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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윙, 통화선도 계약에 84억 파생 손실 2021년 만기 통화선도 계약에 현금 유출 없는 평가손

윤필호 기자공개 2020-03-24 08:18:2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테크윙이 파생상품 거래에서 84억원 대 손실을 입었다. 현금 유출이 없는 평가손이지만 외부 감사인은 테크윙의 파생 거래를 핵심 감사 사항으로 꼽았다.

테크윙은 파생상품 거래를 2021년 만기로 장기 계약을 맺었다. 당장은 평가손실 상태로 현금 유출이 없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환율이 급변동해 자칫 손실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테크윙은 2008년 외환위기 당시 환율 급등에 따른 키코(KIKO·외환파생상품)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테크윙은 결국 키코 손실에 따른 피해액 중 70%를 되돌려 받았지만 한동안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크윙은 지난해 말 기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84억원을 기록했다. 파생상품 손실액은 6월말 기준으로 파생상품 거래와 평가에 따라 96억원에 달했으나 작년 말 기준으론 소폭 회복했다.

지난해 파생상품 손실은 재무제표상 기타비용으로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반도체 업황 악화로 각각 1604억원, 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7.9% 감소한 71억원에 그쳤다. 파생상품 손실이 반영된 기타비용이 전년 보다 271.9% 증가한 148억원을 기록한 영향이다.


테크윙은 지난해 환 위험을 헤지하기 목적으로 파생상품을 체결했다. 해외 수출 과정에서 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 시점에 약정된 환율로 통화를 매매할 수 있는 통화선도 계약이다.

우리은행과 매도 포지션으로 체결한 1203만5000달러 규모의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고 약정환율은 1058.19~1112.64원이었다. 2019년 1월 계약을 체결했으며 만기는 2021년 12월까지로 총 3년 약정이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66원으로 전년도 평균인 1100원보다 6% 상승했고 이는 재무제표 상의 손실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부터 환율 변동이 다소 안정세로 들어서면서 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다. 파생상품부채는 작년 말 기준으로 8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말 9억원과 비교해 856.9% 늘어난 수치다. 외부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도 2019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핵심감사사항으로 파생상품 이슈를 꼽았다.

올해 들어 환율이 다시 급등하면서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내년이 만기인 장기물인 만큼 분기 말마다 평가를 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 손실이 다시 커질 전망이다. 다만 만기 이전에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면 손실폭은 또 다시 줄어들 수 있다.

테크윙은 과거 '키코'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다. 키코는 기업과 은행이 환율 상하단을 정하고 범위 내에서 지정환율로 외화를 거래하는 상품을 말한다. 환손실을 피하고 차익을 얻기 위한 거래지만 가입비 면제 조건으로 환율 상단을 벗어날 경우 약정금액의 2~3배에 자금을 약정 환율에 팔아야 했다. 또 지정환율 상하단 폭이 지나치게 축소한 비대칭 거래로 비판을 받았다. 2007년부터 2008년 초까지 700여 중소기업들이 가입했다가 피해를 입었고 당시 줄소송으로 이어졌다.

테크윙도 당시 약 46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이후 2012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해액의 60~70%를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통해 35억4491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이는 고통을 감내했다.

테크윙은 외환 평가손실을 해외 실적 확대로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테스트 핸들러의 고객사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9.8%, 8.9% 늘어난 540억원, 87억원으로 시장기대치를 상회했다.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등 해외 고객사를 상대로 반도체 테스트 핸들러 공급이 증가한 덕분이다.

테크윙 관계자는 "매년 1분기가 비수기인데 올해는 코로나 악재에도 불구하고 출발이 좋다"며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가 주요 고객사였는데 작년부터 비메모리 반도체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늘리면서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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