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격변의 톡신업계, 옥석 입증해야 산다"김재영 제테마 대표 "3조 미국 시장 진출할 것, 대웅 벤치마킹"
최은수 기자공개 2020-05-18 08:07:4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젤과 메디톡스가 양분하던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균열이 일고 있다. 메디톡신은 주력 제품의 판매가 봉쇄됐다. 업체 간 과당경쟁에 따른 폐해도 관찰된다.수십 곳의 경쟁업체가 우후죽순 등장한 상황에서 한때 50%에 달하던 휴젤의 영업이익률은 30% 아래로 하락했다.
김재영 지테마 대표(사진)는 업계 전체를 흔드는 위기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자부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진면목을 드러낼 기회로 보고 있다.
제테마는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균주 출처를 투명하게 공개했고 수년 째 이어지는 균주 논란에서 벗어났다. 작년 3월 강원도 원주에 보툴리눔 톡신 생산기지인 'cGMP 바이오센터'를 짓기도 했다. cGMP는 미국 FDA가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을 뜻한다.
제테마의 cGMP 바이오센터 생산 능력은 연 400만 바이알, 보툴리눔 톡신 단일 공장으론 국내 최대 수준이다. 감가상각비용만 2019년에 20억원이 발생했다. 공장 설립으로 357억원을 자산화했고 장비로 구분해 내용연수 5년을 책정한 결과다.
이익미실현(테슬라)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바이오벤처 제테마엔 적잖은 부담이다. 제테마는 작년 1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46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는데 감가상각비용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김재영 대표는 "cGMP 기준에 걸맞는 공장을 준공한 뒤 발생한 감가상각비용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감내해야 하는 무게"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말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는 전 세계 톡신 시장, 특히 '미국 시장'을 말한다. 시장 규모는 전체 톡신 시장(약 5조원)의 절반 이상인 3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톡신 시장 또한 연 평균 7% 이상 성장 중이지만 아직 1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과당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cGMP 기준에 충족하는 공장을 준공한 것도 이같은 계획의 일부다. cGMP를 충족하는 생산 사이트를 갖춘 것만으로 여타 국내 업체보다 한 걸음 앞선 상태로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대웅제약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앞서 대웅제약은 나보타(미국 상품명 주보)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미국 톡신 시장 문턱을 넘었다.
바이오벤처가 처음부터 FDA의 문을 여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다만 대웅제약이 앞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준 덕에 전철만 잘 밟아 나가면 '세컨드 인 클래스'의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cGMP 공장 구축은 글로벌 무대에 톡신 플레이어로 서기 위해서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이라며 "글로벌 문턱은 높기 때문에 단순히 균주 효능을 입증하는 차원을 넘어 세밀한 것까지도 FDA 규격에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톡신 업체들은 완제품을 만든 후 유통기한 동안 역가(효능)를 유지하기 위해 알부민이란 부형제를 사용한다. 제테마는 이 부형제까지도 미국 원료의약품(API)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쓴다. 먼저 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대웅제약도 마찬가지다. 양사는 호주계 글로벌제약사인 CSL 제품을 부형제로 사용한다.
CSL의 부형제는 미 API에 등재되지 않은 제품보다 배 이상 비싸다. 다만 이 또한 글로벌 시장에 나가기 위해선 필수 요소다.
김 대표는 "톡신 임상에 있어 부형제 변경은 주성분을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인 '메이저 체인지'로 구분된다"며 "부형제 뿐만 아니라 사소한 것도 미 FDA를 비롯한 글로벌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미국 시장 진출 성공 후 전략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미용을 넘은 톡신 치료 시장이 새 먹거리가 될 것이라 보고 해당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수술 후 통증 완화를 비롯한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17조원에 달한다.
제테마는 올해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E타입 톡신 JTM204'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다. 오는 2021년엔 국내 임상 1상과 2상, 2022년엔 미국 임상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JTM204는 시술 시 신경을 마비시켜 통증을 완화한다. 하루 만에 효과가 최대치로 올라서고 한달 안에 사라지는 것이 기전이다. 부작용 우려도 없어 고가의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김 대표는 "기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책정이 된 제품과 다른 제형과 제품이란 점을 입증하면 치료용 톡신 제제는 기존 미용용 톡신 제품보다 높은 보험수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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