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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하우스 양극화]DBS·MUFG 등 틈새 공략 경쟁력 입증…진입 초읽기⑦구조화·네트워크 역량 기반 '차별화'…ING, 모건스탠리 등도시장 노크

피혜림 기자공개 2020-04-02 15:10:31

[편집자주]

한국물 시장 내 외국계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주관사 맨데이트를 겨냥한 글로벌 IB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위사의 시장 점유율은 나날이 솟구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개별 하우스만의 특색을 강조한 글로벌 IB들이 꾸준히 한국물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도리어 기존 하우스들의 독식 체제는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높아진 진입장벽 속에서 글로벌 IB들의 활동성은 물론 한국물 시장의 다양성은 희미해지고 있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 시장 내 하우스별 양극화 현상이 고조되자 '그들만의 리그'에 속하지 못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당장 수익성 등을 증명해야 하는 신규 진입 하우스들은 차별화된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보완하는 모습이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 미쓰비시UFJ그룹(MUFG) 등이 대표적이다. 구조화 부문에서 역량을 갖춘 DBS는 외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MUFG는 세계 각지로 뻗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조달 전략을 제시해 국내 이슈어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대부분의 하우스들이 높은 진입장벽을 넘지 못하고 한국물 사업을 철회했으나 이들은 꾸준히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순위권에 오르지 못한 기존 하우스 역시 틈새 공략에 한창이다. 네덜란드계 ING증권은 북유럽 기관을 공략할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 등을 활용해 유로화 딜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한국수출입은행의 멕시코통화 채권 발행 작업의 우군으로 나서는 등 이색 이종통화 딜에서 역량을 드러내기도 했다.

◇후발주자, 차별화 서비스로 경쟁력 확보 나서

싱가포르계 하우스인 DBS는 한국물 커버드본드 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하우스 중 하나다. 구조화 금융에 특화된 하우스 역량을 기반으로 커버드본드는 물론 외화 자산유동화증권(ABS) 딜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과거 국책은행의 싱가포르달러 채권 딜에서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던 것과 달리, 한국물 커버드본드 시장의 발전을 이끄는 조력자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2016년 국민은행 딜을 시작으로 DBS는 한국물 커버드본드 딜에서 입지를 다졌다. 2018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첫 유로화 커버드본드 딜을 주관한 하우스 역시 DBS였다. 지난해에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저당증권(MBS) 투자 및 아시아 유동화·커버드본드 시장 발전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견고한 관계를 다지고 있다.

MUFG 역시 공격적으로 한국물 영업을 이어가는 하우스 중 하나다. MUFG는 각국의 글로벌 하우스 인수 등에 나서 세계 각지로 네트워크를 넓혔다. 이에 힘입어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 외에도 달러채와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유로화채권 등에서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통화에 대한 세일즈 능력은 물론 아시아에 갖춘 대규모 신디케이트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은행권 이슈어 등을 대상으로한 특화 서비스와 태국 바트화 등 이색 통화시장으로의 확장력 역시 강점이다. MUFG는 유럽 내 리보금리(Libor)를 설정(setting)하는 대표 은행 중 하나로, 이를 기반으로 국내 은행의 유로화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데 앞장섰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태국 바트화 딜에도 특화돼 있어 한국물 시장의 조달 통화를 다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틈새 겨냥, 한국물 개성 뒷받침

한국물 시장의 틈새를 겨냥한 기존 하우스들의 기세도 거세다. 2016년 국내 시장에 재진출한 ING증권은 네덜란드계 하우스로서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ING증권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세일즈팀 등을 활용해 북유럽 투심까지 도맡을 수 있다는 장점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최근 조달금리 절감 등의 이점을 위해 유로화 시장을 찾는 한국물 이슈어들이 늘고있는 점은 호재다.

구조화 금융 역시 ING증권의 차별화된 역량으로 손꼽힌다. ING증권 서울지점의 손영창 대표(지점장)은 구조화 금융의 강자로,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 카드사의 외화 ABS 딜 등을 이어오며 역량을 입증했다. 한국물 시장 내 새롭게 싹트고 있는 커버드본드 딜에서 ING증권이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모건스탠리는 이색 이종통화 딜로 한국물 시장의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한국수출입은행의 첫 멕시코통화 채권 데뷔전에서 단연 돋보인 하우스였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수출입은행과 멕시코통화 채권 딜 초기 단계부터 수개월 간 관련 작업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건스탠리의 조력을 바탕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8월 한국물 최초로 70억페소(약 4342억원)의 멕시코 현지통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멕시코 채권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이후 이후 스왑(swap) 통로 등을 좁힌 탓에 해외 이슈어들에게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데뷔로 한국물 발행 영역은 멕시코 시장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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