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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를 움직이는 사람들]핵심가치 '수율' 책임지는 생산 전문가⑥미세공정 개발 곽노정 부사장, 기술·제조 담당 맡아

윤필호 기자공개 2020-03-16 07:19:12

[편집자주]

SK하이닉스는 세계 반도체 시장 최전선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산업군을 이끈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인사를 단행하며 다시 비상하기 위한 채비를 갖췄다. 더벨은 다시 전성기를 재연하기 위한 SK하이닉스의 주요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3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업계가 특히나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은 '수율'이다. 수율은 투입된 원재료 대비 완성된 양품(良品)의 비율을 말한다.

다른 제조업에 비해 반도체는 수율이 특히 중요하다. 수율 관리에 따라 이익률이 큰 폭으로 변하게 된다. 수율 1%를 높이기 위해 라인의 미세조정부터 치밀한 개발 전략이 뒤따른다. 라인의 배치도와 길이, 위치까지 기밀로 취급하는 이유다.

생산성을 조금이라도 더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설계부터 모듈 제작까지 개발 과정에서의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 동시에 생산 라인에서도 표준화 된 공정 과정을 설립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해당 분야의 실무 담당자들 간 소통과 협업이 필수다.

곽노정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사진)은 양산이관부터 생산까지 담당하고 있다. 수율 관리의 최전선에서 막중한 책무를 띠고 있다.

곽 부사장은 입사 이후 무수한 반도체 제품 개발 작업에 참여했고 성과를 남겼다. 2015년부터는 제조 현장을 관리하는 담당자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두 분야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와 고민을 체득했고 지금은 이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직책과 역할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곽 부사장은 회사가 추구하는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이끄는 인물이다.

◇미세공정 개발 경쟁 이끌어
곽노정 SK하이닉스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

곽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연구개발(R&D) 분야와 생산 현장을 두루 거친 인사다. 사실상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꿰고 있다. 1965년생인 그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와 박사를 마치고1994년 현대전자에 공정기술실에 개발자로 입사했다. 개발 연구원으로서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사내 굵직한 미세공정 개발 대부분 과정에 참여했다.

미세공정은 반도체 칩의 회로 폭을 줄여 웨이퍼에서 더 많은 제품을 양산하는 핵심 기술로 생산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곽 부사장은 2001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공정 기술을 개발해 시장 악화 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했다. 2006년 세계 최초로 60나노급 DDR2와 2009년 40나노급 DDR3와 관련한 미세공정 개발 과정에도 참여했다.

그는 2012년 SK그룹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와 함께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에 올랐고 동시에 D램 공정3팀장을 맡아 선행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공정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은 생산성 지표로 사용하는 수율이다. 수율은 제조업체 대부분이 그렇지만 반도체 업계에서 유독 민감하게 다루는 이슈다. 반도체 공정이 그만큼 미세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미래기술연구원에서 공정기술그룹장을 맡아 각종 생산라인의 효율성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 미세공정 개발 경쟁이 한참이었다. 그는 이듬해 낸드 플래시 16나노 미세공정 전환 개발 과정을 이끌었고 20나노 D램 공정기술 연구를 주도했다. 특히 20나노급 D램 연구 과정에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한 공로를 인정받으면서 그 해에 정부가 개최한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종은 기술 경쟁이 치열한 만큼 꾸준히 공부가 필요한 분야다. SK하이닉스 역시 구성원 대부분이 몸 담은 부문에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곽 부사장은 이런 분위기에서도 꾸준한 학업 열정으로 손꼽힌다.

곽 부사장은 대학원 과정을 마친 이후에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1994년에 대한전자공학회 학술 대회에 참가해 공동 저자로 논문을 냈다. 이후에도 반도체학술대회에 꾸준히 참여하며 Interconnect & Package 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절연체와 관련한 논문 작성에도 참여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고려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교수진에 이름을 올리며 활발한 학술 활동을 펼쳤다.

◇소통하는 제조현장 책임자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조 현장을 담당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제조·기술 부서로 옮겼고 D&T기술그룹장을 맡으며 제조 과정 관리자로 나섰다. 그는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파악하고 조치하는 원칙으로 유명하다. 임원으로 오른 이후에도 문제 해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실무 엔지니어와 직접적이고 격의없는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의 형식적이고 불필요한 일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기울였다.

곽 부사장은 2017년 청주 팹(FAB) 담당으로 옮겼고 동시에 전무로 승진했다. 현장의 총 책임자로서 생산성 뿐만 아니라 안전 등 생산시설의 모든 부분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생산 현장에서 부서 구성원들의 업무 관련 고민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이고 함께 문제를 공유해 해결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듬해인 2018년 준공한 최첨단 팹인 청주 M15 공장장도 겸임했다.

당시 그는 팹 담당이면서 동시에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자리도 겸임했다. 그는 반도체 생태계 선순환과 경제적 성과 뿐만 아니라 안전도 최우선으로 실현하는 경영을 궁극적 목표로 내세웠다.

곽 부사장은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 위치한 모든 주요 생산 라인과 1만명에 달하는 담당자 및 종사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양산이관에서 생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는 셈이다. 제품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품질도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극심한 부진으로 이어진 '천국과 지옥'을 겪으며 시황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딥체인지를 목표로 내세웠다. R&D 완성도를 높이고 양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곽 부사장의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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