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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그룹, 자본확충 카드에 시장 발빠른 행보 구조조정 업계도 예의주시…잠재적 투자처 물색

노아름 기자공개 2020-03-19 07:56:1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브랜드 '크로커다일', '에스콰이아'로 시장 인지도가 높은 형지그룹의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되면서 구조조정 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한 자본확충이 불발될 경우 형지그룹의 자율협약(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 진입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투자자 풀(pool) 또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형지그룹은 최근까지 형지I&C, 까스텔바작 등 상장 계열사의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원 안팎의 자금조달이 가능한지 여부를 자본시장에 타진해왔다. 이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 곳을 특정해두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형지그룹의 의사결정이 차일피일 지연되며 FI가 피로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형지그룹 내부적으로도 FI 유치가 불발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른바 '플랜B' 마련에 나섰다. 재무·전략 담당 임직원은 워크아웃과 회생절차 진입 가능성과 그에 대한 전략 수립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유동성 압박 타개책 마련을 고심하는 형지그룹의 상황이 시장에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 진 형지그룹이 자금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며 "현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DIP금융(회생절차 신청기업 신규 자금지원) 차입 가능성 또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형지그룹의 회생절차 진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태다. 형지그룹이 구조조정 시장에 등장할 경우에 대비해 DIP금융 제공처와 잠재적 투자자 물색에 나선 한편 산업군 동향 파악을 지속해왔다. 일각에서는 인가전 인수·합병(M&A)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전에 인수자를 확보해두면 법원의 인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구조조정업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선 시장 관계자들의 관전평이 엇갈린다. 주채권은행의 주도에 따라 자율협약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형지그룹의 현금창출력 및 패션업 업황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돼 워크아웃과 회생절차 중 하나가 선택될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의미다.

형지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매주 수십억원 상당의 기업어음 변제 시기가 도래하는데 자체적으로 변제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비영업용 부동산자산 처분을 고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형지그룹의 노력은 다각도로 이어져왔다.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자 매출채권을 기반 ABL(자산유동화대출) 형대로 현금을 확보하려했으나 이마저도 불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형지그룹은 국내 PEF 운용사로부터 자금유치를 타진하는 한편 채권은행에 만기연장을 요청하는 노력을 병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스포츠브랜드 '르까프' 생산사 화승과 유아동복 '트윈키즈' 제조·판매사 참존글로벌워크 등 다수의 패션기업이 회생절차에 진입한 가운데 중견 패션기업으로 평가받는 형지그룹이 회생절차를 선택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복수의 패션기업이 자금난으로 인해 회생절차에 진입했기 때문에 원매자를 찾는 과정에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면서도 "다만 형지그룹의 경우 대형 매물이고 시장 인지도가 높은 보유 브랜드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에서 반전의 여지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형지그룹은 형지I&C 등 계열사가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했지만 회사채 발행은 검토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크아웃 혹은 회생절차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을 수립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형지그룹 관계자는 “매출 증진과 부동산 매각 및 현금성자산 활용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우선이고 FI를 통한 투자금 유치는 후순위 플랜”이라며 “워크아웃과 회생절차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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