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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하나, 해외법인 합병까지 노린다 [신한·하나 글로벌사업 MOU]하나 이종승-신한 정지호 카운터파트…비용절감·기업금융 협업시너지 기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0-05-27 10:43:39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6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협상이 쉽지 만은 않았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MOU를 체결하면서 금융권이 들썩이고 있다. 신한금융(41조3500억원)과 하나금융(39조9000원)의 해외자산을 합치면 자그마치 80조원에 달한다. 금융지주사간 상생을 위한 협약을 맺은 첫 사례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중장기적으로 특정 지역의 해외법인 합병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통' 지성규·진옥동 행장 접촉 후 교통 정리

지난해 말부터 신한금융 내부적으로 상호, 보완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니즈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기축통화 장점이 있는 글로벌 금융사에 비하면 조달코스트 측면에서 경쟁력이 열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사의 경우 해외사업을 영위한 지 길어야 20~30년 수준이다. 100년도 넘게 현지 경험을 쌓은 글로벌금융사에 비하면 커뮤니케이션 실력도 뒤쳐졌다. 하나금융 내부적으로도 비슷한 기조가 형성됐다.

신한과 하나는 처음부터 1순위 파트너로 서로를 염두에 뒀다. 두 곳 모두 일찍이 해외진출에 나선 만큼 해외 네트워크가 상당부분 겹치고 향후 신시장 개척지에 대한 플랜까지 비슷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로 그룹 계열사 전체가 벌어들이는 분기 당기순이익도 1000억원 안팎으로 비슷하다. 상호 보완·협력하는 관계를 형성하기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양측 CEO 모두 해외 경험이 풍부한 만큼 헤게모니 싸움 등으로 자존심을 내세우기 보단 효율성을 중시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1월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미팅 이후 MOU 체결까지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양 측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측면들이 상당부분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총 24개국에 진출해 216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진출한 국가는 20개, 네트워크는 222개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숱한 소액대출회사(MFI)를 인수 가능 매물로 살폈다.

진출 실적만 놓고 보면 비슷한 수준이지만 양측의 색깔은 확연히 달랐다.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미주, 캐나다 지역 인프라가 강했다. 신한은행은 일본주주들의 자금으로 형성된 만큼 일본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내에서 입지가 두터웠다.

중장기적으로 특정 지역의 해외법인 지분 합병 등을 검토하려면 법인별 지분 정리 등 양측의 교통 정리가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예컨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산 사이즈가 큰 하나금융이 주도한다거나, 반대로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서는 신한금융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식으로 양측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비용절감' 의견 통일...비은행 부문 협업 기대

결국 양측의 MOU 의사결정에 실마리를 부여한 건 '비용절감' 측면이었다. 글로벌 사업에서는 영업점 한 곳을 운영하더라도 현지 라이선스 취득 등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 금융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순이익 하락 방어를 위해선 비용관리가 절실하다는 판단이었다.

미국이나 유럽 지역 내 영업점 운영이 대표적이다. 현지 영업점들은 현지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통제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컨설팅부터 전산시스템 관리, 인력충원 등을 위한 비용이 상당한데 양측의 협업으로 해당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 부문의 해외 비즈니스도 염두에 둬야했다. 이미 동남아권을 중심으로 진출한 가운데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검토에 돌입한 상태다.

신한금융의 글로벌부문은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 등 4개 회사가 매트릭스 체제로 협업 중이다. 하나금융 글로벌그룹 역시 하나은행을 주축으로 하나금융투자-하나캐피탈-하나카드-하나금융티아이 등이 글로벌사업을 고려하고 있었다.

양측은 당장 기업금융 비즈니스에서 협업시너지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법인의 동일인 여신한도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며 "컨소시엄을 형성하면 기업 차주 자금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외법인 대부분은 동일인 여신한도 제한으로 거액여신 취급이 어렵다. 통상적으로 총 자본금의 10~20% 정도 제약을 받는다. 자체 신용등급 조차 받기 어려운 실정이라 우량 매물이 나오더라도 자금 차입에 제약을 받고 있다. 현재 양측은 계열사별로 MFI, MDI 등 다양한 형태의 영업점으로 진출한 상태다

A은행의 현지법인 한도가 2000만달러라고 가정할 때 특정 차주의 5000만달러 대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KB국민은행이 과거 런던·홍콩 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해 자금조달을 꾀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동남아와 달리 유럽, 홍콩 시장은 기업금융 수요가 더 높다.

◇하나 이종승-신한 정지호 카운터파트...해외법인 합병, 신시장 동반 개척 염두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의 협력 방향성은 크게 5가지다.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기회 발굴 △국가별 규제와 이슈 공동 대응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 △해외 공동 투자 △해외 네트워크 조성 등을 계획 중이다.

향후 협력안은 하나금융의 이종승 글로벌부문장과 신한은행의 정지호 글로벌부문장이 주축이 돼 진행키로 했다. 양측은 진출 국가를 선정하고 우선순위 비즈니스를 타진해나갈 방침이다. 인프라, PEF 투자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론 해외법인 합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두 금융그룹이 함께 진출한 지역은 크게 미주, 유럽, 동남 등 15곳에 달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홍콩,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싱가포르, 미얀마, 호주에 다양한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유럽과 중동 지역에선 두바이와 바레인, 영국 등에 함께 진출해있다.

신시장 개척에도 뜻을 모을 방침이다. 금융지주 임원은 "장기적으로는 남미, 아프리카 진출도 함께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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