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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단우드' 인수 지원 나선 김태진 GS건설 부사장M&A 주도 허윤홍 사장 후방지원…자체 자금으로 가능

이정완 기자공개 2020-02-28 08:20:4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가 신기술 확보를 위해 치열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새로운 건축 기법 도입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레고 블록처럼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모듈러 공법을 건설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최근 유럽의 모듈러 업체 인수를 완료했다. 오너 4세인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장(사장)이 인수전 전면에 나섰지만 거래 후방지원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태진 재무본부장(부사장)이 힘을 쏟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에 위치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Danwood S.A.)를 180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GS건설은 영국 소재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Elements Europe Ltd.)와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미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인 S사도 주요 사항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태로 본 인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우드 외 나머지 2개 회사에 대한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우드의 인수대금이 제일 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 S사와 계약은 당초 2월 내 체결이 예상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양사가 만나지 못하고 있어 다소 계약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S사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뉴욕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 모듈러 호텔을 시공 중이라는 설명을 통해 보았을 때 미국의 스카이스톤(Skystone)으로 추정된다. 스카이스톤은 AC 메리어트 뉴욕 호텔을 모듈러 공법으로 짓고 있다.

S사(미국)가 시공중인 세계 최고층 모듈러 호텔(제공=GS건설)

GS건설이 인수를 통해 모듈러 공법을 취득한 이유는 단순하다. 재무적 측면에서 선진 모듈러 공법을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인수를 통해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결정에는 CFO인 김태진 부사장의 의사결정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 작업에는 허윤홍 신사업부문 사장이 중심에 있었다. 모듈러 사업은 허 사장이 신사업추진실 담당시절부터 눈여겨 본 분야로 허 사장은 직접 인수 계약식에 참여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무 지원은 김 부사장의 몫이었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계획을 짜야하기 때문이다.

1962년생으로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김 부사장은 LG-Nikko동제련을 거쳐 2002년 GS건설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세무·재무·자금팀장을 거치다 2010년 재경담당 상무로 승진해 임원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는 전무로 승진해 재무본부장(CFO)을 맡기 시작했다. 이 시기 종속회사인 파르나스호텔㈜과 상락푸드㈜의 이사를 겸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당시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비롯 7600억원 규모의 파르나스호텔을 매각하는 등 대규모 자금조달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다.

김 부사장은 장수 CFO로서 성과를 인정 받아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신사업 관련 종속법인인 GS Inima Environment S.A.와 VIETNAM GS INDUSTRY ONE-MEMBER LLC 등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모두 허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사업부문이 깊게 관여된 곳이다. 이들 법인은 수처리 사업과 디벨로퍼 성격의 베트남 신도시 개발 사업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허 사장과 사내에서 꾸준한 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은 2005년 GS건설로 입사한 후 재무팀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GS건설은 아직 인수자금 마련 계획 수립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인수를 체결한 회사와 계약금 수준을 지급한 수준"이라며 "자체 자금으로 인수할지 혹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활용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자체 자금으로 이번 인수를 마칠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의 2019년 말 기준 현금·예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2조100억원으로 2018년 말 1조8340억원 대비 10% 증가했다. GS건설의 신용도가 지난해 A0(안정적)로 상향돼 양호한 조달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현금 보유량으로 충분히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회사채 발행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GS건설은 2015년부터 이어진 주택 시장 호황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된 덕에 이같은 인수를 준비할 수 있었다.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정도였다. 지난해에는 2018년 영업이익 1조650억원 대비 28% 감소한 76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18년이 정점이었을 뿐 실적 흐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자체사업 재개와 상반기 주택공급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모듈러 3사가 기여할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올해 실적 전망에 포함돼 있다. 모듈러 3사의 인수효과가 기술 확보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개의 주택 모듈러업체의 상반기 내 인수합병 마무리가 되면 추가적인 매출과 이익성장이 기대된다"며 "3사의 총 매출규모는 약 4000억원"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한편 이번 인수 덕에 GS건설은 글로벌 모듈러 기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모듈러 시장은 건설인력 확보가 어렵고 임금이 비싼 선진국 위주로 형성되어 왔지만 국내서도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력난 및 환경 요건 강화로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모듈러 공법은 주요 구조물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Prefab) 공법의 일종이다.

GS건설이 인수를 마쳤거나 인수를 추진 중인 회사는 설계와 제조공정의 자동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통한 설계·원가·시공 관리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BIM은 건축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입체적인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 통합적으로 활용 가능한 디지털 기술이다.

엘리먼츠(Elements Europe Ltd.·영국)에서 시공중인 Croydon (21F, London) (제공=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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