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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본드도 진입장벽 견고…호주계조차 문전박대 이종통화 딜도 소수 하우스 독점, 양극화 심화…다양성 사라진 한국물 시장

피혜림 기자공개 2020-03-27 09:15:1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0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내 글로벌 하우스의 진입장벽이 견고해지고 있다. 달러채권에 이어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등의 이종통화 딜에서도 리그테이블 상위사만이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히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이어 한국도로공사도 역시 리그테이블 상위 10개사 중에서 주관사단을 선정했다. 일부 하우스들만의 리그가 구축되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한국물 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주관사로 HSBC와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SC)를 선정했다. 캥거루본드 투자자 모집에 강점을 갖춘 호주계 하우스는 명함조차 내밀 수 없었다. 한국도로공사는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연내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관사단으로 선정된 세 하우스는 캥거루본드보단 달러 채권 등의 딜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지난 3년간 HSBC와 미즈호증권이 주관한 캥거루본드 딜은 1~2건에 불과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경우 대만 시장에서 포모사본드를 호주달러로 찍은 한국수출입은행 딜이 유일해 사실상 캥거루본드 딜 주관 이력이 없다.

한국도로공사의 주관사 선정에 대해 하우스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HSBC와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는 모두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한국물 10위권 내 하우스다. 매년 1, 2위를 차지하는 HSBC와 더불어 스탠다드차타드는 달러와 유로화, 포모사본드 주관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5위에 올랐다. 미즈호증권 역시 2017년 한국 진출을 본격화한 후 매년 9~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순위권 하우스들이 이종통화 딜에서도 견고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과 달리 과거 캥거루본드 딜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하우스들의 존재감은 미미해지고 있다. ANZ와 웨스트팩(Westpac), NAB 등 호주계 하우스들은 올들어 캥거루본드 딜에서 자취를 감췄다.

특히 ANZ 등은 한국물 수익 창출 기반 등을 갖춘 후 국내 진입을 준비했던 곳이었다. 상위사 중심의 주관사단 구성이 견고해질 수록 신규 IB들의 국내 진입 여건이 악화되는 셈이다.

캥거루본드 딜에서 상위 하우스 중심의 주관사단이 구성된 건 이번만이 아니다. 2월 캥거루본드를 발행하고자 했던 한국광물자원공사 딜의 주관사는 BNP파리바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이었다. 모두 리그테이블 순위권에 있는 주요 하우스들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자 캥거루본드 발행을 철회하고 달러채 조달 등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종통화 딜은 해당 지역을 기반으로 한 하우스들이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통로였다"며 "하지만 최근 하우스 양극화 현상이 이종통화 딜에도 영향을 미쳐 글로벌IB들의 한국물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트랙레코드를 쌓을 환경조차 조성되지 않을 경우 신규 글로벌 IB의 진입이 위축돼 한국물 시장 자체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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