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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최승호, RM 매뉴얼 확립…최고 IB 영업력 기반 닦다⑤신용평가사 출신, 분석력과 네트워킹 강점…조직력에 품격 더하다

전경진 기자공개 2020-02-27 14:07:47

[편집자주]

'고객의 만능 해결사'. NH투자증권에게 가장 적합한 수식어다. 국내 최고 투자은행(IB) 하우스이자 트레이딩(Trading)과 자산관리(WM) 부문 역시 톱티어 역량을 자랑한다. 특히 2018년 IB업계 대부로 불리는 정영채 사장 취임 후엔 2년 연속 사상 최대실적도 달성했다. 뛰어난 결과엔 치열한 과정이 있다. 지금의 NH투자증권을 만든 핵심 인물들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최고 하우스로 올라선 배경으로 탄탄한 기업 '네트워킹'이 꼽힌다. 기업전담역(RM)들이 내부 사정을 속속 파악해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기업들은 자금조달 등이 필요할 때 주저없이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믿고 선정한다.

NH투자증권은 네트워킹 형성 과정에서 일종의 '매뉴얼'이 있다. 조직력을 무기로 기업을 장악해 나간다. 한 기업을 만날 때 최소 2인 혹은 3인 1조 팀제로 움직이는 암묵적인 규칙이 작동하고 있다. 인력 이동이 많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공고한 네트워크망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다.

최승호 NH투자증권 IB2사업부 대표(사진)는 이런 RM 행동 매뉴얼을 확립한 인사로 꼽힌다. 정영채 사장의 경영 철학을 공유하면서 현재 '1등' 매뉴얼을 대체투자부문에도 이식하는 일에 사명감을 갖고 몰두하고 있다. 매뉴얼 적용 대상이 기업에서 자산 매입·매도 '기관'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속속 굵직한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조원 수준의 서울 여의도 파크원 빌딩 인수자로 낙점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치킨게임식 '최고가' 입찰 경쟁을 지양한 채 성과를 도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적정가' 베팅(Betting)은 기관 신뢰와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RM행동 매뉴얼로 평가된다. 알짜 매물을 저렴하게 고객에게 공급하면서 하우스에 대한 신뢰가 한층 제고된다.

최 대표는 신용평가사 연구원 출신 뱅커다. 이런 이력 덕분에 RM 매뉴얼이 탄생할 수 있었다. 최 대표가 가진 분석력과 네트워크 풀(Pool)이 후배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립된 절차이자 양식이라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업계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는 대체투자 시장 공략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별보다 별자리', 조직력으로 기관 '파트너십' 구축

최 대표는 '별(개인) 보다 별자리(조직력)'를 강조한다. RM들이 고객을 만날 때 꼭 2~3인씩 조를 이뤄서 팀으로 관계를 맺게 한다. 고객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RM매뉴얼의 핵심은 '중첩'이다. RM팀장이 CEO와 CFO부터 재무담당 부장까지 전담하면, 아래 후배 RM이 부장부터 차장까지 중첩해 관계를 형성한다. 이어 막내 RM이 차장부터 과장까지 소통하는 식이다. 기업쪽 인사나 RM 한명의 부재에도 고객과 증권사간 의사소통은 절대 끊기지 않는 네트워킹 유지 방식이다. 특히 하우스간 스카우트가 빈번한 IB업계에서 인력 이탈에 따른 네트워크망 붕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최 대표는 이런 기업금융 RM 매뉴얼을 현재 대체투자 영역에도 접목시키고 있다. 덕분에 '빅딜'이 등장할 때 고객들의 투자 참여를 유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투자 기관의 CEO부터 실무 과장까지 RM들이 전담 마크하면서 이미 신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고안해낸 RM 매뉴얼은 단순히 '쩐주 모집' 또는 '물주 공략' 영업이 아니다. '투자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한다. 최 대표 스스로가 '고객은 식구이고, 식구가 먹을 밥(투자 자산)을 요리(딜소싱)한다'고 이야기한다.

최 대표가 IB2사업부 대표로 부임한 후 RM 매뉴얼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중이다. 최근 속속 알짜 빌딩 입찰 경쟁에서 NH투자증권이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잠실 SDS타워, 서울스퀘어, 강남N타워, 삼성물산 서초사옥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1조원 수준의 여의도 파크원 빌딩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이 공수(인수)해온 매물에 고객(기관)들이 안심하고 투자에 나서는 셈이다.

◇"무리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적정가 베팅, '신뢰 선순환 구조' 확립

NH투자증권 IB2사업부의 특징은 '최고가' 입찰 경쟁에 나서지 않는 점이다. 최 대표는 증권사간 입찰 경쟁에서 가격 거품이 생기면 과감하게 딜을 포기(드롭)하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그는 '무리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비싼 가격으로 매물을 구입할 경우, 비용 대비 수익 총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익률 낮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RM 매뉴얼을 운영해 구축한 파트너십에 흠집만 내는 격이다.

NH투자증권이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오히려 빅딜 접근성을 높인다. 치킨게임식 입찰 경쟁에 참여하지 않아도 '빅딜'을 낙찰받는 성과를 도출한다.

가령 빌딩 매도자 입장에서는 최고가로 자산을 매각하는 것 만큼 안전하게 적기에 거래가 종료되는 것을 원한다. 최 대표는 매도자들에게 든든한 네트워크망을 공개하고 '거래 안전성'을 담보한다. 파트너십을 통한 빅딜 인수 등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 가는 모양새다.

◇신용평가사 출신 뱅커, 'IB영업'에 품격을 더하다

최 대표는 NICE신용평가(옛 한국신용정보) 연구원 출신의 뱅커다. 기업과 자산에 대한 분석만 20여년을 해왔다. 최 대표는 우리투자증권 시절 하우스에 합류했다.

최 대표는 당시 임원이 아닌 실무진으로 증권업계 입문한 것을 지금도 다행으로 여긴다. 후배들에게 본인이 20여년간 쌓아온 기업, 자산 가치 분석 노하우를 '동고동락'하면서 전수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신용평가사 연구원으로 살면서 개별 기업들의 재무통 임원들을 그는 꾀고 있었다. '자신의 사람'들을 소개 시켜주면서 후배들의 믿음을 끌어낼 수 있었다.

사실 RM매뉴얼 자체가 최 대표가 가진 노하우와 인맥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된 절차이자 양식이다. 그는 NH투자증권 RM영업에 조직력과 품격을 더했다.

최 대표는 현재 국내 대체 투자 시장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외 대체 투자 영역에서 잇달아 부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급하게 투자 규모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꼼꼼히 투자 적정성을 분석하지 못한 잘못으로 평가한다.

그래서 NH투자증권이 RM매뉴얼은 더욱 빛난다. '식구가 먹는 밥'을 구하러 다니는 RM들이 자산을 꼼꼼히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NH투자증권이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선진 투자은행(IB)으로 변모하도록 지금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실적 숫자는 노력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믿으면서 천천히 시스템부터 바꿔간다. 최 대표가 NH투자증권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최승호 NH투자증권 IB2사업부 대표

<학력>
△1964년 경상북도 달성군 출생
△1983년 대구 달성고 졸업
△1987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경력>
△1991년 한국신용정보 입사
△1999년 한국신용정보 중공업실장
△2005년 한국신용정보 산업평가실장
△2007년 현대커머셜 리스크본부 담당
△2008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이사
△2010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Coverage2사업본부장/상무
△2013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ECM본부장
△2014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Product Sales본부장
△2015년 NH투자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
△2017년 NH투자증권 고객자산관리본부장
△2018년 NH투자증권 IB2사업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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