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독선 막는 '투명경영' 장치 안착 [이사회 분석]주요 상장 계열사 6곳 투명경영위원회 활발한 활동, 내부 거래 등 점검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28 10:40:4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13: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다각적인 조치들을 시행했다. 그중 주주권익을 보호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기 위한 핵심 방안 중 하나가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었다.그룹의 주력사인 현대차가 2015년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든 이래 주요 계열사들이 잇달아 도입했다.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외부 감시자들의 깐깐한 눈으로 내부의 경영 결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작년에도 수차례 위원회가 개최되면서 이사회의 안건을 점검하는 등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된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가장 먼저 도입…작년 주요 이사회 안건 점검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든 곳은 현대차다. 2015년 4월 기존의 윤리위원회를 '투명경영위원회(Corporate Governance & Communication Committee)'로 명칭을 바꾸고 심의 대상과 기능을 확대 개편했다. 사내이사를 포함하던 위원 구성을 사외이사만으로 변경해 위원회 활동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또 당시 투명경영위원회 내의 구성원 중에서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을 정해 주주 권익 보호와 이익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해당 위원은 국내 투자자 간담회와 해외 투자자 대상 NDR(기업설명회, Non-Deal Roadshow) 등에 참석해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작년 초에는 한발 더 나아가 국내외 일반주주들로부터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받아 선임하기로 했고, 윤치원 전 UBS아시아태평양 회장 겸 CEO가 낙점됐다.
투명경영위원회 제도는 안착했고 작년에도 활발한 활동이 이뤄졌다. 현대차의 투명경영위원회는 작년 총 7회 열렸다. 이사회 내 다른 위원회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보다 많이 개최됐다. 작년 2월까지는 이유재 서울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아 의안을 심의했다.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부터는 이동규 전 공정위 사무처장이 위원장을 담당했다.
의안은 대부분 계열사와의 거래를 점검하는 내용이었다. 상품·용역, 금융 뿐 아니라 부동산 임대, 브랜드 사용료 등 내부 거래를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봤다. 이 외에도 이사회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보고사항 등이 있었다. 현대차의 사회공헌 활동 내역과, 임직원 윤리규범 이행 실태, 거버넌스 활동 내역 등을 점검했다.
◇기아차 등 주요 상장사도 안정적 운영
현대차가 2015년초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면서 물꼬를 트자 그룹의 다른 주요 상장사들도 잇달아 동참했다. 기아차는 2016년에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2017년에,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2018년에 도입했다.
이 계열사들의 투명경영위원회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작년에 활발한 활동을 했다.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현대모비스의 경우 작년에 투명경영위원회가 9차례 열려 가장 많은 횟수를 나타냈다. 그다음으로는 현대건설이 8회 개최했다. 현대글로비스와 기아차는 각각 6회씩, 현대제철은 5회 열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투명경영위원회를 보면 대부분 공정거래, 법률 전문가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루는 의안 대부분이 내부거래와 관련돼 있어 보다 전문적이고 면밀한 점검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의 사외이사인 이동규 이사, 이병주 이사가 위원장이다. 기아차는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이, 현대건설은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룹 상장 계열사 중에는 아직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곳들도 있다. 현대차그룹에서 계열사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점을 과거에 밝혔고 최근 주주친화 경영을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현대로템의 경우 여형구 전 국토부 2차관이 위원장을 맡는 윤리위원회가 있다. 현대차처럼 윤리위원회를 확대, 개편하면 곧바로 운영이 가능하다. 현대오토에버 역시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현대위아와 이노션, 현대비앤지스틸은 현재 이사회 내 위원회가 감사위원회만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스튜디오산타클로스ENT, 주주권익 보호 '구슬땀'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MBK, '몸값 2조' 지오영 인수 SPA 체결 임박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회계법인 해솔, 부동산 타당성 자문 업무협약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이서현 '임팩트' 그리고 '블루 프린트'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
- [LK삼양 뉴비기닝]'제2의 도약' LK그룹, 단일 최대주주 '등극' 결단
- '더 큰 대박' 노리는 크레센도, HPSP 장기투자 태세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STI, 서인수 회장 존재감 속 승계 움직임 '주목'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STI, 모회사 성도이엔지 구상권 소송 '긴장감 여전'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성장투자 필요한 STI, 모기업 건설사 성도이엔지 '난감'
- [Company Watch]삼성디스플레이 결별 SFA, 지주사 회계 격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