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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1700억 수혈, '코로나·리스부채' 부담 덜까 현금흐름·재무 숨통 트인다…'셧다운·이스타항공' 리스크 극복해야

강철 기자공개 2020-05-25 14:36:1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제주항공이 1700억원의 자본 확충을 실시한다. 조달한 자금은 유류대, 인건비, 항공기 임차료, 차입금 상환 등 각종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1700억원의 유상증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제주항공의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는 상당 부분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개점휴업 상태의 지속, 이스타항공 기업 결합에 따른 재무 위험 가중은 자본 확충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증자로 1700억 수혈…8월부터 자금 소요 대비

제주항공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17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 오는 7월 AK홀딩스를 비롯한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 1214만2857주를 주당 1만400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증자 규모는 7월 10일 확정되는 단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증자 대표 주관을 맡았다. 한국투자증권 인수영업2부는 오는 7월 14일부터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실권주는 일반 공모로 전환한다. 증자금 납입일은 7월 22일이다.

제주항공의 최대주주는 지분 57%를 보유한 AK홀딩스다. AK홀딩스는 조만간 증자 참여와 초과 청약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배정 물량의 120%를 인수하는 초과 청약을 결정할 경우 AK홀딩스가 제주항공에 지원하는 자금은 약 93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AK홀딩스가) 다른 주주와 배정 비율 등에 관해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증자 참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초과 청약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항공 운송의 영업 악화로 인해 경색되고 있는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자본 확충이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항공업 폐쇄(shut-down)로 인해 사실상의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그 결과 1분기에만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냈다.

제주항공 경영진은 코로나19 발발 후 운영 항공기 규모 축소, 인력 감충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구 노력만으로는 경색 일로에 있는 영업창출 현금흐름을 만회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각종 비용을 처리하며 원활하게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증자와 같은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했다.

제주항공은 증자로 조달한 1700억원으로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도래하는 자금 소요에 대비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인건비에 720억원, 항공기 임차료 지급에 616억원, 유류대 정산에 348억원, 은행 차입금 상환에 62억원을 각각 책정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 침체가 길어지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증자 외에도 여러 자구 노력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리스부채 가중 부담 덜어…'코로나19·이스타항공' 리스크 상존

제주항공은 지난 2년간 노선 운항 확장에 맞춰 총 14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했다. 비용은 대부분 항공기 금융과 리스로 충당했다. 도입 당시에는 항공기 리스 관련 비용을 부채로 인식하지 않았다. 덕분에 2018년 말 기준 부채비율 170%, 총차입금 1140억원의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항공기 리스 관련 비용은 2019년 기업회계기준서 제1116호가 적용되면서 대거 부채로 잡혔다. 그 결과 2018년 말 기준 6500억원 수준이던 제주항공의 부채총액은 작년 말 1조1424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70%에서 351%로 2배 넘게 올랐다. 불과 1년 사이에 재무구조가 빠르게 부실해졌다.

2019년부터 올해 1분기 발생한 1345억원의 누적 순손실은 재무 건전성을 한층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주항공은 적자로 경색된 유동성을 은행 차입으로 만회했다. 이로 인해 작년 말 기준 38.8%이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 3월 말 49.2%로 올랐다. 부채비율도 484%로 상승했다.

1700억원의 유상증자는 악화 일로에 있는 재무 건전성을 크게 제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재무 지표에 자본 확충 1700억원과 차입금 상환 예정분 1000억원을 단순 적용할 시 부채비율이 약 250%까지 하락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추가 항공기 도입을 하지 않을 경우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제주항공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환경 악화를 고려해 올해 2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려던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며 "추가 항공기 도입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 악화는 자본 확충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진정세를 보이는 국내와 달리 다른 나라에서는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의 주요 노선인 동남아시아 취항이 언제 재개될지 가늠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스타항공 인수 과정에서 적잖은 부채를 떠안을 수 있는 점도 리스크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이스타항공 경영권 지분 51%의 인수를 결정했다.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 결합이 완료되면 이스타항공의 자산과 실적이 제주항공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운용리스 규모는 약 2644억원이다.

<출처 : 제주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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