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매각]이통 3사 재무여력 보니…LGU+ 가장 열위5G 투자·헬로비전 인수 등 순차입 급증…SKT·KT '여유'
원충희 기자공개 2020-04-10 08:29:2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라이브, 현대HCN 등 매물 종합유선방송업체(MSO)의 주요 원매자로 꼽히는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재무여력으로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떨어진다. 5G 투자, MSO 인수 등으로 순차입이 늘어난데 비해 현금창출능력 등에선 SK텔레콤, KT보다 열위에 있는 편이다.전자결제(PG)사업부 매각대금 3650억원이 연내 유입될 경우 재무지표가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LG헬로비전 인수 때처럼 현금으로 M&A를 한다면 경쟁사 대비 체감하는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매각 재시동을 걸고 있는 딜라이브의 몸값이 대략 8000억~9000억원, 최근 공개매물로 전환된 현대HCN이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1, 2위 MSO인 LG헬로비전과 티브로드가 LG유플러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짝을 지은데 이어 3위와 5위사가 동시에 시장에 나오면서 유료방송업계의 사실상 마지막 큰 장이 섰다.
누가 두 매물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경쟁구도가 바뀔 수 있어 주요 원매자로 꼽히는 이통사들의 물밑 계산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선 딜라이브의 경우 오랫동안 지켜봤던 KT가, 현대HCN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2파전을 예상하고 있다.
M&A는 결국 경영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나 재무여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차입금과 현금창출능력 등으로 본 이통사들의 재무여력은 어떨까. 우선 SK텔레콤과 KT는 여유로운 편이다. 두 회사는 그간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이 3분의 1을 초과하는 것을 제한하는 합산규제 탓에 M&A를 섣불리 할 수 없었던 것이지 돈이 없어서 못한 게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95.5%로 이통 3사 중 가장 좋다. ADT캡스 M&A 등으로 외부조달을 늘리면서 총차입금이 10조원을 넘었으나 현금성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이 2조2681억원으로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 규모는 8조7086억원 정도다. 자기자본이 22조원이 달해 순차입금비율(순차입금/자본총계)도 39.4%로 안정권에 있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5조원을 넘는 덕분에 커버리지지표(순차입금/EBITDA)는 1.73배로 낮다. 현금창출능력이 차입금을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는 뜻이다.
다만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SK텔레콤의 최근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어 운신의 폭이 마냥 크지는 않다. SK텔레콤의 국내 신용등급은 AAA(안정적), 신평사가 제시한 등급하향 트리거는 '순차입금/EBITDA 2배 초과상태 지속'으로 현금성자산을 조 단위로 쓰거나 차입을 대규모로 늘리는 것이 조심스런 상황이다.
KT는 작년 말 부채비율이 124.3%로 SK텔레콤보다 높긴 하나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8조280억원, 4조8840억원으로 오히려 적다. 차입금보다 매입채무 등 기타채무 규모가 많다는 뜻이다. 현금성자산은 3조1440억원으로 풍부하며 순차입금비율도 32.2%로 안정적이다. EBITDA는 4조8315억원, 순차입금/EBITDA는 1.01배로 이통 3사 중 가장 우수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SK텔레콤, KT에 비해 재무여력이 열위에 있는 편이다. 부채비율은 144.1%로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데다 현금성자산은 4961억원으로 수조원씩 갖고 있는 경쟁사들보다 크게 적다. 5G 투자, LG헬로비전 인수(8000억원) 등으로 외부조달을 늘리면서 순차입금은 5조2755억원으로 증가, KT보다 많아졌다. 순차입금비율은 71.8%, 순차입금/EBITDA는 1.92배에 이른다. 신용등급은 AA(안정적)으로 AAA급인 경쟁사들보다 낮다.
다만 PG사업부를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 매각한 터라 연내 매각대금 3650억원이 유입될 예정이다. 전액 현금으로 들어온다고 가정할 경우 현금성자산은 8611억원, 순차입금은 4조9105억원, 순차입금비율은 66.8%, 순차입금/EBITDA는 1.78배로 개선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재무여력이 약하다는 것이지 추가 M&A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며 "다만 LG헬로비전 인수 때처럼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라면 체감하는 재무부담이 경쟁사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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