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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 리포트]문배철강, '공격적 레버리지' 전환 배경은저금리 맞아 차입금 확대…수익성 하락에 재무전략 바뀔 듯

구태우 기자공개 2020-04-06 08:11:0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상품(열연·냉연)을 가공 및 중개하는 대리점 사업은 투하자본(Invested Capital)이 적게 들어간다. 투하자본은 기업의 영업활동을 위해 투입된 자본을 의미한다. 기업이 투입할 수 있는 자본의 규모는 한정돼 있는 만큼 효율적으로 투입해 높은 수익을 내는 게 핵심이다.

대리점은 포스코에서 열연을 구입해 단순가공을 거친 후 수요업체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포스코의 판매가와 대리점 유통가의 차액이 곧 마진이 되는 셈이다. 사업구조가 단순해 이들 대리점은 1970~1980년대부터 열연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대규모 자본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치 않아 진입장벽이 낮았다.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십수 년 동안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철강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은 상황이 딴판이다. 포스코의 열연 대리점은 대부분 적자이거나 수익률이 1%도 안 된다. 수요 업체의 불황과 마진이 하락한 영향이다. 열연 유통사업이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아 대리점들은 투자보다 배당에 관심이 많다. 이때문에 재무구조는 매우 건전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투자처도 없고 '무차입'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배철강은 포스코의 열연 대리점 8곳 중 이례적으로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활발한 업체다. 부국철강 등 여타 대리점의 재무 현금흐름은 배당금 지급이 전부다. 반면 문배철강은 자본을 활발하게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금융권 차입은 물론 교환사채도 발행하고 있다.

문배철강이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문배철강의 지난해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 329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재무현금흐름은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고 상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금 유출과 유입을 의미한다. 배당도 영업활동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재무현금흐름으로 인식한다. 재무현금흐름이 플러스인 건 외부에서 끌어 쓴 자본이 상환한 자본보다 많다는 의미다. 즉, 문배철강은 지난해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자본을 조달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재무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단기차입금 증가' 항목이 186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단기차입금 상환(-1673억원) △장기차입금 증가(215억원) △이자지급(-12억원) △배당금(9억원) △리스부채 상환(1억원) 순이다. 2018년까지 차입한 금액과 상환한 금액이 비슷하게 유지되면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차입한 금액의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는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문배철강의 단기차입금은 211억원으로 전년(21억원)보다 190억원(90%) 증가했다. 장기차입금은 같은 기간 200억원 늘었다.

지난해부터 차입금 규모가 늘어난 건 금리와 무관하지 않다. 문배철강은 '레버리지'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것보다 외부자본을 조달한 비용이 낮다면 레버리지는 효율적인 재무전략이다. 문배철강의 단기차입금 금리는 대부분이 CD금리(CD+0.86%)를 적용받고 있다. 이 금리는 2019년 1분기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했다.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된 만큼 차입금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문배철강은 지난해 1.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은 1625억원으로 전년보다 31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억원 감소했다. 저금리로 자금조달 환경은 개선됐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레버리지 효과가 반감된 것이다.

지난해 문배철강이 지불한 이자비용은 약 12억원이다. 금융비용이 영업이익 규모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문에 앞으로 레버리지보다 자기자본을 활용해 영업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문배철강은 포스코 열연대리점 중 이례적으로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하는 곳"이라며 "대리점 유통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수익성 방어가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배철강은 1973년 설립돼 37년째 포스코 제품을 가공유통하고 있다. LNG와 철도, 보일러용 강관을 주로 생산한다. 포스코의 제철소가 위치한 포항과 광양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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