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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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2600억 들인 '스마트 팩토리'의 부작용 최근 2년간 단기차입금 두배 확대, 육계시세 약세로 증설 효과 전무

최은진 기자공개 2020-04-02 12:29:3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5: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이 약 26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로 인해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실적이 악화되는 부작용을 맞았다. 투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금을 대거 끌어 쓰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은행에서 장기차입을 거절한 데 따라 단기차입금이 확대됐고,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만 3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스마트 팩토리가 완공됐지만 닭고기 시장의 공급 과잉 여파로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고 있다. 투자에 따른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서 지난해엔 대규모 적자를 냈다. 내부적으로 이를 해결할 대책은 닭고기 시세 상승밖에는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손 쓸 방책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림은 지난 2017년 9월 업계 최초로 '스마트 팩토리' 설립을 결정했다.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동물복지형 고품질 제품생산 시설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 익산 공장부지 2만평에 추가로 부지를 더 사들여 총 7만평 규모로 증축 및 리모델링 했다.

여기에 들어간 총 투자금은 대략 26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투자를 결정할 당시만 해도 179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추가로 부지를 더 사들이는 등의 작업을 진행하면서 예상보다 과도한 자금이 지출됐다.

당시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 약 400억원에 더해 유상증자로 825억원을 충당했고, 나머지는 모두 차입으로 채웠다. ㈜하림은 주로 자금조달을 회사채 시장보다는 은행권을 활용한다. 이 때문에 차입금 마련을 위해 농협·KEB하나·우리·KDB산업은행 등 시중은행은 물론 중국광대은행 등 외국계 은행으로까지 대출 범위를 넓혔다. 은행에서 못 채운 자금은 신한·IBK캐피탈 등 2금융권으로부터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단기차입금이 대폭 증가했다. 2017년 말 연결기준 1770억원에 그쳤던 단기차입금은 2018년 3183억원으로 약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엔 일부 상환하면서 300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1000억원대에서 관리하던 예년 수준을 감안하면 부담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모든 단기차입금의 만기가 1년 이내에 몰려 있다.


당초 ㈜하림은 장기대출로 차입하려 했으나 은행에서 신용도 등을 문제 삼으며 거절한 데 따라 불가피 하게 단기차입을 쓸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여파로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2년 전과 비교해 두배 가량 확대된 201.40%를 기록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34.2%에서 55.56%로 치솟았다. 단기차입금 비율은 51.8%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 정식 가동에 들어간 스마트 팩토리가 긍정적 효과를 내면서 실적이 늘어난다면 차입금 부담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육계시세가 급락하면서 스마트 팩토리의 효과를 볼 기회 조차 없는 상황에 처했다. 사단법인 육계협회에 따르면 육계(9-10호)의 도매가격은 지난해 초 4700원을 고점으로 찍고 현재 2385원까지 내려앉았다. ㈜하림과 같은 육계업체들이 공급을 대거 늘리면서 가격 하락을 유발한 결과다. ㈜하림측은 현 가격대라면 팔수록 손해만 남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이 여파로 ㈜하림은 지난해 매출액 8059억원, 영업적자 434억원, 당기순손실 3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전년대비 2.7% 하락하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했고 2년 연속 이어진 당기순손실은 그 폭이 더 확대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며 육계시세 정상화가 요원한 상황이다. 육계시세가 올라가는 것 말고는 달리 흑자전환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만큼 ㈜하림 내부적으로는 불안감이 팽배해진 분위기다.

1년 이내 갚아야 할 대규모 차입금 마련도 부담이다. ㈜하림은 일부 해외법인 지분을 하림지주에 넘기고 소규모 흑자 계열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자금 마련에 몰두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는 한 당분간 자금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림 내부 관계자는 "2년 반동안 투자금액이 2600억원 넘게 들어간 스마트 팩토리로 인해 단기차입금이 늘어났지만 이에 대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에서 장기대출을 거절한 데 따라 불가피 하게 단기차입금을 쓰게 됐지만 육계시세 급락으로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실적 개선 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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