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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서동희 전무의 시련, 주가하락에 연기금 반대까지LG디스플레이 이사회 멤버 중 유일하게 자사주 매입…해외연기금은 주총서 선임 반대

김슬기 기자공개 2020-03-23 13:05:1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말 그는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주식을 대거 매집했다.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주식 매집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여기에 올해 주주총회 사내이사 선임 때 해외 연기금들의 반대의견도 다수 나오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물론 CFO 역할이 아닌 이사회 등재에 대한 반대 의견이었지만 그만큼 부담이 커졌다.

다만 지난해 대규모 자산손상처리 등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지났기 때문에 향후 더 나빠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연말 5000주 매집…현 등기임원 중 유일

서 CFO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LG디스플레이로 발령이 났다. 그가 CFO를 맡은 것은 2018년말이었다. 당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하고 있을 때였다. 본격적으로 그가 재무를 챙길 때에는 이미 지표가 좋지 않을 때였다.

그가 CFO를 맡으면서 2018년말 매출은 24조3366억원에서 2019년 23조4756억원으로 소폭 떨어졌다. 929억원 영업이익에서 지난해1조3594억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폭은 1794억원에서 2조8721억원으로 커졌다. 2018년말 부채비율은 122.9%에서 2019년에는 대규모 손상 처리를 단행하며 185%까지 치솟았다. LCD 손실폭이 커지고 대형 OLED투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재무지표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해 4분기에 OLED 조명사업 중단을 통한 손상 2000억원과 플라스틱 OLED 사업 손상 1조4000억원을 단행하며 손실을 털어냈다. 여기에 사업구조 개편과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LCD 비중을 낮추는 과정에서 인력 역시 축소해야 했기 때문이다. 조직을 통합하면서 임원과 직원 25%를 줄였다.

재무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흔히 주가의 저점에 다달았을 때 임원들이 주식 매집에 나서 시장에 개선의 시그널을 준다.

서 전무는 지난해 11월 28일 5000주를 매입했다. 주당 1만3600원에 사들이며 총 6800만원을 썼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등기이사 중 유일하게 주식을 매입했다.

그는 1987년 LG그룹으로 입사해 쭉 재무 관련 업무를 한 '재무통'이다. 2008년 LG 정도경영TFT 상무, 2012년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상무, 2014년 LG CNS 정도경영담당 상무, 2017년 LG생활건강 정도경영담당 전무로 있었다. 그가 임원으로 있을 때 주식을 매입하는 일은 드물었다. 과거 LG전자 근무 당시 422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LG CNS나 LG생활건강 재직 시절에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식 매입 이후에도 LG디스플레이 주가는 하락 곡선을 그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며 지난 19일 기준 주가는 8900원까지 내렸다. 경영상황 악화에도 주식을 매입해 자신감을 보여줬으나 시장 패닉에 역부족이었다.



◇해외 연기금 "서 CFO 이사회 멤버 선임 반대"…국내 실정과 맞지 않아

여기에 2020년 주주총회에서 서 CFO를 향한 반대의견도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20일 주주총회를 열어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의 승인 △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을 논의했다. 해당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으나 몇몇 안건들은 해외 기관들의 반대의견을 받기도 했다. 이 중 반대표가 가장 많았던 안건은 사내이사 선임에 관한 건이었다. 특히 서동희 CFO에 대한 부분이었다.

의결권을 행사한 5개 기관 중 3개 기관인 BCI(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투자공사), CPPIB(캐나다연금), SBAFlorida(플로리다연금) 등이 그가 이사회 멤버에 속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CPPIB는 사유를 공시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두 곳은 반대이유로 최고경영자(CEO) 외에 다른 인물이 이사회에 들어오는게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와 해외의 지배구조 차이에서 기인한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이사회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경영진을 견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며 "흔히 해외 연기금은 CEO 이외에 사내이사가 이사회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 역시 기관들이 이와 비슷하게 판단한 것인데 이는 국내 지배구조와 이사회 역할 등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다 채우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엿다.

해외 연기금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서 CFO 관련 안건은 해외와 국내와의 실정 차이에서 생겼지만 향후 LG디스플레이의 실적개선에 그 역시도 책임이 크다. 올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OLED 신공장 가동을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지난해 대규모 비용 반영으로 올해 고정비 부담이 축소되면서 차차 지표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LCD 관련 인력 구조조정 관련 비용이 이미 반영됐고 OLED 모바일 패널은 대규모 자산손상처리 등으로 올해 연간 고정비 부담이 크게 감소했다"며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적자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수요 둔화를 감안하면 매출 역시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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