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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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채안펀드, CP 매입 강수…실효성 두고 의견 분분단기자금시장, 신용경색 도화선…막대한 상환 물량, 지원 볼륨 부족

양정우 기자공개 2020-03-27 09:14:2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6: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달 본격 가동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기업어음(CP) 매입을 공식화했다. 옛 채안펀드와 운용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큰 차이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회사채는 물론 CP가 크레딧 위기의 도화선이라는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엔 CP 등 단기자금시장을 직접 겨냥한 지원책이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원 규모 측면에선 여전히 시장의 의견이 분분하다. CP 시장의 규모가 워낙 커진 터라 지원의 단비에서 벗어난 소외 지대가 클 것이라는 진단이다.

◇'20조' 채안펀드, CP 투자 '큰 축'…옛 운용 다른 행보 '긍정적'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금융시장에 총 41조8000억원을 지원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크레딧 위기 때마다 등장한 채안펀드(10조원+10조원)를 포함해 △P-CBO(6조700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제도(2조2000억원) △증권시장안정펀드(10조7000억원) △단기자금시장 안정 지원(7조원) 등이 주요 대책이다.

과거 금융위기 때 시장 지원책과 가장 큰 차이는 CP 시장의 리스크 해소에 무게를 실었다는 점이다. 2008년 조성한 채안펀드는 원칙적으로 CP를 투자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채안펀드는 CP가 투자 타깃 가운데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향후 회사채와 금융채, CP를 세 축으로 나눠 하위펀드(2개 이상)를 운영할 방침이다.

국내 CP 시장은 2010년 이후 발행잔액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CP 물량(ABCP 제외)이 12조1369억원 규모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일반 회사채(여전채 제외)의 만기 도래 물량(5조4286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더구나 코로나19 여파로 CP 시장에서 금리의 이상 조짐이 두드러졌다.

일단 시장에선 옛 채안펀드와 달리 CP 매입을 공식화한 데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기자금시장은 가장 먼저 쇼크가 반영되는 만큼 신용경색이라는 큰 불로 이어지는 도화선으로 여겨진다. 그간 채권시장에서 무엇보다 단기시장 안정화에 우선 순위를 뒀던 이유다.


◇거대한 CP 시장, 종합 대책 규모 '한계'…우량기업, 수혜 쏠림 우려

다만 CP 지원 규모의 적정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채안펀드를 기존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린다는 깜짝 발표를 했으나 국내 금융시장 자체가 2008년보다 크게 팽창해 있다. 20조원이라는 규모도 먼저 10조원 펀드를 조성한 뒤 후속으로 10조원 펀드를 만든다는 얘기다.

더구나 채안펀드는 우량기업의 CP만 담을 방침이다. 우량기업의 기준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시장에선 단기신용등급 'A2' 이상을 상환 여력이 충분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신용등급이 일정 기준을 밑도는 기업은 채안펀드의 직접 매입이라는 수혜를 못 누리는 셈이다.

또 다른 CP 지원 창구인 단기자금시장 안정 방안도 어디까지나 증권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총 7조원 재원 가운데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으로 5조원을 투입한다. 증권금융 대출(2조5000억원)과 한국은행 RP 매수(2조5000억원)가 주요 골자다. 최근 증권사가 CP 발행을 쏟아내면서 불안감을 조성했으나 역시 우량기업 조건에 미달한 업체는 소외를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나마 남은 재원 2조원도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경우 신용보강을 통해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속도감이 우선인 CP 지원에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일시적 자금난으로 시장성 조달이 어려운 기업은 신용보증기금 등의 신용보강을 토대로 CP(전자단기사채 포함) 차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A2-' 등급 이하 CP와 전단채 가운데 올해 상반기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총 25조8000억원 안팎으로 집계된다. 발행 규모의 비중이 압도적인 'A1' 물량을 제외해도 수십조원 어치의 단기성 차입이 상환을 기다리고 있다. CP 시장 안정화 측면에선 지원 규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관계자는 "정부의 종합 대책은 돌발 쇼크에 단기적 불안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금융위기급 타격으로 치닫으면 무엇보다 CP 지원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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