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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삼성SDI, 헝가리법인 추가 지급보증…전기차 성장 대비권영노 CFO, 회사채·은행 차입 전방위 조달

김슬기 기자공개 2020-02-28 08:15:2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인 헝가리법인(SDIHU·Samsung SDI Hungary)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삼성SDI가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면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SDI가 헝가리법인에 대해 지급보증한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한다. 현재 삼성SDI는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10년뒤 올해보다 20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SDI는 필요자금을 회사채 시장 등에서 조달하기 보다는 은행권 차입과 여유 현금을 주로 활용해서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SDI의 살림을 맡고 있는 권영노 경영지원실장(CFO)는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보다는 투자에 더 신경쓰고 있다.

◇ 헝가리법인 지급 보증, 2조 육박…"밀리면 끝"

삼성SDI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헝가리법인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번에 지급보증하는 금액은 장기차입 3억유로, 단기차입 3억5000만유로 등 총 6억5000만유로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총 8494억원선이다. 장기차입금에 대한 채권자는 KB이며 단기차입금의 경우 유니크레딧(Unicredit) 1억5000만유로, 씨티(Citi)와 BNP파리바가 각각 1억유로를 공급했다. 이번 채무보증으로 삼성SDI가 헝가리법인 지급보증 잔액은 1조7266억원까지 확대됐다. 이는 삼성SDI의 해외법인 중 가장 큰 규모로 채무보증을 한 것이다.

당초 헝가리법인은 2001년 브라운관 생산기지로 설립된 곳이었지만 이후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생산을 하다가 2013년 공장이 폐쇄됐다. 삼성SDI는 유럽시장의 전기차 배터리용 생산거점으로 헝가리를 낙점하면서 2017년 5월 공장을 준공했다. 헝가리1공장에 이어 2공장에 대한 투자를 위해 이번 대규모 채무보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가 헝가리법인에 대해 각별히 신경쓰는 데에는 전기차 시장에 확대를 꼽을 수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전세계 자동차 전지 시장은 전년대비 5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시장에 대한 전망은 보다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유럽 전기차시장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2.5배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전기차시장이 커지면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선제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탑티어((Top-Tier) 배터리업체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독일 BMW와 10년간(2021년~2031년) 4조원 규모(29억유로)의 전기차 배터리셀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안정적인 생산기반이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차 포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삼성SDI가 3위를 차지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경우 중국 정부의 보조금지원 정책을 전폭적으로 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다. 중국기업을 포함하면 중국 CATL이 전세계 점유율 27.9%를 차지하면서 1위였고 파나소닉(24.1%), LG화학(10.5%), 중국 BYD(9.5%), 삼성SDI(3.6%)순으로 5위에 해당한다.

◇권 CFO 부임 후 5900억 회사채 조달

삼성SDI가 중대형 전지 쪽에 힘을 주면서 지속적으로 자금을 필요로 하면서 회사채 시장 조달과 은행권 차입을 적절하게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그룹 전반은 회사채 조달을 크게 선호하지 않는다. 삼성그룹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회사채 시장의 큰 손이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회사채 조달을 급격히 줄여나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1년을 끝으로 회사채를 찍지 않았다.

물론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두둑한 현금곳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회사채 시장을 아예 떠날 수는 없었다. 삼성SDI 역시 회사채 발행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져갔다. 지난 10년간 삼성SDI는 공모회사채를 4번 발행했다. 가장 최근 조달한 시점은 2018년으로 3년만기(3700억원)와 5년만기(2100억원) 등 총 5900억원을 조달했다. 신용등급은 AA로 우량했다.


권 CFO가 2017년 10월 부임한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그는 1987년 삼성SDI(옛 삼성전관)으로 입사했지만 2003년부터 삼성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 그룹의 요직을 거친 이로 그룹의 방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채를 조달했던 이유는 적기를 놓치지 않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현재로서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회사채 시장을 두드릴 이유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보다는 해외법인의 자금수요가 크기 때문에 한국물(KP·Korean Paper)을 발행할 법도 하지만 이또한 고려대상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전반적으로 회사채 조달이 드문데 삼성SDI가 시장에 복귀하면서 관심이 많았다"면서도 "KP의 경우 달러수요가 있거나 잦은 조달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필요한 경우에 고려하게 되는데 글로벌 등급도 받아야 하고 처음 발행할 경우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로 부채비율이 50%를 웃돌고 있지만 현금실탄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는데다가 금융권 조달이 어렵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3분기말 기준 총차입금은 3조3335억원선으로 전년대비 700억원 가량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1조9704억원에서 -8938억원으로 축소되면서 현금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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