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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의 초과수익]세계 5위 공항 도약…해외사업은 걸음마 수준⑤매출 비중 1% 불과…신성장동력 집중투자, 예산과 집행 괴리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28 10:01:0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 이래 약 20년 만에 세계 5위 공항으로 발돋움했다. 인천공항을 관리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 공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항공사·면세점사업자 등 유관산업이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나홀로 이익을 취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항공사로부터 취하는 각종 항공수수료와 면세점으로 대표되는 상업시설 임대료수익이 인천공항공사의 주요 수입 원천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판에 직면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몇년 새 사업다각화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사업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다만 아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사업 매출비집행, 예산 6분의 1 수준 불과…"불확실성 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사업 매출액은 260억원 가량이다. 2018년 180억원에서 8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공사 전체 매출액 규모가 크다보니 해외사업 매출액 비중이 다소 낮아보일 수 있다"면서 "2018년 대비 2019년 해외사업 매출액 규모는 약 44%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예산을 지출하는 주요 사업은 크게 △공항건설 △시설개선 △공항운영관리 △해외·R&D △기관운영 및 공통 등으로 구분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해외·R&D사업에 집행하는 예산 규모는 최근 5년간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2015년 66억원 수준이었던 해외·R&D사업비는 2016년 107억원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2017년 134억원, 2018년 234원으로 2년 만에 2배를 넘어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초로 착수했던 해외사업은 2009년 이라크 아르빌공항 프로젝트였다. 2018년 기준으로 터키 이스탄불공항 컨설팅, 쿠웨이트 국제공항 총 총 3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해외사업의 실제 예산집행은 당초 세웠던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예산규모는 1630억원에 이르렀지만 실제 집행금액은 234억원에 그쳤다. 2019년 해외사업 예산규모는 1603억원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지분매입 및 연구개발 특허권 등록으로 잡아놓은 예산만 1411억원이다. 지난해 해외사업 실제 집행금액 역시 당초 예산안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위:백만원
*인천국제공항공사 해외/R&D사업 예산 집행 결산 추이
*출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인천국제공항공사 예산팀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현지 사정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연초에 예상했던 입찰 계획이 바뀔 경우 사업 집행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사업 예산 집행은 이사회에서도 꾸준히 지적돼 온 사안이다. 지난해 12월27일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사회는 2020회계연도 예산(안) 등을 상정 의결했다.

당일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의 한 참석자는 해외사업이 사업수주 등 원인행위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집행률 계산 적용이 합당하지 않으므로, 별도의 관리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예산(안)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논의를 위해 차년도(2021년) 안건 심의 시에는 별도의 집중 설명회 개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상임이사 5인, 비상임이사 6인 등이 참석했다.

2020년도 예산안의 기본 방향은 전략 중요도가 높은 핵심사업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었다. 해외사업은 5대 전략별 중점 투자분야에서 우선순위가 밀리는 모습이다. 5대 전략별 중점 투자분야는 △미래를 여는 신성장 산업육성 △세계를 잇는 동북아 허브 △4차 산업을 융합하는 공항운영 혁신 △무결점의 안전한 공항△더불어 성장하는 지속가능경영 등이다.

해외사업은 신성장 산업육성 카테고리에 속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해외사업 다각화 및 전문성 제고 투자는 공항경제권 연관산업 투자 확대와 글로벌 R&D 기반 연관산업 싱크탱크 도약 투자에 이은 3순위다.

◇총 사업비 17.5조 필리핀 마닐라 신공항 프로젝트 수주 '사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해외사업 고도화 및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야 할 과제를 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그간 공항 컨설팅과 수탁운영 사업 위주로 수주했다. 2018년 4월 1400억원 규모(1억2760만달러)의 쿠웨이트공항 제4터미널 위탁운영사업을 수주한게 대표적이다.

그 해 12월 문을 연 쿠웨이트공항 4터미널은 연간 45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터미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5년간 1400억원을 받고 운영한다. 이전까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해외사업 누적 수주액은 9344만달러에 불과했는데, 쿠웨이트공항 4터미널 수주 한번으로 더 많은 자금을 벌어들일수 있게 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해외사업 현황

총 사업비가 17조5000억원에 달하는 필리핀 마닐라 신공항 사업 수주 여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해외사업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은다. 필리핀 재벌 산미구엘 그룹이 주도하는 마닐라 신공항 공사는 총 사업비 7350억페소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활주로 2본과 연간 2000만명의 여객처리 역량을 갖춘 공항으로 건설될 계획이다. 신공항 운영권 입찰에서 최종사업자로 선정되면 50년간 독점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 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지난해 말 입찰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두달 째 지연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발주처 사정으로 입찰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 공항 투자개발 사업 수주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풀만 자카르타 호텔에서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PT Angkasa Pura 1, 이하 AP1) 및 인도네시아 건설 공기업 PT Wijaya Karya(이하 WIKA)와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 공항 투자개발사업(PPP) 공동 추진을 위한 컨소시엄 협약(Consortium Agreement)'을 체결했다.

AP1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영기업으로, 발리공항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중·동부지역의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공항운영그룹이다. WIKA는 인도네시아 전국 도로의 38%, 발전소의 21% 가량의 시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인니 제1의 건설 공기업이다.

이번 협약체결을 바탕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AP1 및 WIKA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 공항 투자개발 사업의 수주를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다만 공항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지분 투자 등 공격적인 해외 사업 추진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중동·아시아·동유럽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컨설팅 사업 위주로 진행되어 온 해외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신공항 개발, 터미널 위탁운영, 지분투자 등으로 다각화해 글로벌 공항운영사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날 체결식에서 "인천공항공사는 앞으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중동, 아시아, 동유럽 등 전 세계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국내기업과 동반진출을 추진함으로써 국가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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