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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후순위채, 수요예측 미달에도 증액 발행 [Deal story]3500억으로 500억 확대…NH·IBK·하나·KTB·디에스·한양 총액 인수

오찬미 기자공개 2020-03-20 13:59:5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을 비롯해 KTB투자증권, 디에스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한양증권이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한 첫 은행권 후순위채 미달에도 증액 발행에 참여했다. AA급인 하나은행 채권이다. 코로나19 파장으로 은행권에 대한 투심까지 급격히 식은 탓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7일 정정공시를 통해 오는 24일 발행을 앞둔 제430324-1회 후순위채(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규모를 3500억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3000억원을 모집하고 최대 5000억원으로의 증액 발행을 열어 뒀지만 앞서 수요예측에서 미달이 나오자 축소발행이 불가피했다. 기관투자자 11곳이 참여해 2700억원을 채우며 총 300억원이 미달됐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발행 규모를 오히려 3500억원으로 늘렸다. BIS비율을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4%를 웃도는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보완자본의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내부적으로 시행한 통합위기상황 스트레스테스트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경기둔화 등 불확실성 확대 시나리오가 지속될 경우 하나은행의 BIS자본비율은 1년 후 총자본비율 13.73%, 기본자본비율 12.09%, 보통주자본비율은 12.04%로 하락하게 된다.

후순위채는 만기 5년 이상일 경우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자본확충의 목적으로 해마다 발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이번 수요예측 미달에도 증액 발행을 결정해 선제적인 자본 확충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나은행은 2013년 12월 이전에 발행됐던 후순위채에서 연간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자본차감이 일어나고 있어서 올해 1분기에도 보완자본이 4000억원 가량 차감될 것으로 전망됐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충당금커버리지비율(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비율)도 지난해 3분기 기준 94.4%로 일반은행 평균 113.5%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행히 하나은행의 계열 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디에스투자증권, 한양증권이 물량을 추가로 떠안으며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주관사들은 후순위채를 전부 인수(총액인수) 한 후 수요예측 청약자들한테 되판다. 이 과정에서 발행사한테 받는 인수수수료가 주 수익원이다.

하지만 기관청약이 모집액을 밑돌 경우 미달분을 주관사와 인수단이 매입한다. 매입하는 채권이 대부분 우량하지 않거나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아 익스포져 관리에 부담을 준다.

NH투자증권은 증액을 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인수규모인 500억원을 떠안았다. 하나금융투자는 200억원을 증액발행해 600억원을 인수하고, IBK증권과 KTB증권은 각 50억원을 늘린 550억원을 인수할 예정이다. 한양증권과 디에스투자증권은 100억원씩 규모를 확대해 각각 600억원과 70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후순위채의 만기는 10년이다.

그나마 증권사들의 참여를 이끈 것은 금리 메리트였다. 수요예측에서 가장 많은 규모(900억원)의 신청이 들어온 희망금리는 10년만기 국고채권 개별민평 수익률에 0.59bp포인트를 가산한 금리였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기관 1곳(100억 규모)이 베팅한 최고 수준인 0.69bp 포인트 가산으로 금리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수요예측 참여물량이 발행예정금액을 초과하지 않았지만 35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후순위채는 모든 선순위 채권자보다 변제가 후순위라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무보증 선순위 사채 신용등급은 AAA 등급이지만 후순위채 등급은 2등급 밑인 AA0다. 조달구조는 선순위채권(예수부채, 선순위사채, 일반채무 등)이 총 91.3%, 후순위인 자본성증권 및 자기자본은 각 각 1.7%와 6.9%를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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