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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외화채 흥행…스위스 시장 공략 적중 [Deal Story]2억 스위스프랑채, 금리 경쟁력 확보…견고한 신뢰관계 구축 주효

피혜림 기자공개 2020-04-07 13:38:3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2억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을 성사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내 불안감이 고조된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스위스 시장을 공략해 무난히 조달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는 투심에 힘입어 당초 발행 예정액 대비 5000만 스위스프랑을 증액발행하기도 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이번 조달은 오랜 한국물 이슈어로서의 노련함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는 물론 스위스프랑과 호주달러, 엔화 등 다양한 통화시장을 찾아 외화채 조달을 이어온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이중 결산보고서 등과 관련한 기한 제한이 없고 기존 조달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을 찾아 유동성을 확보한 셈이다.

◇금융 불안 속 이종통화 시장 겨냥, 안정적 투심 확인

한국석유공사는 3일 스위스 금융시장에서 1억 5000만달러 스위스프랑 규모의 채권 발행을 공식화(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했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스위스프랑 미드스왑(CHF Mid Swap)에 14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른 발행 금리는 0.875%다. 이번 딜은 UBS가 주관했다.

이번 조달로 한국석유공사는 스위스 내 안정적인 투심을 확인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수요 모집 후 한 시간도 채 안 돼 완판을 기록했다.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발행규모는 1억 5000만 스위스프랑에서 2억 스위스프랑으로 증액했다.

변동성이 고조되고 있는 달러채 시장 대비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성공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이번 채권을 달러로 스왑할 경우 2% 초반대 금리가 형성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급등한 달러채 유통금리와 비교할 경우 국책은행 수준에 해당하는 금리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스위스프랑 채권은 달러채 시장 대비 안정성이 높은 발행처로 꼽힌다. 135일룰 등으로 인해 결산보고서 제출 이후 조달에 나서야 한다는 제한에서도 비껴가 있다. 이같은 시장 특성을 감안해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조달에서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을 찾을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유가 사태 속 시장 공략 빛났다

한국석유공사는 스위스 투자자와 꾸준히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10월과 2018년 각각 3억 스위스프랑과 5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것은 물론 2011년부턴 3년간 매해 스위스 시장을 찾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딜에서 지난해 로드쇼 당시 면담을 진행한 주요 스위스 투자자를 집중 공략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주요 투자자와 접촉할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석유수입 기업이라는 점 역시 투심을 이끄는 데 한몫 했다. 최근 유가가 폭락하는 등 저유가 사태가 지속돼자 스위스 투자자들은 석유를 수입하는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수혜 등을 기대하게 됐다. 석유수출기업에 투자 비중이 높았던 일부 투자자들은 한국석유공사 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헷지 효과 등을 겨냥하기도 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달러채 발행을 연기한 것과 달리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에서는 무난히 자금을 마련했다. 다만 자산 매각 등으로 인한 유동성 확보로 자금 마련 시기를 늦췄던 달러채 딜과 달리, 이번 조달은 유가 리스크 확대에 따른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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