 예측한 사망률을 적용해 향후 지급할 연금액을 결정하기 때문에 개인의 늘어난 기대여명만큼 연금액이 증가할 가능성 있다.

셋째, 1인 가구에게 인기 있는 상품이라는 점도 한몫 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약 600만 가구로 전체가구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50만가구)로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37년에는 40%를 넘길 전망이다. 1인 가구는 상속이나 자산을 증여할 의지보다는 생존기간 동안 연금수령액이 늘어나는 것에 관심이 많다. 특히 자식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이유 때문에 장수시대에 노후대비책으로 톤틴연금이 매력적인 상품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초)고령사회 (65세 이상 비중 20%)를 앞두고 있다. 노후준비측면에서 연금보험 수요는 많은데 실제시장은 수요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처럼 톤틴연금과 같은 장수연금의 장점을 살리면서 초고령사회에 개인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연금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前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한국능률협회 퇴직예정자 노후준비교육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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