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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회장-행장 '이원화' 완성, 지배구조 불확실성 해소 손태승 회장 권한 강화...주가 긍정적 영향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20-03-26 10:24:3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마침내 해소됐다. 주가를 짓눌렀던 지배구조의 불안감도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최대 숙제인 잔여지분 매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손 회장의 연임은 우리금융그룹의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지난해 초 지주사를 설립한 뒤부터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를 추진해왔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DLF 사태에 따른 금융당국의 은행장 '중징계'로 인해 당초 구상안이 전면 중단될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금융 그룹임추위는 이로 인해 중단됐던 행장 내정자 선출 절차를 재개하고 권광석 당시 새마을금고 신용경제 대표를 행장 내정자로 선출했다. 손 회장의 연임을 강행하겠다는 의미였다. 중징계가 확정되자 우리금융은 25일 주총을 앞두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손 회장의 연임 돌파구가 열렸지만 이번엔 주주들이 말썽이었다. 의결권 행사기구인 ISS가 손 회장 연임 반대 의결 권고를 담은 서신을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내왔다.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7.7%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도 손 회장 연임안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예고했다.

정작 주총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손 회장 연임 등 25일 개최된 주총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우리금융 과점주주 중 한 곳이자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는 예금보험공사마저도 손 회장 연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다.


우리금융 지배구조는 이에 따라 회장과 행장 이원화 체제로 본격 전환됐다. 회장은 지주사 전반을 끌어가는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 행장은 은행 경영만 충실히 전담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됐다.

한때 우리금융의 자산과 수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가까운 만큼 회장과 행장 분리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회장과 행장 분리는 지주사 체제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란 의견이 보다 많았다. 후자에 힘이 실렸다.

행장 분리와 동시에 회장의 권한은 보다 강화하는 다양한 안전장치도 마련해뒀다. 일단 처음으로 분리 선임된 권광석 행장의 첫 임기를 1년만 부여한 게 대표적이다. 성과주의를 고려한 임기 부여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다만 연임시에는 3년 임기를 보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룹 임추위를 재편해 최근 새롭게 출범시킨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는 손 회장이 사내이사 중 유일하게 참여시켰다. 회장을 뽑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 별도로 존재하는 기구다. 회장이 행장 선임에 관여할 수 있는 힘을 그만큼 강화시켜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최근 내규를 변경하며 안전장치를 보다 더 강화했다. 이와 맞물려 볼 수 있는 내규 중 하나가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는 대표이사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는 조항이다. 지주사 대표이사는 곧 손 회장이다. 등기임원에 대한 선임 권한을 전적으로 회장에게 주면서 권한을 보다 높인 것으로 보인다.

회장과 행장의 분리 체제의 완성은 주식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를 바라보는 불안감 역시 해소해주는 요인이 될 것이란 평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어떤 금융지주사보다도 주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곳이다.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는 '잔여지분' 17.25%를 매각해 민영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예보)는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주당 1만3000원 이상에 매도해야만 IMF 당시 투입한 공적자금 원금 손실을 입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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