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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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 바꾸는 진에어,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점' 사외이사 비중 과반으로 못 박아…국토부 제재 해제 기대도

유수진 기자공개 2020-02-25 10:33:5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 나선다. 회사 정관에 사외이사 비중을 반드시 과반으로 하고 이사회가 직접 의장을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명시할 계획이다. 최근 한진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영 투명성 강화 조치의 일환이자 국토교통부에 제재 해제를 요구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진에어는 다음 달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관 변경안과 이사·감사 선임안 등을 상정한다고 24일 공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회사의 정관 일곱 군데를 손보고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4인, 감사위원 3인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지난해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도 처리할 계획이다.

진에어가 이 같이 대대적으로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사의 수와 구성 및 소집, 위원회 설치, 대표이사 선임 등 이사회와 관련된 내용을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부가수익으로 처리해오던 사업들을 사업 목적에 정식으로 추가하고 의미가 불분명하던 표현을 수정하는 등 문장도 다듬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사외이사의 비율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정관은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하도록 규정했으나 이를 2분의 1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상장사지만 자산총액이 2조원 미만이기 때문에 반드시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의 과반으로 구성해야 하는 건 아니다. 기존대로 이사회의 4분의 1 이상만 사외이사로 채우면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따라서 진에어가 이번에 선제적으로 사외이사 비중 확대 방안을 내놓은 건 최근 한진그룹 차원에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의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진에어가 직접 KCGI 등에 공격을 받고 있진 않으나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로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기조에 동참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한진칼은 이달 초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원래 진에어 이사회는 사내이사 비중이 더 높았다. 2017년 8월 상장을 앞두고 임시 주총을 열어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3인 등 총 7인 체제의 이사회를 조직했다. 이후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며 사내이사가 5인까지 늘어났다. 다만 사외이사도 기준치(2명)보다 많은 3명으로 구성해 문제는 없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비중이 뒤집힌 건 조 전 회장 별세 이후다. 지난해 초까진 조 전 회장을 포함해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운영돼왔다. 하지만 주총을 앞두고 조 전 회장과 오문권 인사재무본부장이 사내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조 전 회장이 KCGI와 여론 등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 등에 부응하고자 겸직 중이던 계열사 임원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다.

조 전 회장은 사임 의사를 행동으로 옮기기 전 갑작스럽게 별세하며 이사회를 떠났다. 오 본부장도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인 등 5인 체제로 재편됐다. 결과적으로 이때 사외이사 비중이 더 커졌고 지금까지 그 상태 그대로 이사회가 유지돼왔다.


진에어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4인 등 총 6인에 대한 이사 선임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현재 진에어의 이사회는 최정호 대표이사와 이성환 기타비상무이사, 남택호·박은재·곽장운 사외이사 등 5인 체제로 꾸려져있다.

최 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이사 네 명의 임기가 오는 8월 만료된다. 진에어는 7~8월쯤 임시 주총을 여는 대신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사 선임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현 이사회에서 이성환 이사와 곽장운 이사 등 2인이 사임하고 남택호·박은재 이사는 재선임 여부가 표결에 부쳐진다.

신임 사내이사 후보에는 지난해 말 한진그룹 임원인사에서 진에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령난 김현석 인사재무본부장과 정훈식 운영본부장이 올라있다. 사외이사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출신인 이우일 국제복합재료학회 회장과 정중원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합류하게 될 전망이다.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될 경우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 등 7인 체제가 된다. 사실상 과반이 물갈이되고 새로운 인물로 채워지는 셈이다.

또한 진에어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가 정하기로 하는 등 선임 방법을 정관에 확실히 명시한다. 이사회 내의 내부거래위원회를 거버넌스위원회로 개편하고 안전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도 추가한다. 이 역시 한진그룹이 약속한 주주권익 보호 체계 강화의 일환이다. 앞서 한진칼과 대한항공도 이사회에 이같은 위원회를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진에어의 이번 조치는 2018년 8월 이래 1년7개월째 어이지고 있는 국토부의 제재 해제를 위한 노력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국토부는 진에어가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사회 활성화 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편 진에어는 정관상 사업목적에 보험대리점업과 광고업, 광고대행업 및 광고물 제작업 e스포츠단 운영 및 부대사업도 추가한다. 항공업과 관련된 부가사업을 공식화해 추가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여행자 보험과 기내 광고 등 원래 운영하던 사업이었으나 그동안은 부가수익 정도로 인식해왔다"며 "실무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업목적을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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