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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폴리오, 흥아해운 CB 손절매 '불행중 다행' [메자닌 투자 돋보기]관리 종목 지정 전 지분 처분 완료…10억원대 손실 예상

정유현 기자공개 2020-04-07 13:17:5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3년 전 투자한 코스피 상장사 흥아해운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최근 흥아해운이 워크아웃 신청 절차에 돌입한데 이어 관리 종목에 지정되면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앞선 지분 정리가 위안이 되고 있다.

다만 흥아해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만큼 수익을 내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자율 0%에 CB가 발행된 만큼 전환청구권 행사 후 주가 상승을 기다리거나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흥아해운이 최근 적자를 지속하는 등 재무 상태가 악화되면서 손실 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손절매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흥아해운 CB 전환청구권 행사 후 지속적으로 장내 매도를 통해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올해 1월 초 지분율이 5% 이하로 낮아지며 공시 의무가 없어졌지만 이후에도 남은 주식을 지속적으로 처분했다. 회사 측은 손실 여부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지만 계산 시 10억원 대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017년 흥아해운이 150억원 규모로 발행한 14회차 CB발행에 안다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등과 함께 참여했다. 이중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40억원 어치를 인수했고 타임폴리오 The Time-M·H·Q·T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펀드에 편입했다.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 이자율 모두 0%로 발행됐으며 전환가액 1751원, 사채 만기일은 2022년 4월 18일이다.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항도 있었다.

당시 흥아해운이 CB발행에 나선 것은 당장 자금을 투입해야 할 용처가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여유 자금 확보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전해진다.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었지만 금리 0%의 파격적인 조건도 CB발행에 영향을 끼쳤다.

이자율 0%로 발행되는 CB의 경우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향후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이 목적이다. 하지만 CB발행 후 흥아해운의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전환가액은 지난해 7월 결국 한도 수준인 684원까지 떨어졌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투자자 입장에서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 지분율이 늘어나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흥아해운은 유자형(U) 반등을 기대할 만큼 재무상태나 업황이 좋지는 않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이 지속됐지만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풋옵션(조기상환권) 행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풋옵션 행사시 가산되는 이자율은 만기이자율을 기본으로 하는데 0%로 설정된 만큼 원금만 챙길 수 있다. 인수자로서는 수익률이 제한되는 풋옵션 행사보다 보통주 전환을 통해 장내에서 엑시트하는 게 유리하다.

지난해 상반기 흥아해운은 장금상선과 컨테이너 사업 합병을 앞두고 재무 개선에 집중했다. 결손금 보존을 위해 감자를 진행하고 비핵심 계열사 지분 매각도 진행하는 등의 노력에 따라 주가 상승에 대한 여력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가는 600원~700원선에서 거래되는 데 머물렀다. 재무 상황이 안좋은 만큼 풋옵션 행사를 한다고 해서 상환 여력이 없을 가능성도 컸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회수에 나섰다. 앞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전환가액 리픽싱에 따라 잠재 지분율이 5%를 넘겼다. 보유 주식수는 584만7953주(5.66%)로 투자 당시 예상 주식수(228만4408주) 보다 228만4408주였는데 2.5배가 늘었다.

올해 1월 10일까지 공시한 내역을 분석하면 전환청구권을 일부 행사해 11월 말 292만3973주를 받아 지분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전환가액보다 낮은 500원대에 처분하며 지분율을 낮췄다. 전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지분까지 포함하면 남은 주식은 421만481주(3.66%)다. 이 장내 매도 방식을 통해 10억원 안팎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2월 초 나머지 보유분에 대해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292만3978주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주식은 2월 24일경 추가 상장됐는데 당시 주가는 300~400원대에 형성됐다.

나머지 지분을 300원~400원대에 지분을 팔았다고 가정하면 최대 16억원대의 현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를 맞춰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흥아해운 투자로 1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 전환 후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는 접은 상태로 보이며 주가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손해를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3월 초 흥아해운이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했고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관리종목으로 신규 지정되는 등 악재가 지속됐다. 발 빠르게 정리하며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타임포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관리종목 지정 전 이미 흥아해운 지분을 정리했기 때문에 이번 악재에 따른 영향은 없다"며 "처분 단가나 손실 여부까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흥아해운 거래정지 전 3개월 간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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