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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혈관' 경신그룹, 개척자에서 미래선도자 '우뚝' [진격의 중견그룹]①작년 계열사 연매출 2조 넘어, 와이어링 하네스 등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도약

신상윤 기자공개 2020-02-26 08:01:26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척자적인 정신으로 모든 일에 성의와 실천을 다하여 신뢰받는 일류 기업상을 구현한다.'

와이어링 하네스 전문기업 경신그룹 회장 집무실에 걸린 회사 경영이념이다. 1974년 설립된 경신은 국내 자동차산업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창업 반세기를 바라보는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창업자였던 남편의 작고로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던 김현숙 회장은 어느덧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로 도약한 기업의 존경받는 경영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경신그룹의 주력 제품은 단연 와이어링 하네스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의 전기적 전원 및 신호를 각 장치에 전달하기 위해 전선과 커넥터, 정션블록 등으로 만든 부품이다.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문제로 일부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경신그룹의 모태 경신공업이 생산한 와이어링 하네스는 한국에서 처음 생산된 자동차 포니(PONY)에 납품되며 유명세를 얻었다. 고(故) 이기홍 창업자가 현대차에 자동차용 부품을 납품하는 경신공업을 창업한 것은 그의 출신에서 기인한다. 현대건설 자재부장을 역임하는 등 현대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만큼 창업 초기 현대차에 자동차용 부품들을 납품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신공업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창업자가 1985년 작고하면서 아내였던 김 회장이 주부에서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했고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됐다. 자칫 위기에 빠질수 있었던 경신공업은 김 회장 부임 후 각고의 노력 끝에 현대차의 핵심 부품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경신그룹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89년 현대차가 배선사업을 다원화하면서 사실상 독점체제였던 경신의 먹거리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를 만든다는 오랜 격언처럼 경신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1997년 인도에 합작법인 'KIML(Kyungshin Industrial Motherson Limited)'을 설립하며 첫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를 시작으로 중국(2002년)과 미국(2003년), 캄보디아, 온두라스, 멕시코 등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그 결과, 2015년에는 '9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경신그룹은 사업지주회사인 경신홀딩스를 정점으로 경신, 경신전선, 티에스에이(TSA), 앤트연구소, 백송전자 등을 지배한다. 경신은 와이어링 하네스와 고전압 시스템, 정션블록 커넥터 등을 생산한다. 2018년 별도 매출액은 1조4062억원에 달한다.

경신전선은 자동차용 전선을 생산하는 계열사로 2018년 4855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TSA는 자동차용 시트 제어기 및 모터 구동 드라이저를 제조하면 연 매출액이 2000억원에 달한다. 지주회사 경신홀딩스(5722억원)와 손자회사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하는 백송전자(623억원)의 매출액을 단순 합산하면 연간 기준 2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경신그룹은 최근 자동차 산업이 통신과 IT 기술 접목으로 진화하면서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에도 나섰다. 2011년 설립한 앤트연구소는 차량용 전장부품의 미래 선행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신그룹의 2세 이승관 대표의 부인이 개인회사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이엠따블유(EMW)'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동차 부품과 5G 안테나 등의 제품을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EMW는 소형 안테나 및 무선 통신 부품을 개발하는 전문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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