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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똑같은 한투캐피탈·저축은행 사외이사진 지배구조법상 문제 없어, 같은 여신 담당 계열사…투명성은 의문

이장준 기자공개 2020-03-30 14:36:1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사외이사 구성이 지난해부터 똑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간 사외이사가 이동하거나 일부 겸하는 경우는 있지만 100% 동일한 건 보기 드문 케이스라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투저축은행은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원기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기존 김춘배, 한복환 사외이사도 4연임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감사위원회 위원이며 임기는 모두 1년 뒤 정기 주총일까지다.

같은 날(19일) 한투캐피탈도 주총을 열어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독특한 건 3명 모두 한투저축은행과 같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김춘배, 한복환 이사가 연임하고 이원기 이사가 새로 선임된 구조는 물론 임기와 감사위원 역할까지 똑같다.

이는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퇴임한 전임 사외이사 1명을 포함한 사외이사 3명이 한투캐피탈과 한투저축은행에 동일하게 포진했다.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은 상법상 사외이사 확충 등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 2014년 설립된 한투캐피탈은 2018회계연도 기준 총자산이 2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했는데 한투저축은행과 동일한 인물들로 구성한 것이다.

이들 회사는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특성이 유사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는 여신을 주력으로 하는 동질성을 갖고 있다"며 "효율성 차원에서 사외이사를 따로 선임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법상 문제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배구조법 시행령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등 임직원이 다른 자회사 등 임직원을 겸직할 수 있다. 같은 한투지주 계열사인 이들 사외이사의 겸직이 가능한 이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이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이같은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까지 BNK금융지주 김영재 사외이사가 부산은행 사외이사를 겸했지만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충분히 투명성을 확보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열사 사외이사 전원이 같은 건 보기 드문 일"이라며 "사외이사 후보자 풀(pool)을 충분히 두고 관리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춘배 이사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출신으로 옛 한국개발리스에서 부장까지 지낸 후 신한캐피탈로 적을 옮겼다. 신한캐피탈에서 투자금융본부, 기업금융본부를 이끈 뒤에는 상임고문 역할을 맡았다. 이후 포스코기술투자 상임운영자문위원, HK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 사외이사, (주)큐로 상임감사 등을 역임했다. 여신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한복환 이사는 2010년 조선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에서 20년 넘게 종사했다. 금융사는 광주은행과 한투저축은행을 오갔다. 광주은행에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상근감사위원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상임감사위원을 지냈다. 한투저축은행에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사외이사를 맡은 뒤 2017년 복귀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이원기 이사는 미국 UCLA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PCA자산운용 대표이사까지 지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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