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현금부자 고려아연의 철저한 세금관리10년간 유효세율 23~31%, 기업환류소득세 적용 불구 높지 않은 수준
김성진 기자공개 2020-05-26 08:09:2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은 국내 기업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현금부자' 기업으로 꼽힌다. 올 1분기 말 고려아연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조3000억원으로, 이는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해 두 배나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두둑한 현금은 코로나19라는 예외적인 사태를 맞아 빛을 보고 있다.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하며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를 견뎌내고 회복하는 데 많은 현금을 가질수록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이 이처럼 많은 현금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꾸준한 실적과 함께 철저한 세금관리가 자리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10년간 법정세율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법인세를 관리해 왔다. 2017년부터 기업환류소득세제를 적용받는 등 고정지출이 추가됐음에도 30%를 밑도는 유효세율을 기록 중이다.
현재 고려아연의 CFO 역할은 남원우 상무이사가 맡고 있다. 남 상무는 1965년생으로 동국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고려아연에서는 부장 시절부터 재무부서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10년간 안정적으로 관리된 유효세율
지난해 고려아연은 8724억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세전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8053억원을 기록했지만 기타손익, 금융손익, 지분법손익 등을 포함해 약 670억원의 이익이 더해졌다.
세전이익 중 고려아연이 지출한 법인세비용은 2338억원으로 세전이익 대비 세율을 나타내는 유효세율은 26.8%를 기록했다. 고려아연에게 적용되는 법정세율이 25%인 점은 감안하면 사실상 추가적으로 낸 세금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고려아연이 자체적으로 예상한 추정연간 유효세율도 28.64%로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이 추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식한 올 1분기 법인세비용은 570억원이다.
고려아연의 지난 10년간의 법인세비용 추이를 보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관리해왔다는 것이 눈에 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유효세율은 23~26% 사이에서 매해 소폭 변화한 것이 전부다. 2017년과 2018년에 연달아 30%를 소폭 웃돌긴 했지만 2019년에는 다시 26%대로 끌어내렸다. 지난 10년 동안 유효세율이 23~31% 사이에서 관리된 셈이다.
◇기업소득환류세제 적용에도 높지 않은 유효세율
오랜 기간 동안 일정한 유효세율을 유지해왔다는 것은 세금과 관련한 특별한 이슈가 없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유효세율은 단지 세전이익 대비 법인세비용의 비율이기 때문에 단순히 이 수치만 놓고 한 해 사업연도의 세금관리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효세율이 10년간 꾸준히 법정세율 근처에서 움직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019년 사업보고서 내 연결재무제표 주석 '32. 법인세비용' 항목을 보면 회계적으로 지출한 법인세비용은 2338억원으로 법정세율이 적용된 법인세비용 2497억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곧 법인세 조정사항에서 큰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과 같다.
실제로 지난해 법인세 조정액과 이연법인세 변동액은 총 280억원 수준으로 전체 법인세 비용의 10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최근 10년으로 범위를 확대해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사업연도에 따라 이연법인세 변동액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했지만 법정세율이 적용된 법인세비용의 10% 내외에서 움직였다.
무엇보다 2017년부터 기업소득환류세 적용을 받았음에도 법인세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기업소득환류세란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투자와 임금증가, 배당 등으로 지출하지 않고 쌓아둘 경우 일정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고려아연은 2019년에도 약 100억원을 기업소득환류세로 지출했지만 유효세율은 26.8%로 묶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많은 현금 보유량을 기반으로 배당 총액을 늘려가고 있고 최근에는 동박사업에도 진출했다"며 "법인세 관리도 이러한 측면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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