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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자금시장 비상, 비은행계 증권사 유동성 우려 ELS, PF ABCP 등 리스크 심화…금융당국도 예의주시

피혜림 기자공개 2020-03-24 13:39:5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기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비은행계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 등으로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조달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단기금융시장이 흔들릴 경우 당장 조달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부동산과 대체투자 등의 일환으로 매입약정·매입확약을 제공했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도 변수다. 자금 경색 시 PF 자산유동화증권에 대한 투심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증권사들의 부담 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들은 계열 은행의 대규모 자금 지원이 기대할 수 있는 은행계 증권사와 달리 유동성 리스크 현실화 시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을 수 있어 금융당국 등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개 증권사, CP 긴급회의…모두 비은행계

금융위원회는 20일 오전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부국증권, KTB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 담당자와 함께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 시장 전반에 대한 유동성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중심의 CP 매입 등의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소집된 6개 증권사는 모두 비은행계 증권사다. 유동성 위기시 충분한 지원이 가능한 은행계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경색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 역시 이러한 문제를 고려한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는 이유다.

관련 업계에서는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과 관련해 ELS와 ABCP 등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국내 ELS 자체 헤지 등으로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ELS 주요 기초자산 폭락으로 이들은 추가 증거금을 지급(마진콜)해야 하자 기업어음(CP)을 포함한 자산 매각은 물론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다.

◇PF 단기물 리스크 부각, 매입약정 우려 현실화될까

이들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와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 유동화물에 대한 매입확약·매입약정 등의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대부분 리스크에 취약한 대체투자와 부동산 개발 등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내 불안감 고조로 리파이낸싱이 불가능해질 경우 증권사가 부담해야 할 자금 폭은 더욱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ABCP는 발행사 장부상에서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등에서 투명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며 "2008년 리먼사태 등 금융위기 시 가장 먼저 자금이 끊기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시장이 경색될 경우 기관들이 리스크가 부각되는 PF ABCP 등에 대한 투자를 보류할 가능성이 커 매입약정을 보장했던 증권사들의 유동성 리스크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분기말 연결기준 분기보고서 상 확인되는 미래에셋대우의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매입약정 금액은 1조 3401억원이다. 해당 CP·STB의 일부 혹은 전부에 대한 리파이낸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래에셋대우가 매입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의 ABCP 매입보장 약정 규모 역시 지난해 3분기말 7481억원에 달했다.

PF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채무보증 총액은 약 8조 848억원으로, 자기자본(3조 6439억원) 대비 221.9%에 달한다. 이중 ABCP 매입약정 규모는 4495억원이다. 채무보증 계약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PF 사업과 연관돼 있어 자금시장 위축에 따른 리스크가 더욱 크다.

◇KTB·부국, 자본 규모 대비 단기시장 연관성 높아

KTB투자증권과 부국증권 역시 주요 사업과 단기자금시장 내 연관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들의 경우 5000억원 안팎인 자기자본 규모에 비해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KTB투자증권은 대체투자 및 부동산 금융 주선 등의 특화 영역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ABCP 리파이낸싱 리스크 등에 노출돼 있다. 분기보고서상 확인되는 지난해 3분기말 ABSTB 매입보장 약정 금액은 1590억원이었다.

KTB투자증권과 부국증권은 CP 거래 및 인수 등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두 증권사는 매 반기마다 금융투자협회의 기업어음 최종호가 수익률 보고 증권사(총 8곳)로 선정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6개월마다 거래 실적 등을 고려해 평가한다는 점에서 CP 시장 입지가 확고한 셈이다.

부국증권은 기업어음 인수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단기시장 역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부국증권의 외부차입부채 7832억원 중 기업어음과 전단채가 차지한 금액은 6488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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