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대한항공 ABS 수요 부족, 증권사 셀다운 고심 [코로나19 파장]공급량 6000억, 수백억 그친 투자자 모집…미청약 물량 인수 부담

이지혜 기자공개 2020-03-30 15:08:0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셀다운 작업이 사실상 '휴업' 상태다.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총물량 6000억원 중에서 투자자 수요가 확보된 것은 몇 백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증권사들의 인수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총액인수 방식을 택한 만큼 미청약 물량은 증권사들이 모두 떠안아야 한다. 그나마 참여한 증권사 수가 많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일단 증권사들은 캐리 목적으로 미청약 물량을 보유기로 했다. 이후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투자심리가 개선하면 여러 달에 걸쳐 셀다운을 진행할 계획이다.

◇투심 위축에 투자자 유인책 설정

대한항공이 ABS 발행을 결정하고 추진 계획을 세운 것은 올해 1월이다. 일반적인 공모 회사채와 달리 자산유동화증권은 적어도 발행일로부터 두 달 전부터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당시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이토록 심각해질 것으로 생각한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2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비위축, 경기 침체 전망이 많아지면서 투자심리도 한결 싸늘해졌다.

대한항공이 항공 여객수요 감소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ABS 발행을 놓고 금융당국의 시선도 한결 깐깐해졌다.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납입일도 다소 미뤄졌다. 매출 추정치 하락 등 핵심투자위험을 좀더 명확하게 밝히라는 것이었다. 2016년 이후 장래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S를 발행하면서 정정요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렇듯 대한항공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주관사 등은 투자자에게 매력을 어필할 만한 요소를 여럿 설정했다. 일단 금리를 높였다.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할 당시 15개월(1년3개월)부터 60개월(5년까지)까지 만기구조를 16개로 구성했고 가산이율은 연 0.24~0.80%포인트로 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0.850~1.900%포인트까지 스프레드를 높였다. 덕분에 절대금리 수준도 2.53~4.74%대(19일 금융투자협회 무보증회사채 A0 민평등급 기준)로 지난해보다 훨씬 높아졌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기관투자자가 아니면 투자하기 어려운 금리대로 설정했다"며 "이번엔 리테일 수요도 모을 수 있을 만큼 금리밴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투자자 풀을 훨씬 넓힌 셈이다.

또 신용보완구조에 추가적립금, 신탁유보금 등 조건도 추가했다. 지난 조기지금사유, 가지급금지, 신탁원본만 1단계 신용보완구조에 담았던 것과 대비된다. 1회차 원금 상환금액 350억원과 1회차 만기 시점(2021년06월30일)까지, 1~16회차 이자비용 및 운영비용을 합한 606억원을 신탁유보기간 종료일(2021년06월30일)까지 수탁자 명의의 신탁유보금 계좌에 적립했다. 최초 원금 상환시기까지 원리금 상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투자자 수효 '미확보', 우선 캐리 목적 보유

그러나 투자자 모집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전체 6000억여원의 물량 가운데 투자수요는 수 백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납입일인 30일까지도 투자자 수요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다면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미청약 물량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대한항공 ABS를 일단 캐리 목적으로 보유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진정되거나 투자심리가 풀리면 셀다운 작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절대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도 기관투자자 수요가 많았다는 점과 대비된다. 특히 항공사 ABS는 상환가능성이 높아 신용등급도 발행사보다 높다. 그러나 얼어붙은 투심을 녹이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다만 ABS 인수에 참여한 증권사들이 워낙 많아 일단 각 증권사가 떠안을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의 ABS물량을 인수하는 곳은 한국산업은행 등 대표주관사를 포함해 모두 15곳에 이른다. 최근 5년 동안 대표주관사 수가 이렇게 많았던 적은 2016년 9000억원을 발행했을 때뿐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셀다운 작업을 지금으로서는 포기했다"며 "일단 하반기부터 여객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투자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