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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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첫 1000억 중간배당 어디 쓰였나 서민정 200억·아모레G 800억…승계재원·오설록 신사업 투입

전효점 기자공개 2020-04-06 08:51:3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6: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작년 하반기부터 오너 3세 승계 플랜을 가동한 가운데 서민정 과장은 승계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까. 그 궁금증이 비상장 계열사 이니스프리 감사보고서 발표로 풀렸다. 이니스프리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0억에 이르는 대규모 중간배당을 실시하면서 서 과장은 단번에 수백억원대 자금을 확보했다.

3일 이니스프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02억원의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배당금은 41만원에 해당한다. 당해 연도 결산 배당 78억원까지 합하면 총 배당금은 1080억원에 이른다.

이니스프리 곳간에서 덜어낸 실탄은 지분 81.8%(20만주)를 보유한 그룹과 18.2%(4만4450주)를 보유한 서 과장에게로 유입됐다. 지분율대로라면 이번 중간배당에 따라 그룹은 820억원을, 서 과장은 182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계산된다. 결산배당까지 고려하면 그룹과 서 과장은 2019 회계연도에만 각각 902억원, 196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지난해 유례없는 대규모 중간배당의 의미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그룹의 자금 확보와 서민정 과장의 승계 재원 확보다.

우선 그룹은 이번에 수취한 배당금을 활용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주식 취득 대금과 신설 법인 오설록의 차(茶) 사업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오설록은 그룹의 차기 신사업으로 낙점된 상태다. 그룹은 작년 8월 아모레퍼시픽 산하 오설록 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면서 화장품 사업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 과장에게로 유입된 배당은 향후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룹은 지난해부터 오너 3세에 대한 경영 및 지분 승계플랜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은 2012년 이래 서민정 과장이 지분 12%를 보유하면서 배당을 수취해 와 '서민정 계열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순익 저하가 이어지면서 결산배당도 매년 축소됐다. 2016년 한때 250억원에 이르던 결산 배당은 지난해 78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그룹도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 향후 3년 간 아모레퍼시픽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을 비롯해 이니스프리 중간배당을 실시한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중간 배당을 미처분이익잉여금의 누적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니스프리 이익잉여금 곳간은 풍부한 상황이다. 로드숍 업황 호황기에 누적된 당기순이익이 현금으로 쌓여 2018년 한때 미처분이익잉여금은 3339억원까지 누적됐다. 작년에는 1000억원 중간배당이 감해져 연말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이 2719억원으로 처음 줄었다.


하지만 이니스프리 실적 지표가 추락하는 가운데 곳간 상당 부분을 배당에 투입한 점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이니스프리 매출은 2016년 정점을 찍은 이후 국내외 시장에서 중저가 브랜드 업황 악화에 따라 매년 10% 내외 역성장을 지속했다. 작년에는 매출 551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한때 1500억원에 육박했던 당기순이익은 작년 489억원까지 축소됐다. 예년만큼 이익잉여금을 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한 해 국내 135개 매장을 정리한 상황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1000개가 넘는 매장수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는 매장수를 920개까지 줄였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브랜드를 살려보려고 했으나 실패, 올해부터 현지 매장을 축소해나갈 방침이다. 그룹이 계열사 이니스프리 곳간에서 확보한 실탄을 다른 사업에 투입한 결정에 대해 한때는 유망주였던 브랜드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에도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이니스프리는 투자수요에 비해 누적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반면 지주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금수요가 크다"면서 "이니스프리 배당을 통해 그룹사 성장을 위한 여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중간배당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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