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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리딩금융 꿈꾸는 신한금융, IB·글로벌 전문가 영입 [금융권 사외이사 활용평가] ④글로벌 확장정책, 국제법 자문인사 영입…재일교포 비중 40%

손현지 기자공개 2020-06-02 09:07:37

[편집자주]

최근 금융사들이 사외이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DLF사태,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사외이사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 주류를 이뤘던 재무, 법률 뿐 아니라 IT, 소비자보호 전문성까지 갖춘 사외이사를 기용해 견제와 자문 역할을 두루 맡기고 있다.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면면을 분석해보고 이를 토대로 경영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으로 대체투자 1세대로 불리는 IB맨이 갔다."

지난해 신한금융이 글로벌 분야 사외이사로 허용학 이사를 발탁했을 때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사외이사로 투자은행(IB) 플레이어를 기용하는 사례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허 이사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때부터 목표로 했던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줄 든든한 지원군으로 발탁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신한금융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만들겠다는 조 회장의 포부를 담고 있다. 그간 오가닉, 인오가닉 전략을 적절히 활용해 '성장' 기틀을 다져오는데 집중했다면 이제부턴 해외사업과 디지털 고도화로 실적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사외이사 선임 기조만 봐도 그렇다. 사외이사들의 전문성이 '금융·경영' 분야에 쏠려있던데 비해 점차 정보기술(IT), 글로벌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충원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해 미래 금융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다.

◇'IB맨' 허용학 합류…해외법률 자문가 영입, 리스크관리 '만전'

신한금융은 작년 '글로벌' 매트릭스 체계를 구축했다. 글로벌 자본시장 확장 정책에 부응한 것이다.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은행, 금융투자, 생명, 카드 등 그룹사의 글로벌사업 역량을 한데로 집중시켰다.

이에 발맞춰 이사회도 글로벌 경영 자문 역할을 수행할 인물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뿐 아니라 미국,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도 기회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전문 분야별(금융, 경영, 경제, 법률, 회계, 정보기술, 글로벌, 소비자보호)로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지만 이처럼 글로벌 전문분야 후보 풀을 직접들여다본 건 처음이다.


최초의 '글로벌' 사업 전문 이사로 선임된 주인공은 허용학 이사였다. 그의 IB 이력 또한 화려하다. 앞서 JP모건, HSBC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IB분야 임원으로 활약한 것은 물론이고 홍콩 중앙은행 국부펀드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에서 대체투자부문 최고투자책임자로 7년 넘게 재직했다.

신한금융은 허 이사와 함께 '국제법' 분야에서 손꼽히는 성재호 이사를 영입했다. 그룹의 글로벌 전략과 관련한 법률 자문 역할을 해줄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성 이사는 약 25년간 법학교수를 지냈으며 특히 경제, 환경, 국제기구, 인도법 등의 국제법에 능통하다. 지난 4년간 신한카드 사외이사를 지낸 덕에 그룹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두 사외이사는 글로벌 사업 계획과 실행 과정에서 충실한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정보보호, 전략,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외이사 국적…일본 경력자 절반

신한금융 이사회 구성원들은 다양한 국적을 지니고 있다. 현재 4개 국적(대한민국, 일본, 프랑스, 미국), 4개 주요 활동국가(대한민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출신 사외이사(10명)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 중 재일교포는 4명. 일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인원까지 합치면 절반을 훌쩍 넘는다.

자회사 신한은행의 영향으로 일본 주주의 입김이 쎈 편이다.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은 약 67%다. 재일교포 지분은 1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1대 주주는 9.7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지만, 재일교포 주주는 하나의 단체로 의결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최대주주로 해석되고 있다.

때문에 일본 경제 제재, 금융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한 타격이 적지 않다. 일본 사정에 밝은 인력을 채용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들을 이사들로 선임한 건 글로벌 관점을 회사경영에 접목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향후에도 현재 수준의 비중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서 오랜 금융권 경력을 보유한 필립 에이브릴 이사도 주주 BNP파리바 그룹의 입김으로 후보군에 편입된 바 있다. BNP파리바가 3.5% 이상의 지분을 유지하는 동안 1명의 이사 선임 권한을 부여하기로 전략적 제휴를 맺었던 것이다. BNP파리바는 오렌지라이프 인수 과정의 신주 발행에도 나서줬다. 이로인해 지분율이 다소 희석되기도 했지만 지분을 추가 매입해 마지노선을 지키고 있다.

이사회의 젠더(성) 다양성 제고 움직임도 감지된다. 올해 3월 여성 사외이사(윤재원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가 등용됐다. 2011년 이사회의장까지 맡았던 전성빈 교수가 퇴임한 이후 9년 여만이다. 신한금융은 여성후보를 늘리기 위해 상시적인 사외이사 후보군(Long list)에 여성 후보군을 최소 20%로 유지하고 있다.


◇재일교포 이사, 모두 '금융 경영' 전문가

재일교포(히라카와 유키·박안순·진현덕) 이사들의 영향력도 상당한 편이다. 박철·히라카와 유키는 현재 이사회 내 '최장수' 이사로 주요 의결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주총을 끝으로 물러난 재일교포 김화남 사외이사 자리도 진현덕 이사가 채웠다. 재일교포 주주들의 추천을 받아 선임됐다.

박철 이사는 30년 이상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근무하며 부총재까지 지낸 '금융통화정책' 전문가다. 리딩투자증권 대표이사를 5년 이상 역임해 금융업 전반에 대한 식견을 갖췄다는 평이다.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 경험도 보유해 신한그룹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작년 이사회 워크숍에서 미래사업 발굴 요청과 불확실한 금융환경에서 그룹의 미래 전망에 대한 토론을 주도했다. 미래전략연구소 리빌딩에 필요한 회사 지원현황 점검, 카드업의 외형확장을 통한 수익보전 자제를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최근에는 ESG 채권의 목적외 유용은 제한토록 하는 당부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신한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박철 이사는 의장으로서 호탕하고 개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따르는 직원 직원이 많다"며 "금융권의 신망도 두텁다"고 말했다.

히라카와 유키 이사는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오랜기간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경영분야' 후보군에서 발탁됐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프리메르코리아 대표이사인 유키 이사는 일본과 싱가포르 등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은행 채용절차 개선상황, 전임 경영진 장기보수의 처리 근거에 의문점을 가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히사마쯔 겐죠 전 신한은행 사외이사의 추천으로 선임된 인물"이라며 "이사회 내 가장 젊은 이사로 역동적인 시각에서 자문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안순 이사 역시 경영분야 전문가로 발탁됐다.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경영 노하우를 체득한 인물로 한동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제안으로 선임됐다. 과거 신용협동조합 감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최근 일본 경제제재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으며 지배구조 주요 이슈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는 현재 대성그룹 회장이자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신한은행의 일본현지법인 SBJ은행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에 매년 백만엔(1140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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