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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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P' 기본예탁금 "과도" vs "필요하다" 시스템개편 부담·시장침체 우려 '지배적'...부작용 감안, 시장억제 필요성 공감론도

김수정 기자공개 2020-05-18 13:39:0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해 기본예탁금을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업계에선 갑론을박이다. 현업에선 증권사들의 시스템 개편 부담과 파생상품시장 침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기색이 짙다. 반면 레버리지 ETP가 증시 변동성에 미치는 악영향과 개인투자자 손실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억지로라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맞선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손실 위험이 크고 투기성이 짙은 레버리지 ETP 에 대해 기본예탁금을 수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본예탁금 적용 대상은 전문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다. 거래소 업무규정 반영과 시스템 개발 등 과정을 거쳐 올 9월부터 시행하는 게 목표다.

주식워런트증권(ELW)처럼 레버리지 ETF와 ETN도 일정 금액을 맡긴 투자자에게만 매매 기회를 줌으로써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취지다. 기본예탁금은 선물·옵션 거래에 수반되는 증거금(1000만원)과도 비슷하지만 성격상 다소 차이가 있다. 예탁금이 단순한 시장 진입 허들 역할을 한다면 증거금은 이 같은 역할을 하면서도 레버리지 투자를 위한 최소한의 결제능력을 입증하는 수단이다.

일정 금액을 계좌에 맡겨야 레버리지 ETP 투자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 알려지기 시작한 직후부터 업계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은 업계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이 같은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상당하다. 기술적 부담을 지는 증권사들이 특히 그렇다. 특정 상품에 기본예탁금 제도를 적용하려면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시스템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처음 얘기를 듣고 협회에 문의했지만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며 "현업 종사자들 의견 청취 없이 규제를 만들고 통보한 것에 가까운데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시스템 개편 등 후속 과제는 증권사들이 떠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본증거금 적용 대상 상품을 위한 별도 계좌를 만들도록 해야 할지 기존 계좌를 그대로 사용할지 등 기본적인 내용부터 기술적인 부분까지 고민할 게 많아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방안이 실현되더라도 실효성이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이 고위험 ETP 투자를 자제하기보단 레버리지 상품이 훨씬 다양한 미국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레버리지 ETP 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 계좌당 금액은 많아야 500만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들이 1000만원 규제로 인해 레버리지 투자를 멈추기보단 2배, 3배 상품도 많은 미국 시장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ETF 매니저는 "원유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발단이 돼 이번 규제까지 온 건데 사실 이런 비정상적인 일회성 상황을 한 번 겪었다고 바로 규제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버리지 상품들이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며 "이번에 지수 바닥일 때 개인이 레버리지 상품들을 적극 매수한 게 오히려 지수 추가 하락을 막고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그나마 덜 커졌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의 ETP 투자 규제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변동성 확대의 한 요인으로도 꼽히는 만큼 거래규모가 너무 커지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이 매일 선물을 활용해 리밸런싱을 하는 과정에 많으면 수천억원대 선물 매매가 나온다"며 "이 경우 선물 가격이 급등락하고 이게 다시 현물 가격 급등락으로 이어지는 웩더독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고 조명했다.

시장 위축 우려와 관련, ETP 시장이 커지는 건 자본시장의 본질적 성숙에 있어 중요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적정수준 이상으로 활성화된 시장은 혼란만 키운다는 점에서 오히려 악에 가깝다"며 "지금처럼 레버리지나 인버스 매매에 쏠림이 지나친 건 건전한 주식시장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어 "ETP 시장이 필요 이상으로 커진다고 해서 상장사들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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