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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RPA 도입해 '혁신' 주도하는 SK㈜SK C&C 앞세워 기술 개발·도입…채용·조달·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 적용

김성진 기자공개 2020-04-09 08:06:1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자동화프로세스(RPA)가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동안은 특별히 조명 받지 못하다가 정부가 주 52시간제를 도입하자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갑작스레 떠올랐다.

SK그룹은 국내 대기업그룹 중에서도 RPA 도입에 적극적인 편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RPA 도입은 지주사 내 회사인 SK C&C(IT 사업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어 다른 계열사들에 비교적 쉽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시스템 통합(SI)기업이라는 장점이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된다.

RPA를 도입하는 데는 무엇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전해진다. 아직까지 RPA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를 정확히 계산해내긴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 대비 성과를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CFO 입장에서는 고심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성형 재무본부장이 맡고 있다. SK그룹이 적극적으로 RPA 도입을 추진하는 데는 이 본부장의 긍정적인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SK㈜ IT사업부, AI 개발 및 RPA 도입 첨병

RPA는 간단히 말해 반복적이고 정형적인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일컫는다. 사람 대신 '봇(Bot·로봇소프트웨어)'이 조회·비교·입력 등의 일을 대신해 신속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결합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진화된 형식도 개발됐다. 국내서는 다수의 단순 계약을 주로 다루는 금융업체들이 RPA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제조, 물류, 공공 등 전 산업 영역으로 확장된 상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 '주 52간 시대의 해법, RPA를 주목하라'에 따르면 최근 들어 RPA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평균 20~30%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RPA를 활용하는 근로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RPA를 경험한 부서의 78% 이상이 추가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는 실제 도입 시 예기치 못했던 업무 상황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 등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 대기업 그룹 중에서는 SK그룹이 적극적으로 RPA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PA업계 한 관계자는 "RPA가 새로운 기술이고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기업들이 선뜻 도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SK그룹이 RPA 도입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RPA 개발과 적용은 그룹의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SK㈜ IT사업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5년 SK㈜와 합병을 통해 지주사로 편입된 IT사업부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해 있다. 지주사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존재해 비교적 손쉽게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SK㈜ IT사업부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여왔다. 그중에서도 2016년 미국 IBM와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한 것은 눈에 띄는 행보였다. SK㈜ IT사업부는 IBM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왓슨을 활용해 ‘에이브릴’이라는 AI를 개발해 다양한 실무에 적용했다.

특히 기업 채용 도우미로 테스트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서류 전형 평가 시간을 단축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였다. 2018년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에이브릴을 테스트한 결과 기존 소요시간은 70분의 1로 줄일 수 있었으며 평가자 간 편차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SK㈜ IT사업부는 AI 에이브릴과 RPA의 접목을 시도했다. 2019년 기업용 챗봇 솔루션 '에이아이에스(AIS, Aibril Intelligent Studio)'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AIS는 기업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학습해 기업의 다양한 업무 지원 역할을 수행하며 RPA를 돕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챗봇에게 휴대폰 수리 접수를 요청하면 이를 기존 업무 시스템과 연결하는 조치를 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1위 RPA 기업 ‘오토메이션애니웨어’와 MOU를 체결하며 RPA 도입에 더욱 힘을 실었다. 두 업체는 향후 기업별 업무 특성을 분석해 관행적으로 처리하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핵심 업무별 최적의 RPA 적용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SK㈜ IT사업부와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부터 크고 작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 IT사업부 관계자는 "프로젝트에 따라 오토메이션애니웨어뿐 아니라 다수의 국내외 업체들과 협력해왔다"며 "이번 MOU 체결은 앞으로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SK㈜ 재무 책임지는 이성형 CFO, RPA 도입 오픈마인드?

이러한 RPA 개발과 적용은 기업 내 재무담당자들의 판단과 결정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RPA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RPA 도입은 글로벌 추세와 비교했을 때 약 2년 정도 느리다고 보면 된다"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비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RPA 도입에 따른 긍정적인 재무효과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까지는 추산일 뿐이고 프로젝트 마다 결과 또한 상이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초기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이 RPA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SK그룹 특유의 혁신 마인드가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현재 SK㈜의 재무는 이성형 재무부문장이 책임지고 있다. 이 부문장은 2013년 SK㈜에서 재무팀 임원으로 승진한 뒤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다. 지주사 및 그룹 전체의 재무를 다루는 SK㈜ 재무1실장을 지낸 이 부문장은 2016년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다시 SK㈜로 자리를 옮겨 그룹 재무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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