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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빅딜을 기대한다 [thebell desk]

최명용 산업2부장공개 2020-05-15 07:54:1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0: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89조원 수준이다. 한국 증시에선 1위이지만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애플이 1조35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가 1조3800억 달러 수준이다. 한화로 1500조원에 달한다. 구글(9889억달러), 페이스북(5985억달러)도 삼성전자를 크게 앞선다.

삼성의 시가총액은 자산가치나 이익 규모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최근 증시 반등 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보유한 순현금만 97조원이다. 보유현금이 시가총액의 1/3을 차지한다. 주가수익배율(PE)을 비교하면 애플은 24배에 달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15배다. 시장상황이나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빠른 방법 중 하나론 인수합병(M&A)이 손꼽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몇년간 인수합병 시장에 이름을 내지 않았다. 2016년 인수한 9조원 사이즈의 하만 딜이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소소하게 수십억~ 수백억원 규모의 M&A를 하기도 했지만 이는 기술을 얻기 위한 행보였지 '빅딜'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조용한 사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선 수많은 빅딜이 성사됐다. 9조원 짜리 하만 딜은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미국 제약기업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는 항암제 회사인 미국 세엘진(Celgene)을 730억달러에 인수했다. 무려 87조원 규모의 딜이었다. 일본의 다케다제약은 영국 제약사 샤이어를 640억달러에 인수했다.

제약 바이오 업종 뿐 아니다. 미국 온라인증권사 찰스슈왑은 TD아메리트레이드를 260억달러에, LVMH는 보석 브랜드 티파니를 162억달러에 인수했다. 일본 미쓰비시는 컨소시엄을 세워 네덜란드 에너지 기업 에네코를 45억달러에 인수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SK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본 도시바를 인수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많은 빅딜이 국내외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삼성이 주요 딜에 원매자로 나섰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두산 솔루스 매각전에도 이름이 거론됐으나 삼성은 극구 부인했다. 실제로 실체가 없는 소문이었다.

재계에선 삼성이 다시 과감한 빅딜에 나설 시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새로운 신사업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들린다.

삼성이 신사업을 대내외에 천명했던 것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이 마지막이다. 당시 △태양전지 △자동차 전지 △LED △의료기기 △바이오 사업을 신수종으로 제시했는 데 이중 바이오 사업만 자리를 잡았다.

10년을 내다보는 신사업을 얘기할 타이밍에 무노조 경영과 시민사회와 소통에 에너지를 분산하는 형국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사과문 발표를 통해 "한차원 더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또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부회장의 말처럼 신사업에 나서기 좋은 적기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예년과 다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매물은 쏟아져 나올 수 있다.

바이오 산업이 대표적이다. 삼성이 아예 글로벌 빅파마로 거듭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글로벌 1위 CMO업체로 단기간에 키워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참에 오리지널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 혹은 바이오 기업을 인수해 삼성의 주력을 바이오 산업으로 전환시킬 수도있다.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메디슨 등 의료 기기 사업에 또 다른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의 말처럼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보였던 미래다. 지금의 빅딜은 또 다른 불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초석이다. 더욱이 경영 승계를 더이상 하지 않을 것이란 결심이라면 빅딜에 나설 시간은 점점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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