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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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리포트]최장수 전선업체 '100년 기업' 만든다가온전선, 초고압·ACF 케이블로 수익성 회복

윤필호 기자공개 2020-04-07 12:30:15

[편집자주]

전력산업은 오랜 기간 국가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며 경제의 토대를 세우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국내 전력, 통신망 구축의 일단락 이후 신규수요가 줄고 유지보수, 대체수요 등에 의지하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성장동력 모색에 나선 전력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온전선은 올해로 설립 73년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초의 전선 제조업체다. 국제전선으로 시작해 희성그룹과 LS그룹으로 편입되는 등 그간의 여정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현재 모회사인 LS전선과 국내 최대의 전선·케이블 사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0년대 초반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제 불안과 주요 활동 무대인 국내 시장의 침체 여파로 실적 정체기를 보였다. 독자 개발한 초고압 케이블과 ACF(Aluminum Clad Flexible) 케이블 등을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부진했지만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회복의 신호탄을 올렸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통한 재도약으로 향후 100년 기업이라는 최장수 전선업체 역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설립 73년…희성 거쳐 LS 품으로

가온전선은 오랜 역사 만큼 우여곡절이 많은 기업이다. 1947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전선회사인 국제전선공업이 모체다. 주로 국가 전력망과 통신망 구축 사업을 영위했다. 일제강점기 이후 다시 나라가 일어서기 위한 토대 마련에 기여했다는 평도 받는다. 1957년 최초로 PVC(폴리염화비닐) 전선을 공급했고 1963년 베트남 수출길을 처음으로 개척했다. 1980년대부터 전주공장에서 광통신과 LAN케이블 등을 생산했다. 1990년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연속주조압연설비(KCR LINE)을 준공해 주목을 받았다.

1996년 구본능 회장 주도하에 출범한 희성그룹에 편입돼 범 LG가(家)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사명도 국제전선에서 희성전선으로 바꿨다.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일본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며 광통신 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편입 직후인 1997년 IMF 위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 임직원의 자발적 복리후생제도 폐지와 상여금 반납으로 버텼다.

2004년 또 다른 LG 방계인 LG전선그룹(현 LS그룹)이 구자홍 회장을 중심으로 출범했는데 희성전선은 여기에 합류했다. LG전선그룹은 LG 대신 새로운 브랜드인 LS로 독립을 꾀했다. 희성전선은 이 과정에서 지금의 가온전선으로 상호를 바꿨다. 가온은 '가운데'를 의미하는 순 우리말이다. 구자엽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해 경영시스템의 구조적 개선을 단행하고 기업체질의 변혁을 꾀했다. 2006년 250억원을 투자해 군포에 신규 공장을 준공하고 무산소동(OFC) 생산에 들어가는 등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했다. LS그룹 내에서 LS전선은 해외, 가온전선은 국내 시장으로 사업망을 양분하며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가온전선은 크게 전력과 통신사업으로 구분된다. 그동안 전력사업 부문에 속한 송·배전용 절연선과 전력선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구 대표의 공격적인 경영 아래 실적 규모를 늘려갔다. 2004년 처음으로 매출액 4000억원을 넘긴 이후 2008년 두 배인 8000억원 이상으로 불리는 성장세를 보였다. 2011년에는 처음으로 1조원대 매출액을 돌파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기술력 기반 확장으로 돌파구 마련

가온전선은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며 국내 3~4위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전력 인프라 수요가 주춤하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2010년대 중반 매출 규모 감소는 이 같은 국내 시장의 볼륨 축소를 직관적으로 보이고 있다. 2011~2012년 1조원을 넘긴 매출액은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하락했고, 2016년은 7494억원까지 떨어졌다. 당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예상보다 컸다. 최근에서야 8000억원대 회복에는 성공했다.

수익성은 좋지 않다. 영업이익률은 한참 실적이 잘 나올 때도 2% 내외로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매출이 떨어지면서 그나마도 2017년 1% 아래인 0.9%로 떨어졌고, 이듬해 0.6%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0.9%로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1%대 아래 수준에 있다.

가온전선이 내놓은 해법은 기술력을 활용한 수익성 회복이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초고압 케이블과 ACF가 효자노릇을 했다. 고수익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초고압 케이블과 ACF는 주요 원재료인 동가격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회사는 향후에도 포트폴리오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수익 제품은 해외시장 확장에도 유리하다. 이미 지난해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 비중은 2018년 10.1%였지만 지난해 14.4%로 증가했다. 전체 실적도 조금씩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6%, 5418.2% 증가한 71억원, 55억원을 기록했다. 규모의 성장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사업 구조상으로도 통신사업을 강화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통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전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통신사업 비중은 2018년 6%에 불과했지만 작년에 35%까지 늘었다. 5세대(5G) 통신 활성화에 대비해 랜(LAN)과 광케이블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가온전선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향후 예상투자 총액도 전력사업부는 59억원인 반면, 통신사업부는 66억원으로 더 많았다.

이처럼 가온전선은 내수시장의 강자 지위를 가져가면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지속적인 원가절감 전략을 펼쳐 수익성도 확보한다. 매출액 1조원을 다시 돌파하고 사업도 설립 100년까지 이어가 최장수 전선기업의 명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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