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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후폭풍, 사업 다각화에 희비 갈렸다 양돈 비중 큰 우리손에프앤지 직격탄…선진·팜스코, 사료사업으로 선방

정미형 기자공개 2020-04-10 10:26:5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2: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돈 계열사를 보유한 이지바이오와 하림지주가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 속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추락한 탓이다. 다만 주력 양돈 계열사별로는 사업 다각화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지바이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149억원으로 7%가량 늘어난 것과 달리 수익성은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닭과 오리를 다루는 가금사업부 영향도 있었지만 육가공사업부의 실적 타격이 컸다. 이지바이오 경영진은 “지난해 ASF 확산 영향에 따라 홍수 출하와 소비 감소로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이지바이오 자회사이자 양돈전문회사인 우리손에프앤지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02억원으로 2018년 203억원에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368억원에서 2252억원으로 줄었다.

양대 산맥인 하림지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결기준 하림지주 영업이익은 3065억원으로 13.6% 감소했다. 양돈 사업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영업손실은 249억원으로 2018년 133억원에서 손실폭이 133억원 확대됐다.


지난해 9월 발병한 ASF 확산이 주효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ASF가 국내에도 상륙하면서 양돈업체들의 피해가 극심해진 탓이다. ASF 확산으로 돼지 이동 제한과 살처분 조치 등이 내려지며 지난해 4분기 실적 전체가 망가졌다. 그나마 돼지열병을 피해 확보한 돼지고기도 소비 감소로 인해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손실이 커졌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돼지고기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며 돈육업계에 수혜를 예상했다. 중국의 경우 ASF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국내에선 일부 소비자들의 돼지 기피 현상이 벌어지며 공급보다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전개됐다.

ASF가 발병한 지난해 9월 반짝 kg당 6000원대까지 진입했던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소비 감소에 추락을 거듭하며 3000원 초반 선으로 떨어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0월 25일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kg당 3070원을 기록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노선인 4000~4500원 선을 한참 밑돈다.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수입 돼지고기 영향으로 낮게 형성되어있던 돼지고기 가격이 ASF 때문에 더 낮은 가격에 형성되며 타격이 컸다”며 “4분기 실적이 거의 도려낸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 기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지바이오의 대표 양돈업체인 우리손에프앤지는 타격이 컸지만, 하림 계열 양돈업체인 선진과 팜스코는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선진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140억원, 4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1%, 15.2% 성장세를 이뤘다. 같은 기간 팜스코의 경우 영업이익이 237억원에서 202억원으로 줄긴 했지만, 우리손에프앤지보다는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사업 다각화를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선진과 팜스코의 경우 양돈사업도 있지만 선진은 사료사업을, 팜스코는 사료사업과 태양광 사업 등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반면 우리손에프앤지는 순수 양돈기업에 가까운 형태로, 사료사업은 별도의 계열사인 팜스토리에서 전담하는 것으로 수직계열화돼 있다. 따라서 우리손에프앤지가 같은 양돈업체임에도 불구하고 ASF와 같은 질병과 돼지고기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업체별로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손에프앤지는 양돈 및 가공유통사업이 전체 매출의 74%에 이른다. 나머지는 해외사업(19%)과 2018년 마니커농산 잔여지분 취득으로 인한 가금사업(8%)이다. 반면 선진과 팜스코는 양돈사업(식육, 육가공사업 포함)이 전체 매출의 59.8%, 35.9%를 차지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경우 양돈과 사료사업을 함께 영위해 리스크가 헤지됐다고 봐야 한다”며 “사료사업만으로 보면 지난해 이지바이오와 하림지주 계열 모두 선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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