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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내부회계관리 감사 강화에 대형건설사 '골머리'백데이터 구비·건설현장 감사 준비 어려워…삼일회계법인 "현장-재무 간 내부 정보통제 중요"

이정완 기자공개 2020-02-26 08:00:5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회계감사 시기를 맞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이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변화다.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의 개정에 따라 이번 기부터 자산규모가 2조원 넘는 상장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외부감사를 받아야한다. 지난 기까지는 자체 점검 후 검토만 받아도 됐지만 이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도 외부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건설사 CFO를 대상으로 한 보고서를 통해 특별히 유의해야 할 사항을 설명했는데 회계감사 시즌을 맞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외감법 개정으로 인해 대형 건설사의 CFO를 비롯한 재무 담당 직원이 고충을 겪고 있다. 2019년 감사보고서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인증이 검토에서 감사로 강화된다. 올해 감사보고서부터는 자산 5000억원 이상의 상장사로, 2023년부터는 모든 상장사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외감법에 따르면 기업은 정기 주주총회 6주 전에 별도 재무제표를, 4주 전까지는 연결 재무제표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와 감사인에게 제출해야 한다. 감사인은 주총 1주 전에 감사의견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낸다. 이를 바탕으로 재무제표와 감사의견이 첨부된 사업보고서를 제출한다. 상장사는 직전 사업연도 경과 후 90일 내로 제출해야 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강화는 모든 상장사에 해당되는 내용이나 건설업계는 더 분주하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는 회계정보의 내부 통제가 잘 이뤄지는지 관찰하기 위해 회계 절차(Process)를 면밀히 살펴보는 과정인데 건설업은 현장이 많아 사업 절차가 복잡한 탓에 어려움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회계감사를 준비하는 대형 건설사 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고충을 알 수 있다. 건설사 관계자가 입을 모아 말하는 내용은 모든 회계 절차에 대한 엄청난 양의 백 데이터(Back Data)를 준비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감사법인이 모든 프로세스별로 감사를 준비 중"이라며 "수주·예산·구매·프로젝트 관리 등을 모두 감사하면서 이를테면 재고 처리에 대한 모든 자료, 매출채권 처리에 대한 모든 자료 등을 준비해놓고 감사인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준비한 백데이터를 토대로 한 내부회계상의 수치와 재무제표상의 수치가 달라질 경우 문제가 더 커진다. 이 관계자는 "수치의 오류가 나올 경우 감사인이 회계제도 설계 오류나 리스크 통제 미비를 지적할 수 있다"며 "감사의견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재무제표와 비교해 왜곡이 클 경우 감사의견 부적정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B건설사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 관계자는 "감사제도 변경 첫 해이다보니 감사인과 의견조율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회계법인에서도 건설사를 감사해본 경험이 있는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해졌고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평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는 지난해 9월 제도변경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건설업 CFO 2019 Agenda' 보고서를 발표했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건설업은 수주산업이다보니 산업의 특성상 원가와 프로젝트 진행율의 회계처리에서 주의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자료의 목적을 설명했다.

삼일회계법인이 보고서를 통해 주목한 것은 건설 프로젝트 관련 통제에 대한 부분이다. 현장 회계 관리에 대한 어려움은 건설사에서 제기된 고충 중 하나였다.

C건설사 관계자는 "감사를 준비하면서 내부 회계 절차를 무작위로 샘플링(Sampling)해 자체 감사하고 이를 토대로 보완 중인데 모든 부분을 대응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건설 현장에 대한 회계절차는 가뜩이나 일이 많은 현장에서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힘든 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한재상 삼일회계법인 파트너(Partner) 회계사는 건설프로젝트와 관련해 계약금액(총 계약수익), 예정원가(총 계약원가), 발생원가(계약원가), 채권 등 평가(개발사업 관련 도급공사 포함), 지급보증 등을 주요 핵심통제 사항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계약금액이 변동될 경우 이에 따라 변동대가가 더해지거나 빠지는 문서화된 통제 시스템을 구비해야한다는 의미다. 원가와 관련된 부분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현장의 보고서에 근거해 원가를 지속 업데이트하고 공사 현장의 회계시스템과 회사 회계시스템이 자동 연동되도록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청구공사를 비롯해 공사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사업성을 평가한 후 예상 손실 검토 및 위험 관리 필요성도 제기됐다. 위험 평가를 위해 재무부서뿐만 아니라 사업부서와 협업도 중요하다고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한 회계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정보 처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그 결과인 재무제표도 신뢰성 높은 정보로 산출될 것"이라며 "내부통제가 정보처리 과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운영되는 것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이 감사인의 관점에서 조언하기 어려운 부분도 남아있기는 하다. 바로 감사에 드는 비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감사 강화에 따라 회계법인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전과 비교해 4~5배 가량 늘었다"며 부담을 토로하기도 했다.

(출처: 삼일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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