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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불확실성…10대 건설사 '현금' 늘렸다 대형사일수록 '유비무환' 기조…코로나19 사태 앞서 선제적 대비

이정완 기자공개 2020-04-06 08:11:2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의 현금 보유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는 코로나19 전부터 대체로 현금을 비축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왔다. 대형사일수록 이런 기조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건설 경기가 오래 전부터 부진했던 상황 속에서 수익성이 양호한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미리 유동성을 확보해온 것이 현 시점에서 오히려 도움이 됐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10대 건설사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건설사가 현금을 늘리는 기조를 이어갔다. 대형 건설사일수록 이런 기조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4대 건설사 현금보유량 순위, 시평 순위와 비슷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건설사는 2019년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한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물산의 2019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조7044억원으로 2018년 2조9075억원에 비해선 7% 줄었으나 여전히 1위를 지켰다. 다만 삼성물산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건설부문 외 다른 사업부문 실적이 포함된 수치다.

순수 건설사 중에서 현금 보유 1위는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2조860억원을 보유해 2018년 2조2412억원 대비 15% 증가했다.


시공능력평가 기준 4대 대형 건설사는 현금 보유에서도 같은 순위를 나란히 이어갔다. 대림산업(2조5592억원), GS건설(1조7930억원) 순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의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은 모두 현금이 10~20% 증가하며 짜여진 재무 전략에 따른 안정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대형 건설사는 영업활동을 바탕으로 한 현금 마련에 집중했다. GS건설의 경우 2018년 현금이 1조926억원으로 2018년 2조4423억원에 비해 35% 줄어든 경험이 있다. 이런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 관리를 강화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분양으로 확보한 현금이 유입되면서 증가된 현금 보유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회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현금은 2018년 5240억원에서 2019년 1조1882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2018년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현대엔지니어링도 핵심 사업인 플랜트 사업 덕에 현금이 늘었다. 발주처와 맺은 계약 관계에 따라 플랜트 등 대형사업장에서 공사 진행률이 높아지면서 현금이 대거 유입됐다.

◇회복 요원한 건설 경기 탓 '유비무환(有備無患)'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건설사가 유동성 확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금 증가 원인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사업 여건이 좋지 않다보니 어떤 비상사태가 오더라도 대비할 수 있는 기초체력 확보가 중요해졌고 재무건전성을 갖추기 위해 현금 확보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건설 경기가 어둡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거론돼왔다. 올해도 반등이 요원하다는 게 건설업계의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증액하는 등 건설경기 회복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착공 절차를 고려하면 내년과 내후년이 되어야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2010년대 중동발 해외 플랜트 사업 대규모 적자 이후 건설사에서 집중해온 주택 사업도 부동산 규제로 인해 전반적인 사업 분위기가 좋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줄어든 해외 수주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현금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현 시점에서 조금이나마 불안을 줄일 수 있는 요소가 됐다. 건설사의 선제적인 노력 덕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기업 은행 대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현금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안정성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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