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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김호선 버추얼텍 대표, 하락장 속 지배력 확대 '눈길'투자자 대상 '10% 할인' 유증 편승, 소액주주 차별 논란도

방글아 기자공개 2020-04-07 11:23:5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버추얼텍의 최대주주 김호선 대표가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 행사에 나선 전환사채(CB) 투자자에 제공한 신주인수권 매수 기회에 편승해 지배력 강화를 꾀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CB 재발행(만기 연장) 대신 액면가 수준의 발행가가 책정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특수관계자 등 투자자를 대상으로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인수할 자격을 부여하자 소액주주 차별 논란도 제기된다.

휴대폰 주변기기 전문기업 버추얼텍은 지난 1일 운영자금 20억원 조달을 위해 김호선 대표와 위드윈홀딩스에 주당 535원에 각각 186만9158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5회차 CB를 대거 사들인 재무적 투자자(FI) 위드윈홀딩스가 최근 보유물량 전량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한 데 따른 것이다.

위드윈홀딩스는 지난해 5월 계열사 2곳과 함께 주당 전환가 730원에 40억원어치(총 547만9452주) CB를 사들였다. 이후 장내에서 5만주를 추가 매수하는 등 버추얼텍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부터 주가가 지속 하락하자 전환청구기간까지 기다리지 않고 상환을 받기로 했다.

이에 버추얼텍은 롤오버 대신 취득 후 소각 계획을 밝혔다. 대규모 미전환 CB로 인한 주가 하방 압력을 덜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분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재무구조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위드윈홀딩스를 대상으로 상한 할인율(10%)을 적용한 유상증자를 새롭게 진행하기로 했다. 주가가 낮아진 상황을 역이용해 이자가 나가는 CB 대신 신주인수권 발행으로 저가에 주식 매수 기회를 열어준 셈이다.

실제 신주인수권 발행가는 3월 한 달간의 낮은 주가 흐름이 반영돼 최종 535원에 확정됐다. 앞서 상환 청구된 CB 전환가 대비 73.3% 수준이다. 위드윈홀딩스는 이를 통해 관계사를 포함 버추얼텍 지분 3.2%를 확보했다.

김호선 대표가 이를 지배력 강화 기회로 활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위드윈홀딩스와 함께 같은 주식 수를 배정받아 참여를 결정했다. 이번에 신주가 상장되면 김 대표의 지분율은 직전대비 1.6%포인트 증가한 26.3%로 상승한다.


다만 소액주주 차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가 최대주주에 오른 지난해 4월말 이후 특수관계자 내지 거래처에 우호적인 대규모 자본 조달이 잇따르며 관련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를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버추얼텍은 1년 남짓한 기간에 9~10%의 할인율을 적용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총 4차례 진행했다. 같은 시기 발행된 CB 미전환 물량을 포함해 4038만6165주를 신규 발행했다. 이는 김 대표 취임 전인 지난해 1분기말 기준 발행주식총수(3945만6342주) 보다도 큰 규모다.

소액주주들에겐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 CB 대규모 발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버추얼텍은 지난해 5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총 3298만1658주로 전환 가능한 CB를 발행했다. 모두 전환가 조정(리픽싱) 최고 한도인 70% 조건을 달아 투자자의 손실 보전 폭을 최대화했으며 이 중 5월 발행 물량에는 김 대표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에 버추얼텍은 경영상 최선의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기존 사업부문 매출 감소와 관계기업 주식 지분법 손실로 2018년에 적자로 전환한 후 회복에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당기순손실 60억원과 총포괄손실 77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버추얼텍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결손금 69억원, 기타포괄손실누계액 241억원으로 부분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상태다. 회사 안팎에선 증자 대신 감자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사측은 관련 계획을 일축한 상황이다.

버추얼텍 관계자는 "자본상태가 아직 과도하게 우려할 만한 위험 수준은 아니다"며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업체 스노우피크와 손잡고 성장동력이 될 신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감자가 아닌) 증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혜로 비칠 수 있는 할인율 적용과 관련해서는 "요즘과 같이 변동성이 큰 장에선 투자자들에 일정 부분 베네핏 제공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신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번 할인 유증은) 경영상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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